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파타고니아 깊숙이 숨겨진 작은 마을 깔레타 토르텔
지난 여정의 풍경 셋
숙소 앞 나무로 만든 도로 위에서 바라본 흙 없는 마을 깔레타 토르텔 마을의 동화 속 같은 풍경. 저 너머에 이 마을의 중심지가 위치해 있다. 장차 가 볼 곳이다.
하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형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배경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두고 왜 그렇게 빨리 갔느냐는 것이며, 일에만 파묻혀 산 형에 대한 불만도 섞여 있었다. 형은 의형제들과 함께 하는 시간만 행복해 보였는데 나머지 시간은 일에 파묻혀 지내다가 어느 날 쓰러지신 것이다.
숙소 앞 나무로 만든 도로 곁에는 선착장이 있으며 이런 시설은 마을 곳곳에 있었다.
그럴 리가 없지만.. 만약 형이 일손을 놓고 당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냈더라면 어땠을까..
이 마을의 해상로는 리오 코크랑(Rio Cochrane) 강 하류 삼각주로부터 피오르드 내부로 길게 이어지고 있다. 나무로 도로를 만든 이곳에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것. 운송 수단은 작은 보트가 전부나 다름없다. 우리가 흔히 보던 대도시의 풍경과 사뭇 다른 곳이다.
치열한 삶 대신 약간은 여유로운 삶이었다면 하늘은 당신을 그렇게 빨리 부르지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형의 나이는 향년 72세로 인생 후반전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었던 나이가 아닌가.. 깔레타 토르텔을 돌아보니 이 마을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진 시곗바늘은 매우 느리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 곁에서 시간을 붙들어 둔 것은 때 묻지 않은 자연이자 피오르드의 자태였다. 느리게 사는 법을 깨우친 사람들에게 하늘은 느리게 가는 시계를 선물한 것이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본 풍경들은 선착장 주변을 오가며 촬영된 기록임을 알 수 있다. 지금 서 있는 곳은 숙소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선착장 너머(좌측)의 풍경이 궁금했다. 이 마을의 매력에 점점 빠져드는 것이다.
지난 여정 흙 없는 마을의 바닷가 엿보기 편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세월 참 빠르다. 친형제보다 더 친하게 지냈던 의형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일주일이 흐른 것이다.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어느 날 세상에서 만나게 된 그 형을 통해, 마음만 잘 먹으면 그 누구도 형제 이상의 친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선착장 오른편에 위치해 있다. 장차 마을 중심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관계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려있어야 하고 불필요한 거래가 전혀 없어야 할 것이다. 형제간의 우애도 동서지간의 의리도.. 친구는 물론 때로는 부자유친의 관계 조차 돈이 끼어들거나 비교감이 생기면 즉시 비호감이 발동하며 갈라서는 모습을 자주 봐 왔다.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풍경..!
세상을 떠난 형은 물론 의형제로 지낸 아우님들의 모습에서 그런 일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난 한 주는 형에 대한 애도기간으로 함께 지냈던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곤 했다. 그리고 다시 흙 없는 마을의 사진첩을 펴 놓고 이 마을의 매력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흙 없는 마을에서 건진 작품 하나..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에서 만난 참 특별한 풍경이다.
세상에는 똑같은 모습의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다. 쌍둥이조차도 비슷해 보일 망정 꼭 같지 않다. 뿐만 아니라 조물주는 인간의 마음까지도 모두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남자 사람을 먼저 만들고 여자 사람을 나중에 만든 이유가 그러했을까.. 흙 없는 마을의 매력을 찾아 나서기 전에 의형의 모습을 떠올려 본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바닷가에 버려진 듯한 보트 한 척이 머리를 뉘고 있는 평화로운 풍경..
대체로 사람들은 겉모습을 통해서 상대를 판단하곤 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의 파악도 3초의 시간이면 결정된다고 한다. 얼굴이나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만으로 호감 비호감 등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능력이 MRI(Imaging a risonanza magnetica) 보다 더 나은 것인지..
이 마을에 건설된 도로의 교차로의 모습이다. 저 멀리 마을 중심으로 가는 바닷가에도 나무로 만든 도로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그렇게 만난 선남선녀 중에는 나중에 드러난 판독 오류(?) 등으로 인해 쉽게 갈라선다. 심지어 칼부림까지 행하기도 하는 무서운 세상이다.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오류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게 오늘 포스트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거나 어떤 사물과 맞딱 뜨렸거나 낯선 여행지에서도 3초의 첫인상은 적용되는 것이다.
