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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인하 Feb 06. 2019

결혼과 배우자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랑 때문이 아니다, 타이밍 때문이다.

“너는 네 배우자가 ‘반평생을 함께 할 만한 사람’이란 확신이 언제 들었어?”


친한 친구들이 20대 중후반에 많이 결혼했기에 20대의 나는 그런 게 참 많이 궁금했었다. 확신이 있었다는 친구도 있었고 그런 게 없었다는 친구도 있었고. 없었다는 친구에 대해서는 ‘그런 것 없이 어떻게 결혼을 했지...’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고 30대 중반이 된 나는 이제서야 ‘확신 없이 결혼했다.’는 그 말이 이해가 간다. 확신이 있었던 사람이건, 확신이 없었던 사람이건... 각자 개인의 결혼 적령기에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결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일생 한 사람 하고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서,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랑에 절대치를 매길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절대치로 표현했을 때 그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과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가장 오래 만난 사람과 결혼하는 것도 아니다.


‘결혼이 하고 싶을 때’, ‘결혼할 여건이 되었을 때’, ‘결혼을 해야만 할 때’.라는 각자 다른 시기, 각자 다른 포인트의 결혼 적령기. 그때 만나는 사람이 배우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 서른이 넘으니, 주변에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결혼한 사람이 많아지니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높은 절대치를 가진 사랑은 아마 첫사랑, 풋사랑이 아닐까. 어려서 거칠 것도 없었고... 주변 눈치 볼 나이도 아니고, 감정에 가장 솔직했던 때. 그때 한 사랑. 꼭 결실을 맺어야 그 행위에 의미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찬란하게 발화하는 불꽃같았던 풋사랑은 결실이 맺어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런 걸 보면... 감정을 쏟는다는 게 얼마나 허무하고 허망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변하기 쉬운 ‘사랑’이란 그 감정 하나에 기대어 반평생을 함께 할 반려를 택한다는 것 또한 얼마나 리스크가 큰 투자인가 싶기도 하고.


‘사랑해서 사는 게 아니라 동지애로, 정으로 같이 산다.’는 부모님 세대의 말씀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다. 어쩌면 그 감정이 짧게 불타버리는 ‘사랑’이라는 감정보다 더 강하고 질긴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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