#8 너만의 나침반을 보며 그래 그렇게 가는 거야!
대안학교 8년차 엄마의 리얼 체험기
Part 1 대안학교 8년차 엄마의 리얼 체험기
#8 너만의 나침반을 보며 그래 그렇게 가는 거야!
별무리 2기에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프로젝트 “별2 되다”가 특별한 이유는 2기의 아이들 모두가 참여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졸업을 앞둔 별무리의 2기 학생들 전체가 자신들의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과 행복한 시간들을 노래와 영상, 그리고 앨범으로 남기기 위해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크게 세 분야로 팀을 나누었고 각자의 재능을 따라 팀에 소속했다. 졸업노래를 만드는 팀과 뮤직비디오 영상을 만드는 팀, 그리고 졸업앨범을 만드는 팀이다. 이렇게 분야별로 팀을 나누고 각각의 팀 안에서 디자인, 촬영, 편집, 홍보, 작사, 작곡 등 좀더 세분화된 일을 서로가 분담했다.
각각의 팀 구성원들은 일 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사진 촬영팀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친구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디자인 팀은 사진과 영상들을 모아 인디자인과 같은 도구를 사용해 스토리가 담긴 멋진 졸업앨범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음악앨범 팀에서는 “별들에게”라는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하고 녹음실을 빌려서 음원을 프로듀싱했다. 음원이 만들어 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먼저 아이들이 작곡한 노래를 가지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편곡을 했고, 건반 기타 드럼 등의 악기를 직접 연주해서 음원제작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원은 저작권 협회에 등록을 했고 “별들에게” 라는 노래는 그 해에 멜론, 지니뮤직, 네이버뮤직 등 전국의 음원 사이트에 발매를 시작했다. 뮤직비디오 영상팀 에서는 제작된 음원에 맞추어 친구들의 모습을 촬영한 뮤직 비디오 영상 작품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고 시킨 것도 아닌데 모든 과정을 아이들 스스로 기획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발로 뛰면서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이러한 과정에는 시간과 정성뿐만 아니라 앨범과 음원제작을 위한 비용도 많이 필요했다. 프로젝트 제작비용을 위해서 홍보팀에서는 학교행사가 있을 때마다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했고 후원요청을 했다. 자신들의 용돈을 절약해서 직접 후원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물병을 주문제작해서 판매하기도 했고 직접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모아진 돈으로 아이들은 서울을 오가면서 음원 프로듀싱 작업을 했고, 밤 늦은 시간까지 앨범 디자인을 위해 고민하기도 했다.
프로젝트의 전체 과정은 한 개인의 탁월함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2기의 전체 아이들이 협업하고 함께 소통하면서 이루어낸 과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원과 졸업앨범은 아이들 자신들에게 특별한 의미와 선물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큰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2기 선배들의 그런 소통, 협업, 공감의 프로젝트는 후배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별무리 2기 졸업식 날 아이들은 졸업 가운을 입고 자신들이 만든 뮤직비디오 영상에 맞추어 함께 만든 노래를 합창했다. 다른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모두가 뜨거운 감동으로 함께 울고 웃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을 매일 함께 했던 친구들과 정든 학교를 떠나는 졸업식에서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졸업을 아쉬워했다.
예린이는 가끔 대한민국에서 자신은 가장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나에게 좋은 학교를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올해 별무리 고등학생이 되는 동생이 부럽다는 말도 했다. 물론 예린이는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놀라운 것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에게는 아이들의 행복한 일상이 기적처럼 느껴진 적도 많았다. 아이들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멋진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가는 모습은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었다. 옆 친구와 협업은 고사하고 내가 보는 문제집도 들키기 싫은 이기심 속에서 자라왔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배움의 현장 자체가 나에게는 기적이고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였다.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이 모인 별무리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경쟁을 부축이지 않는 교육환경 속에서 소통과 공감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공동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별무리학교를 다니면서 배우고 또 배워가고 있는 귀한 가치들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소통과 공감의 능력이다. 이것은 아이들이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도 큰 경험과 힘이 될 것이다. 남보다 앞서려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뒤쳐진 친구들의 손을 잡고 함께 가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이러한 참교육의 현장이 대한민국 곳곳에 생겨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