바닷가에 길게 만든 나무로 만든 도로.. 우리가 알고 있던 다리와 쓰임새가 전혀 다른 곳이다.
누군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개한 맛집에 들렀더니 리뷰 내용과 전혀 다른 맛짜가리 1도 없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 행성의 최고 명소에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의 여행기를 살펴봐도 전혀 감동이 없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을 나무라지 않을까.. 이 같은 현상은 세상 관조 법과 무관하지 않다.
나무로 만든 도로 위를 걷는 사람들.. 세상에 이런 곳도 있다.
커뮤니티에 소개된 맛집의 음식이 당신의 입에 착 달라붙으려면 지나치게 부풀린 정보를 삭제하거나 가감을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떡볶이는 그저 떡볶이일 뿐이다. 거기에 입맛을 조절하는 양념이 전부일 것. 요즘 나의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는 돌로미티 산군에서 조차 느끼는 사람들에 따라 감동의 정도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이 같은 오차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는 것이며 흙 없는 마을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흙 없는 마을의 도로는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 참 특별한 마을이다.
실수를 줄이거나 감동을 200% 늘리는 방법이다. 상대적 박탈감이나 열등감을 일으킨 문제의 3초를 역으로 생각해 보는 역발상법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타인에게 법을 가리키는 일을 매우 싫어하고 금기시하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제한된 공간 내서 허락하기로 한다. 90% 혹은 99% 믿었던 대상이 배신하지 않게 하려면 10% 혹는 1%의 호감도를 발견하라는 것이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깔레타 토르텔의 정중동의 풍경이 여행자를 기분 좋게 만든다.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할 때 상대적 박탈감은 비례하거나 배가 되어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을 적용하면 성취감은 물론 호감도가 오히려 배가 될 것이다. 사람들의 경우 다 마음에 드는데 흙수저가 문제로 보이면 전자의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반대의 경우 비록 흙수저 일 망정 그의 됨됨이를 보니 장차 금수저로 변할 게 틀림없다는 믿음이 후자의 경우이다.
버스 종점으로 이어지는 기다랗고 높은 도로.. 이 마을 곳곳에는 목재를 켜고 남은 톱밥이 숲 속에 버려지고 있었다. 친환경 재활용법이다.
내가 여행지 혹은 삶에서 행복한 경우는 후자의 경우의 수이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면 어디 한 구석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게 되며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 소박하고 가난한 욕심이 천국을 부르는 것이랄까.. 나의 삶에서 카메라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을 한쪽에서는 새로운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계단으로 부를 수 없는 나무로 만들어 가는 도로..
서기 2021년 2월 6알 새벽에 일어나 하니와 통화를 한 후 우리가 다녀왔던 깔레타 토르텔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하니는 가까운 산에 가 있었다. 나와 통화를 나누는 시간 그곳에 있는 의자에 걸터앉아 땀을 식히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두 여행자가 깔레타 토르텔 마을에 여행차 들렀다. 그들 앞에 놓인 계단을 닮은 도로가 낯설다. 양해를 얻고 두 컷의 사진을 남겼다.
그녀를 기분 좋게 만드는 건 주로 운동이었으며 장차 맞닥뜨릴 상황에 대한 준비였다. 산행을 할 때 메모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중얼중얼 이탈리아어 어휘를 늘리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고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분을 좋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은 육체적인 노동과 정신적인 노력이 병행할 때 가능한 일이다.
예전과 달리 인터넷에는 우리가 원하는 키워드를 누르기만 하면 고급 정보가 와르르 쏟아진다. 코로나 시대에도 대한민국이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근저에는 초고속 통신망은 물론 인터넷 네트워크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일은 '도장 문화'에 익숙한 일본 아이들이 흉내 조차 낼 수 없는 일이다.
코로니 시대, 세계인들이 앞다투어 K-방역에 열광하는 것도 좁은 땅덩어리 속에서 쉬지 않고 두뇌운동을 한 결과일 것으로 판단된다. 부정적인 방법에서 진일보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돼 시민들이 초일류 국가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방 둘러봐도 기댈 언덕도 없어 보인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된 배경에는 남들이 다 버린 99% 중 단 1%에 몰두한 노력의 산물이 아닐까.. 내가 본 여행지의 매력과 대한민국의 매력이 겹쳐 보이는 기분좋은 날이다.
Non c'è terra nel villaggio_Caleta Tortel, Patagonia CILE
il 02 Febbr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