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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18. 2020

성탄절에 어울리는 행복한 풍경

#18 돌로미티, 9월에 만난 첫눈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아직 창가에 여명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새벽.. 불을 켜니 모든 게 다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침대 옆 화장대는 물론 서랍장까지 그리고 옷장까지.. 그 곁에 까발레또(Cavalletto_이젤)까지.. 테이블 위에 놓인 기물들 전부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방 위에 놓인 기구들도 모두 제자리에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나는 까발레또에 걸린 스케치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 모든 게 다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그림을 그리다 만 그녀 한 사람만 부재중인 새벽.. 컴을 열어 하니와 다녀왔던 돌로미티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돌로미티에 첫눈이 내렸을 때를 생각하며.. 금년 한 해에 우리에게 일어났던 크고 작은 일들을 돌아보고 있는 것. 



그러한 잠시 아직 12월은 오지도 않았지만 문득 성탄절이 생각났다. 뒤돌아 보니 하늘에 감사할 기적 같은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내가 열어본 사진첩 속에는 전혀 예상 밖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기적(奇蹟)과 이사(異事) 등을 말할 때 현실과 이상의 세계 혹은 그 너머를 생각한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거나 필요할 때 소설같은 개연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대부분 당신이 이 사건의 중심이 된다. 세상 모든 일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바꾸어 말하면 내가 먼저 살아야 이웃이 보이는 것. 허기에 찌든 배고픈 어떤 녀석이 배부른 자에게 밥을 나눌 수 없는 이치랄까.. 



우리도 별로 다를 바 없었다. 세상 모든 일은 우리의 계획에 따라 '우리 마음대로 흘러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참 어리석은 일이란 걸 나중에 알게 된다. 됐다! 일상의 모든 일은 내가 계획할지라고 그 결과는 하늘이 실천하는 것이었다. 



이런 결과물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끼적거린 바 있다. 나의 생각은.. 나의 운명에 겨우 혹은 최소한 30%의 영향을 미칠 뿐이라는 말이다. 조물주의 계획이 얼마나 치밀한지 보여주는 한 현상이 나의 계획 속에 있었다면, 조물주가 너무 얄밉거니 미울까..? 



나는 조물주가 지었다는 한 남자 사람의 운명에 대해 여자 사람의 창조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내 생각을 쓴 바 있다. 그 기록 등에 따르면 남자 사람은 여자 사람이 창조될 때까지 매우 어설픈 존재였다. 당신이 하는 일이란 겨우 천지만물의 이름을 짓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어떤 때는 수간을 하는 심각한 사태까지 벌어지곤 했다. 조물주 보시기에 엉망진창의 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누군가 그를 돕지 않으면 인간 꼬락서니가 안 될 것 같았다고나 할끼.. 



그때 짜잔~~~ 하고.. 여자 사람 1인이 나타난 것이다. 오늘 새벽 하니의 빈자리는 그런 것이었다. 사진첩을 열면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그녀였고, 그녀와 보냈던 지난 시간은 한 성자의 간섭 혹은 하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첫눈이 사부작사부작 내린 돌로미티의 라고 다안또르노 호수(Lago d'Antorno)를 만난 건 우리의 계획에 전혀 없었던 일이었다. 금년 한 해.. 돌이켜 보면 기적 같은 일은 그렇게 내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늘에 감사드린다..!! 


La prima neve sulle Dolomiti in Septtembre
il Nostro Viaggio Italia settentrionale con mia moglie
il 18 Novembr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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