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12. 2020

스위스 루체른 호숫가의 단풍

#6 너무 길었던 별리 여행

그땐 황홀한 색감의 단풍도 나를 어쩌지 못했지..!



   서기 2020년 11월 12일 목요일 아침, 사진첩을 열어 지난 10월 24일 스위스 루체른 호숫가에서 만난 황홀한 색감의 단풍 앞에 앉았다. 초행길에 만난 루체른 호숫가는 먼지 한 톨 찾지 못할 정도로 깨끗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고 있는 루체른은 호수와 산이 절묘하게 잘 어울린 도시가 분명해 보였다. 이날 하니를 한국으로 떠나보내기 위해 독일 프랑크 프루트 공항으로 가던 도중이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도시가 너무 아름다워 램프를 빠져나와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 것이다. 


우리는 전망 좋은 호숫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섰다. 그때 만난 단풍나무가 사진첩에 오롯이 남아있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근처의 단풍까지 카메라에 담으며 기뻐했을 것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떠나는 니 때문에 마음이 착잡하고 매우 우울한 상태였다. 별리가 슬프게 다가온 것이다.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땐 그랬었다. 


하니는 만추의 어느 날 한국으로 떠나는데 최소한 수개월 이상은 떨어져 지내야 했다. 하니의 소원이었던 그림 수업이 중단되었고, 당신이 그토록 좋아한 돌로미티행이 잠시 좌절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아름다운 풍경을 눈 앞에 두고도 아름답다는 말 조차 끄집어내지 못하고 하니와 나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때 만난 형형색색의 단풍잎이 내 마음을 닮았다고나 할까.. 울긋불긋한 단풍이 내 가슴에 안기면서 눈시울이 단풍잎에 비쳤다. 



오늘 아침, 사진첩을 열어 당시의 풍경을 살피자니 오래된 팝송이 생각났다. 중년의 사람들은 기억해 낼 것이다. 노래 제목은 '슬픈 영화가 나를 울려요(Sad Movie (Make Me Cry)'이다. 노래 내용은 주로 이러하다. 어느 날 그녀(주인공)가 혼자 영화관에 갔는데 그곳에서 우연하게도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남자가 어떤 여자 친구와 함께 영화관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 것이다. 


깜깜한 영화관 속에서 그 남자 친구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뒷자리에 앉아 있는 것도 모른 채 어떤 여자 친구와 진한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코 앞에서 목격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뒷자리에 앉아 숨을 죽이며 그 장면을 목격했다. 노랫말에 따르면 '그 순간 거의 죽는 줄 알았다'라고 할 정도로 충격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천연색(흑백영화가 상영될 당시) 영화가 시작되는 동안 내내 울다가 자리를 박차고 영화관을 나오게 된 것이다.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집에 도착한 그녀를 본 엄마가 "왜 우느냐"라고 물었다. 그래서 그녀는 "슬픈 영화를 봤어요"라고 대답한다. 슬픈 영화는 나를 슬프게 해요.. 


이날 내가 만난 단풍이 그랬다. 너무 아름다워서 슬펐던 것인지 슬퍼서 더 아름다워 보였던지.. 어쨌거니 슬픈 단풍이었다. 공항에서 하니는 하니대로 어깨를 들썩거렸다. 차라리 목놓아 펑펑 울 수 있었으면 속이라도 후련했겠지. 슬픈 영화의 노래를 이탈리아어 번역본을 열어 당시를 추억한다. 하니는 오늘 자가격리를 끝낸 기념(?)으로 서울의 모처로 마실을 다녀올 것이라 했다. 나는 그동안 사진첩을 열어보고 있는 것이다. 




Sad Movie (Make Me Cry)

Sue Thompson



I film di Sa-a-a-d mi fanno sempre piangere
Sa-a-a-d movies always make me cry

Ha detto che doveva lavorare così sono andato allo spettacolo da solo
He said he had to work so i went to the show alone

Hanno spento le luci e acceso il proiettore
They turned down the lights and turned the projector on

E proprio mentre cominciavano le notizie dal mondo
And just as the news of the world started to begin

Ho visto la mia cara e la mia migliore amica entrare
I saw my darlin' and my best friend walk in

Sebbene fossi seduto lì, non hanno visto
Though i was sittin' there they didn't see

E così si sono seduti davanti a me
And so they sat right down in front of me

Quando ha baciato le sue labbra sono quasi morto
When he kissed her lips i almost died

E nel mezzo del fumetto a colori ho iniziato a piangere.
And in the middle of the color cartoon i started to cry.

Oh-oh-oh, i film mi fanno sempre piangere
Oh-oh-oh sa-a-a-d movies always make me cry

Oh-oh-oh, i film mi fanno sempre piangere
Oh-oh-oh sa-a-a-d movies always make me cry

E così mi alzai e lentamente tornai a casa
And so i got up and slowly walked on home

E mamma ha visto le lacrime e ha detto cosa c'è che non va?
And mama saw the tears and said what's wrong?

E così per non dirle una bugia
And so to keep from telling her a lie

Ho appena detto che i film sa-a-a-d mi fanno piangere
I just said sa-a-a-d movies make me cry

Oh-oh-oh, i film mi fanno sempre piangere
Oh-oh-oh sa-a-a-d movies always make me cry

Oh-oh-oh, i film mi fanno sempre piangere
Oh-oh-oh sa-a-a-d movies always make me cry

Ooh, ooh, ooh, ooh, ooh

Ooh, ooh, ooh, ooh

I film di Sa-a-a-d mi fanno piangere
Sa-a-a-d movies make me cry-y-y


Un viaggio di addio troppo lungo_verso alla Germania
il 12 Novem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U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