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방식으로 제품 만들기
우리는 간혹 제품 자체는 좋아 보이는데 이상하게 잘 팔리지 않는 것들을 보게 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것은 팔리고 어떤 것은 팔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대 자본과 일사불란한 유통망으로 무장한 대기업에서 만들어야만 잘 팔리는 것일까? 물론 막강한 인프라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결코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제품이 좋으면 무조건 팔린다. 세계적인 음향 장비 업체 젠하이저(Sennheiser electronic GmbH & Co)사의 오르페우스(Orpheus) 헤드폰은 하나에 6천만 원 이어도 살 사람은 산다.
팔리지 않는 이유는 사실 알고 보면 좋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좋은 제품이란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이다. 좋지 않은 제품이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제품이다. 자기 눈의 보이기에 좋은 제품은 소용이 없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말씀은 하나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인간으로서 그런 말은 가당치도 않다. 그럼 왜 그런 오류를 자꾸 범하는 걸까? 제품을 만들 때 마음속으로는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그런 과정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말은 쉬워 보이지만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피드백을 반영하여 제품과 서비스에 다시 적용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시간이 많이 들고 귀찮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생각이 꽂히고 작은 성공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고립이 되어 간다.
갈라파고스 효과라는 것이 있다. 과거 일본 제조업이 무섭게 발전했을 때 일본 내에서 커다란 성공을 일궈냈기 때문에 일본 시장만 공략을 해도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었다. 결국 세계 시장의 변화에 둔감해졌고 그로 인해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되었다. 마치 남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가 육지로부터 고립되어 고유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우치무키 현상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 젊은이들이 해외 근무나 유학을 기피하는 등 도전의식이 희박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다른 말로 내향화(內向化)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둘 다 자기만을 바라봐서 생기는 문제다.
이제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 변했다. 그저 그런 제품이 아니라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역설적으로 너무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면 안 된다. 기술적 우위에 집착한 채 시장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곤란하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가이드를 따라 보자. 고객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집중적으로 실험을 한다. 모든 고객군을 바라지 말고 설정된 페르소나의 소비자 행동 패턴에 맞는 유통, 마케팅, 세일즈 채널을 확보하도록 노력한다.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 MVP, MVP는 프로토타입처럼 엉성한 제품이라는 뜻이 아니라, 물리적 제품 자체는 우수하지만 기능적으로는 기획한 모든 기능이 다 들어가지 않고 최소한의 기능만 탑재한 제품을 말함)을 만들어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들에게 소구한다. 그리고 A/B 테스팅 등으로 고객의 반응을 계속 주시하며 제품을 업데이트 한다. 부디 내가 보기에 좋은 제품을 만들지 말고, 소비자가 보기에 좋은 재품을 만들기를 바란다.
기본 마케팅 방식의 제품
완벽한 제품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
원하는 모든 기능이 탑재된 제품
애자일 방식의 제품
MVP부터 개발
고객의 반응을 보며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하는 제품
각종 분석 툴을 활용하여 개선시키는 베타 버전의 제품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