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바를레타 하프 마라톤에 부침
그들은 정녕 미운 오리 새끼가 될 것인가..?!!
서기 2021년 5월 16일 일요일 아침(현지시각), 나는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평소에도 비슷한 시각에 일어나지만 이날은 약간은 긴장이 됐다.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하프마라톤이 열리게 된 것이다. 마라톤이 열리는 날이라고 일찍 일어날 리가 있나.. 이유가 있다.
우리 집 앞 도로에 주차해 둔 자동차를 어딘가로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하프마라톤이 시작되면 선수들은 우리 집 앞을 통과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바를레타 시 당국은 일찌감치 제한적인 주차금지 안내를 붙여놓았다. (사진) 0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차를 못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이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자동차를 인근의 대형마트 주차장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영상, 2020 폭스바겐 바를레타 하프 마라톤대회_VOLKSWAGEN BARLETTA HALF MARATHON
위 영상은 지난해 치러진 바를레타 하프 마라톤(꼴찌에게 박수를)의 출발 장면 등을 모은 영상이다. 링크해 둔 포스트는 풀타임 취재를 담아두었다. 사진과 영상이 넘쳐날 것이다. 이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지난해 행사는 2월 9일에 개최되었으므로 날씨는 약간 쌀쌀한 느낌이었다.
선수들을 제외한 사람들의 옷차림과 가로수가 날씨를 말해주고 있다. 중요한 건 날씨와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풍경이 아니다. 이때만 해도 이탈리아에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이었으므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1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자료사진 일부를 보면 1년 전과 오늘의 행사가 어떻게 다를지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먼저 지난해 하프 마라톤 장면 일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지난해 바를레타 하프 마라톤의 출발점은 바를레타 성(Castello di Barletta) 우측에 위치한 두오모(Basilica Cattedrale Santa Maria Maggiore) 앞이었다. 취재진들 사이에 코레아노 1인이 포함된 것이다.
내가 궁금해하는 정면이 즉각 나타났다. 마라토너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달린다는 건 어불성설.. 말도 안 된다. 10리도 못 가서 털썩 주저앉게 될 것이다. 하프 마라톤의 거리는 장장 21.097km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건 시쳇말로 '미친 짓'일 것이다. 이 대회의 현재까지 기록은 1시간 12분 07초.. 마스크 안 됨!!ㅜ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시대에 열리는 대회이므로 선수들이 밀집한 상태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인도에서 행해진 '빛의 축제'로 인한 감염증 확산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만약 이런 상태로 사람들이 밀집해서 대화를 치른다면 자칫 감염증 확산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기껏 코로나 상승세를 꺾어놓았는데 최소한 바를레타에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다면 미운 오리 새끼를 키운 대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주최 측이 이런저런 경우의 수에 대비하여 대회를 잘 치른다면 하늘을 나는 고니가 되어 아드리아해의 진주 바를레타를 빛내줄 것이다.
바를레타 중심을 가로지르는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된 차량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이 대회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2월 9일에 대화가 개최됐고, 금년에는 시간을 뒤로 늘려 5월 16일에 개최하는 것이다. 약간 쌀쌀한 날씨에서 포근하거나 따뜻한 날씨로 대회 일정을 조절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까.. 착용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점까지 착용이 가능할까 싶은 것이다.
지난해 취재를 하는 동안 집 앞에서 현지 취재진(카메라 기자)을 만났다. 그녀는 현재 나의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페이스북에 올려둔 마라톤 소식과 함께 표지 사진에 실어둔 그녀가 놀란 것이다. 순식간에 그녀의 사진이 SNS를 도배했다. 참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오늘 다시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그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마스크에 얼굴이 가렸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회 골인지점의 모습이다. 주최 측 사람들과 시민들이 한데 뒤엉켜 응원을 하고 있다.
완주를 한 선수들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있는 현장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카메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던 선수와 코치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마스크를 덧씌운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아무튼 오늘 오전에 출발하는 하프 마라톤의 모습이 너무 궁금하다. 이런 아침에 일어나 자동차를 옮기는 수고까지 끼친 바를레타 하프 마라톤 대회.. 이들은 정녕 미운 오리 새끼가 될 것인가..?
자동차를 딴 곳에 주차해 놓고 집으로 돌아오는 즉시 포스트를 작성했다. 제발 잘 좀 하시기 바란다. 코로나를 피해 한국에 가 있는 하니의 귀국 날짜를 조절하는 건 무조건 당신들 몫이기 때문이다. 오리 새끼가 아니라 고니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나르시기 바란다. 이른 아침에 간단한 요기를 챙겨 먹고 현장에 나가보기로 한다. 나 스스로 취재 결과가 너무 궁금하다.
COVID 19, Barletta metà maratona curioso_Volkswagen
il 16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