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구질구질함이 그리워질 때

기나긴 연휴의 끝에서

by 꿈꾸는 앤

연휴가 길어지면 월요일부터 금요일, 9시부터 6시로 일정하게 돌아가던 사이클의 리듬이 바뀐다. 매일 챗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 있을 땐 제발 그 일상에서 도망칠 수 있기만을 바란다. 정작 이번과 같은 기나긴 연휴가 시작되기 전엔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지만 결국 규칙적인 리듬이 깨진 시간 속에서 휘둘리거나 매몰된다.


남들처럼 여행을 가거나 가까운 근교라도 놀러가야 할것 같은 마음에 고속도로와 관광지는 미어터진다. 유명한 카페와 식당은 대기가 엄청나고 결국 이런 불안과 들뜸의 마음들이 우리를 소모한다.


충전과 힐링으로 충만한 내가 아닌 '소모된 나'는 연휴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며 후회하고 어김없이 지나가버린 시간을 원망하며 다가올 일상을 한탄한다.


매일 살아가고 살아내는 일상은 고단하고 구질구질하다. 일어나서 출근하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는 일을 반복한다. 사람들 틈에 끼어 멍한 모습으로 출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한다. 하루의 시작은 기운차지 않고, 하루의 끝은 내일의 기대로 벅차지 않다. 먹고 치우고 청소하고, 씻고, 버리는. 해도해도 끝도없는 그저 살아내는데 해야만 하는 자잘한 일들이 일상을 채운다.


마음에도 없는 떠들썩한 명절 인사로 시작한 이번 연휴를 보내면서 다시금 깨닫는다. 조용하고 별일없이 살아가는 일상이 쌓여 나라는 사람의 시간을 채워가고 있었다는 것을. 매일매일이 좋지는 않아도 나쁘지도 않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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