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포도와 잣 곁들인 살짝 얼린 대봉감 후식
요즘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기는 후식..!!
브런치를 열자마자 등장하는 눈 쌓인 풍경은 지난해 돌로미티의 빠쏘 지아우(Passo Giau)에 내린 첫눈 모습이다. 세월 참 빠르다. 어느덧 해가 바뀌어 새해를 맞이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건포도와 잣 곁들인 살짝 얼린 대봉감 후식에 겨울 풍경이 어울릴 것 같아서 소환했다. 요즘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재래시장이나 과일가게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까끼 멜라(cachi mela, 대봉감) 때문이며 제철 과일이다.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대봉감이 저장고에서 기다렸다가 한 겨울에 한창 방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날씨는 한국과 달리 겨울의 최강 한파(?)가 영상 1도씨 정도였으며, 보통은 10도씨 내외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온도는 14도씨를 가리키고 있는 포근한 날씨다. 그렇지만 이곳 사람들의 체감온도는 한파나 다름없는 겨울인 것이다. 이런 날씨에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대봉감은 이탈리아인들이 즐겨먹는 과일이자 돌체(i Dolci)에 이용되는 식재료이다. 대봉감을 이용해 케이크(Torta soffice ai cachi mela)를 만들어 먹거나 인살라따에 이용하는 것.
이탈리아산 대봉감의 크기는 보통 어른들의 주먹만 하거나 더 클 정도이며, 씨 없는 대봉감을 한입 베어 물면 꿀맛이 묻어날 정도로 매우 달다. 마치 당도 높은 시럽(Sciroppo)을 주사해 놓은 듯하다. 가격도 매우 착해 1킬로그램(서너 개 정도)에 1~1,5유로 정도의 가격이다. 그래서 요즘 나 또한 대봉감에 맛들려 후식으로 애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봉감으로 만든 후식 리체타 소개에 앞서 이탈리아인들이 즐기는 후식에 대한 명암 등을 을 잠시 돌아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설탕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면 이렇다.
6070의 설탕과 뉴슈가(糖原)
어디나 누구나 그러했듯이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잘 살게 된 때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의 대한민국은 가난에 찌들다 못해, 어떤 곳에서는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할 정도였다. 밥만 먹을 수 있어도 궁핍을 면할 수 있었던 매우 가난한 시절.. 이런 시절에 설탕은 아무나 먹을 수 없었다. 요즘 신세대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당시에는 일상이 되었던 것이다.
이때 등장한 제품이 뉴슈가(糖原)로 불리는 식품 첨가물이었다. 설탕보다 300배나 당도가 높은 사카린(saccharin sodium)을 이용해 분말을 만들어 팔았던 것이다. 손가락에 침을 발라 분말을 찍어먹으면 너무 달아 치를 떨 정도이나 이 마저도 아무 때나 함부로 맛볼 수 없었다. 우리 집에서는 금남구역인 부엌의 찬장 맨 꼭대기에 보관했을 정도였다. 그곳은 어린 녀석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었다. 단맛에 맛들린 내가 늘 눈독 들이던 아스라한 풍경..
그땐 다이어트란 말 조차 생소할 때였으며 대부분 마른 체격이었다. 못 먹어서 그런 것으로 이때 생겨난 신조어(?)가 복부인(혹은 출처불명의 배불뚝이 사장님)이었다. 그녀의 체격은 너무 잘 먹어준 탓에 뚱뚱했다. 기름기가 좔좔 흘렀다. 잘 사는 집안의 여성을 일컬어 이렇게 불렀던 것이다.
요즘 생각하면 기가 찰 노릇이 그때만 해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잘 먹은 탓도 있겠지만 설탕을 즐겨 먹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후식까지 잘 챙겨 먹었을 것이다. 후식의 달콤한 중독이 복부인을 만들었던 것일까..
