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전제조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by 리니아니

마술처럼 수포자(수학포기자)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수학공부를 좋아하게 만드는 분이 있습니다. 수학이라면 온몸으로 거부하며 심한 울렁증을 보이던 아이들이 신기하게도 그 선생님을 만나면 수학 공부하러 가는 시간이 싫지 않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처음에 어느 고등학생에게 그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거짓말 인줄 알았습니다. 그 학생에게만 잘 맞는 선생님이겠지 생각하고 한귀로 흘렸습니다. 그런데 정말 마술처럼 그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대체로 그렇게 쳐다보기도 싫던 수학이 할만해지고, 울렁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면서 갑자기 그 선생님의 비결이 궁금해졌습니다.


그 선생님께 배우는 학생들에게 살짝 물었습니다. “선생님 어때? 잘 가르쳐주시니?” 쉽게 잘 가르친다는 아이도 있고, 수업방식에 대해 이야기는 아이도 있고, 또 반복학습으로 성적이 올랐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한 아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수학 못해도 글씨 잘 쓴다고 칭찬해요”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에 보면 “사랑은 사랑하고 있는 자의 성장에 대한 우리들의 적극적인 관심이다. 이러한 적극적 관심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오늘 “칭찬”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서 문득 저의 칭찬방식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나름 칭찬을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기계적이고 습관적으로 나오는 추임새에 가까운 칭찬패턴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제가 진실 되게 자신들의 학습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칭찬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분명 알고 있을 것입니다.


과연 나는 학생들의 성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사실 버릇없고 게으른 학생들을 볼 때마다 ‘내가 이런 아이들까지 사랑하며 관심을 가져야하나? 이정도로만 잘 가르쳐 주면 될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된다는 마음의 부담감 때문에 늘 마음 한구석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공부하러 오는 학생 중에 틈만나면 답안지를 베끼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 아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가르치기가 몇 배는 더 힘들고 그 애를 볼때마다 ‘얘는 좀 안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그 학생이 오늘은 웬일로 열심히 문제를 풀더니 저에게 질문까지 합니다. 기회를 잡아 마음 담은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야, 정말 잘 풀었다. 영작을 진짜 잘했다” 갑자기 아이의 몸에서 뿌듯함과 긍정의 기운이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와 저 사이의 공기가 순간 달라졌습니다.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진정성 있는 "칭찬"의 전제조건은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깁니다.


humpback-whale-1209297__480.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잃어버린 아침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