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소소한 순간들이 반짝거릴 때
숲
봄봄
by
뺑덕갱
May 12. 2021
이른 봄, 숲에 발을 들려 놓으면 푹신한 낙엽 더미 밑에 잠이 덜 깬 씨앗들의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숲이 겨우내 얼지 않게 품어주고, 지켜주고 따뜻한 봄기운이 스며들면 콧구멍 벌렁거리며 새싹들이 세상 구경 나온다.
숲은 엄마다.
갱이
어제는 흙더미 속에서 들썩대고
, 오늘은 흙 묻은 머리꼭지 흔들어대고 내일이 오면 '파릇파릇' 얼굴을 볼라나
?
조금만 기다리면
작년 봄에 만났던 나무와 풀들이 궁둥이 붙이고 앉아, 꽃망울 품고 젖 먹이는 모습을 볼 텐데,
설레는 내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둥실둥실' 숲으로 날아간다.
갱이
오늘도 산에 올랐다.
'바스락바스락' 작년 봄에 나를 훔쳐보고 간 청설모가 그 사이 짝꿍을 만났다.
밤나무 등짝을 오르락내리락거리며 사랑놀이 중이다.
혹한 겨울을 잘 지내고 쌍을 이루어 만나니 신이 나게 반갑다.
갱이
봄
바람이 머무니 숲이 참 수다스럽다.
벤치에 앉으니 멀대 같은 나무들이 나를 내려다본다.
갱이
시들시들한 숨 토해내니 숲이 안아주고 도닥여 준다.
파릇파릇해진 마음 안고 나는 집으로 간다.
keyword
봄
나무
바람
28
댓글
10
댓글
10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뺑덕갱
직업
에세이스트
마음을, 풍경을 글에 담아 봅니다
구독자
58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지난겨울 이야기
범 내려온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