이탈리아인들 혹은 서양인들이 즐기는 후식의 비밀
나는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후식에 대해 아예 등을 돌리고 말았다. 요리 실습 당시 내가 너무 이뻐서 ㅋ.. 셰프가 초콜릿을 건네도 NO! 달콤한 또르따 디 멜라(Torta di Mela, 사과케이크)를 건네도 NO!라고 단호히 거부했다. 셰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유년기 때 '뉴슈가'를 탐했던 내가 달콤함으로부터 멀어진 것이다. 내가 주로 만들었던 또르따 디 멜라 조차 거의 입을 대지 않았다. 겨우 한 톨을 뜯어 맛을 볼뿐이었다.
주지하다시피 빠스티체리아(Pasticceria)는 배합성분이 정확해야 하므로 숙달이 되면 맛을 볼 필요도 없을 정도이다. 내가 후식(주로 케이크)을 멀리한 이유는 요리학교에서 배운 케이크 만드는 과정은 물론 리스또란떼에서 경험한 일이 작용했다. 왜 그랬을까..
이탈리아의 요리 역사를 가르친 파비오(FAVIO) 교수가 찾아 나선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만도 후식(I DOLCI)의 종류가 무려 3천 종 이상이나 된다. 보통사람들은 상상조차 잘 안될 것이다. 그만큼 후식을 좋아한다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와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인 후식을 탐하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나 다름없다. 아무튼 후식은 달다 못해 달아 빠졌다. 후식의 공통점이 이렇게 달콤한 것이다. 내가 후식을 멀리한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후식은 설탕 덩어리라 말할 수 있다. 쥬께로(Zucchero, 설탕)의 정체는 포도당과 과당이 합쳐진 이당류이며 탄수화물에 속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쌀밥이나 현미밥 등 탄수화물을 멀리하는 이유는 살이 찐다는 것. 그러면서 부지런히 후식을 먹어준다. 그 결과 6070 때 우상이었던 복부인이 되거나 이른바 똥배 타령을 하는 것이다. 설탕을 마구 퍼먹은 사실은 간과하고 쌀밥에 누명을 씌우는 것이랄까..
여기까지는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운동이라도 부지런히 해 주어야 할 텐데.. 이게 쉽지 않은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다이어트니, 간헐적 다이어트니.. 하며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식품만 찾아다니게 되는 것. 그리고 중독된 달콤한 탄수화물에 다시 손이 가는 것이다. 내가 멀리한 설탕과 타인의 달콤한 팔자를 잠시 비교해 봤다.
건포도와 잣 곁들인 살짝 얼린 대봉감 후식
여기까지 천천히 스크롤바를 굴리고 오신 분들이라면 후식의 명암에 대해 일면 살펴보았을 것이다. 어쩌면 운동을 게을리하고 단맛에 길들여진 바쁜 현대인들에게 후식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다면 대봉감으로 만든 후식은 어떨까.. 먼저 대봉감의 영양학을 살펴보면 일반에 널리 알려진 정보 외에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대봉감은 고혈압 예방, 숙취 해소, 피부 노화방지 등에 좋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대봉감은 100그램당 주로 물과 과당 16%로 구성되어있고, 섬유질 2,5그램과 65칼로리의 열량을 가졌다. 사과 한 개가 가진 과당은 52%로 알려져 있다. 사과에 비해 당도는 높은데 과당은 1/3에 불과한 것이다. 요리학교의 영양학 시간에서 담당 교수는 과일 때문에 살이 찐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과당 때문이었다. 달콤한 맛에 길들여지면 복부인이 될 개연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이다.
