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커피 오타쿠’인 탄배 유키히로는 일본의 의과대 교수입니다. 대학 1학년 때 처음 핸드 드립 커피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1000건이 넘는 커피에 관한 책과 논문을 섭렵한 진정한 커피 애호가 입니다.
그는 커피에 대한 무한 애정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고 강연활동 및 ‘백가원’이라는 커피 전문 사이트를 운영중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탄배 유키히로의 책 <커피 세계사>는 커피를 통해 보는 세계사 이야기입니다. 어떤 커피이든 그 속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알고 마시는 커피는 단순한 ‘맛있음’을 초월하는 맛과 향을 선사할 것입니다.
미각 연구 분야에서는 이러한 맛을 ‘정보의 맛있음’이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우리의 오감으로 느껴지는 맛 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던 장소와 분위기 그리고 함께 먹던 사람들과의 대화 까지도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향긋한 커피 한모금과 더불어 인류의 문명사를 함께 마실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의 대륙봉쇄령이 유럽의 커피 문화에 미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세계의 역사가 한 눈에 정리되기도 하고, 매일 아침 정확하게 60개의 커피 콩을 세어 자신의 커피를 직접 내렸다는 베토벤의 모닝 루틴을 읽으면 괜히 따라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인류 역사에 처음으로 커피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어원에서 부터, 천하를 점령한 커피계의 이단아 ‘스타벅스’의 이야기, 그리고 성수동 1호점에 새벽부터 몇 시간 동안 사람들을 줄서게 만든 미국의 ‘블루보틀’이 탄생한 배경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 하고 향긋한 커피 정보들이 알차게 들어있는 책입니다.
문득 자신의 취미를 잘 연구해서 강점으로 만들라던 고 이건희 회장님의 조언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도 처음에는 역사와 문화에 그다지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지 커피가 좋아서 취미로 시작된 연구가 그를 일본 최고의 커피 전문가의 자리에 오르게 했습니다.
어떤 분야가 되었든 한 분야에 관련 서적을 천 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만큼 자신이 알고자 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몰입했다는 의미입니다. 저자가 수 십년간 천 여권의 책과 논문을 연구하던 모습이 감동스럽게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