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듯 걸어가는 아이의 걸음처럼

예전의 내가 그랬듯

by 꿈꾸는 앤

어떤 아이가 뛰어간다. 아니 뛰는 건 아니다. 빨리 걷는 것도 아니다. 저 걸음은 정말 익숙하다.

투스텝인가. 무용 시간에 배웠던.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발걸음에는 리듬이 있다. 두 다리가 일정한 박자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리듬이 조금 엇갈린다. 다리의 리듬에 따라 팔도 크게 앞뒤로 흔들 수밖에 없다. 어깨도 살짝 비틀리고 고개도 갸웃. 어디로 가는 걸까. 무엇에 저렇게 기분 좋은 걸까.


나도 그랬다. 저렇게 걸었던 적이 있다. 배운 적도 없는데 몸이 그렇게 움직였다. 학교 갈 때도.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갈 때도. 친구네 집에 놀러 갈 때도. 심지어 화장실 갈 때도. 친구랑 걸어갈 때보다 혼자 걸을 때. 무용가가 스텝을 만든 것이 아니라 저렇게 춤을 추듯 걸어가는 아이의 걸음을 흉내 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나는 더 이상 그렇게 걷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메트로놈처럼 일정한 박자로 걸어간다. 다른 어른들과 똑같이. 나는 더 이상 춤을 추지 않는다. 춤을 추고 싶게 즐겁지도 않다.


사는 건 쓸데없이 무거워지고 지나치게 진지해졌다. 설레는 즐거움을 절대 숨길 수 없는 강아지 꼬리처럼 가벼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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