그런가 하면 대봉감은 미네랄 소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달콤하기 짝이 없는 이 과일은 지방과 물 유지에 유익한 '항염증 작용'을 하는 비타민 C(11mg 이상) 덕분에 우리 몸의 지방을 태우는 훌륭한 회복제로 알려져 있다. 미네랄 중에는 100g당 170mg의 칼륨이 들어있어 이뇨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봉감의 밝은 빨간색은 베타 카로틴(비타민 A 전구체)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이 제공하는 오렌지 색조로 인해 종종 '자연의 파스텔(il pastello della natura)'이라고 불린다. 베타 카로틴은 우리 몸에 들어가는 즉시 강력한 산화 방지제인 비타민 A로 전환되어 장내에서 활동한다고 한다. 이 자료는 이탈리아의 인터넷 매체 라구사 닷컴에서 가져와 번역(역자주)을 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달콤한 다이어트 후식인 셈이다.
너무 쉬운 건포도와 잣 곁들인 살짝 얼린 대봉감 후식 만들기
대봉감(홍시 포함)을 깨끗이 씻어 준비하고 빠스티체리아 형틀을 준비한다. 나는 형틀 대신 물컵을 사용했다. 그리고 감의 얇은 겉껍질(질긴 부분)을 호주머니 칼로 벗겨내고 내용물 전부를 컵에 부었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적당한 압력을 가해 컵 속에 고루 분포될 수 있도록 했다. 그다음에 냉동실에 넣으면 끝.
대봉감 후식은 당장 먹을 게 아니었으므로 서너 시간이 경과해 딱딱하게 변했으나 시간 조절만으로 적당한 식감의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위 자료사진 중에 녹아버린 대봉감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적당한 크기의 예쁜 숟가락으로 야금야금 떠먹으면 된다. 한마디로 끝내주는 달콤함이 입안을 천국으로 만들 것이다. 이때 물컹한 식감을 건포도와 잘게 썬 잣으로 보완했다. 지난번 포스트 수제햄과 삼겹살의 해후 편에서 이웃 한 분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 요리에 관한 글 요리가 어느 글보다 확 끌어당기는 매력 있어요.
군침만 삼키게 하는 죄가 점점 커지고 있거든요. ㅋ"
하지만 이번만큼은 군침을 삼키게 한 죄로 피소당할 위기가 없어 보인다. 죄사함이 대봉감에 묻어났다. ^^
*본문의 대봉감의 효능 등에 대한 자료 출처
Ecco perché è un frutto dietetico
Il cachi è composto prevalentemente da acqua e da un 16% di zuccheri ben controbilanciato dalla presenza delle fibre, 2,5 g per etto. Le calorie sono 65 per 100 g. Tieni presente che una mela ne ha 52 per etto, quindi poco di meno.
E' poi ricco di sali minerali e vitamine. Questi bellissimi frutti che maturano sugli alberi spogli ormai rinsecchiti dell'autunno sono ottimi ricostituenti brucia grassi per l'organismo grazie alla vitamina C (ben 11 mg) che ha un'azione antinfiammatoria con benefici su adipe e ritenzione idrica.
Fra i minrali il primato, in termini di quantità, spetta al potassio, ben 170 mg per 100 g, sostanza che conferisce al cachi Persimon ottime proprietà diuretiche soprattutto se consumato la mattina a digiuno.
La tinta rossa accesa è dovuta invece alla presenza di betacarotene (precursore della vitamina A) definito spesso "il pastello della natura" per le sfumature aranciate che regala ai prodotti naturali.
Il betacarotene una volta nell'organismo viene convertito a livello contenuto intestinale in vitamina A, un potente antiossidante. Si stima che 100 g di prodotto fresco apportino 1,4 mg di vitamina a equivalenti.
Si stima che 100 g di prodotto fresco apportino 1,4 g di vitamina A equivalenti. I suoi pigmenti (ricopene e xantine) agiscono sinergicamente con il betacarotene, potenziando l'azione antietà e protettiva anche nei confronti delle malattie cardiovascolari.
Il consumo regolare di questo frutto che ha tanta fibra spegnifame e ha un contenuto di acqua pari a 66% aiuta anche il transito intestinale con un effetto sfiammante e disintossicante utile sia in caso di stipsi che di colite.
Una trasformazione molto dolce ai cachi mele
il 22 Genn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