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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6. 2021

버찌로 염장지르기 시즌 2!!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 풍경

우리는 언제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기억하세요?.. 정확히 일주일 전의 일이다. 나의 브런치에 버찌로 염장지르기라는 발칙한 글을 올렸다. 누구를 약 올리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별로 권장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마는 살다 보면 가끔씩 용서받을만한 염장지르기도 있다. 지난 포스트에 이어 오늘 포스트가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일주일 전에 쓴 버찌로 염장지르기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그때 칠리에지아(버찌, Ciliegia)를 소개하며 1킬로그램에 3.5유로라고 썼다. 그리고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떨어질 테고 그때 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늘 아침이 그때였다. 본문에 삽입된 버찌의 자료사진은 오늘 아침에 구입한 버찌를 연출한 사진들이다. 가격에 놀라지 마시라. 1킬로 그렘에 1유로에서 1,5유로 가격이 형성되었는데 중품 2킬로그램을 2유로에 구입했다. 1킬로그램에 1유로.. 흥부보다 더 착한 가격에 구매한 것이다. 흥부가 기가 막혀! 흥부가 기가마켜어~~!! 시장에서 돌아온 후 기록을 남기고 하루 종일 입안에서 씨앗을 발라냈다. 



영상, BARLETTA, MERCATO DI SAN NICOLA_버찌로 염장 지르기 시즌 2!!





버찌로 염장지르기 시즌 2!!


위에 인용된 내용만으로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분들의 표정은 염장을 제대로 당한 풍경이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가격이 이곳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영상을 열어보시면 자막으로 처리한 부분이 눈에 띈다. 버찌 1킬로그램에 0.75유로, 2 킬로그램에 1,5유로..!! 영상에는 상인이 목청껏 소리 지르는 이탈리아어를 번역해 두었다. 두에 킬리 우노 칭꽌따!(due kili, uno cinquanta!!) 2킬로그램에 1,5유로라는 뜻이다.


흥부가 기가 막혀! 흥부가 기가마켜어~~!!



   서기 2021년 5월 24일 월요일,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날씨는 한 여름 날씨처럼 따끈따끈했다. 이날은 자동차 보험 갱신일이었으므로 약속 시간에 맞추어 천천히 걸어서 보험회사에 들렀다. 땀이 삐질삐질.. 볼 일은 대략 30분 만에 끝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재래시장으로 가면서 하니와 기분 좋은 통화를 이어가며 재래시장 입구에 도착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와 통화 중이었으므로 잠시 그냥 두었더니, 벨이 꺼졌다가 다시 울려 전화를 받아보니 보험회사 여직원이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서명을 빠뜨린 게 있는데 다시 오실 수 있어요?"라고 했다. 안 간다고 할 수도 없고.. 미룰 수도 없고.. 날씨는 덥고.. 다시 걸아갔다 와야 하는 건 당연하지.. 



그 즉시 보험회사로 돌아갔더니 "미안해용"하며 배시시 웃는다. 그래서 "바깥 날씨가 무척 더워요"했더니 다시 "미안해용"하며 배시시 웃으며 서류 한 장을 건넨다. 쓱싹~ 끝! 이렇게 다시 재래시장까지 걸어간 것이다. 날씨는 덥고 땀은 삐질삐질..ㅜ 이날은 버찌가 먹고 싶어서 일부러 장에 들렀는데 상품을 1킬로그램에 1, 5유로 정도에 구입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갔다. 



그런데 웬걸.. 장 입구에서 1킬로그램에 0.75유로에 팔고 있는 가게가 있었다. 버찌를 잔뜻 쌓아놓고 소리를 지르며 싸게 팔고 있는 것이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이었다. 그래서  4kg을 구입하고 두 봉지에 각각 2 kgX2 kg=4kg 나누어 담았다. 자료사진은 한 봉지를 덜어 볼에 담아 인증숏! 아울러 햇마늘도 1kg에 1유로의 싼 가격이어서 2kg을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여전히 햇볕이 쨍쨍 땀은 삐질삐질.. 그런데 기분 너무 좋은 거 있지. 히힛 ^^



누구를 약 올리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별로 권장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마는 살다 보면 가끔씩 용서받을만한 염장지르기도 있다. 이런 경우의 수가 있는 것. 이틀 동안 무시로 오며 가며 1킬로그램을 다 먹어치우고 아직 냉장고에 한 봉지가 더 남아있다. 다시 이틀 후면 재래시장에 들를 예정이다. 이제 더는 이웃분들에게 염장 지를 일이 없을 것 같다. 별일 없는 한 1킬로그램에 1유로 아니면 1,5유로일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흠.. 이것도 염장지르기네..ㅜ 



세상은 늘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는 것 같다. 더운 날 발품을 팔며 고생한 끝에 기분 좋은 일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일도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가 작용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잠시 나쁜 추세로 이어지던 코로나 19의 최근 동향이 크게 나아진 것이다. 오늘 자(25일) 확진자 수 등은 지난해 3월 보다 더 나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참 희한한 일이다. 사람들은 숫자에 민감한 것이다. 하니 또한 전화 통화에서 이탈리아로 돌아올 날을 계수하며 좋아하고 있는 것. 거기에 버찌의 수까지 끼어든 하루였다. 씩~^^


Barletta tradizionale vista del mercato_Mercato di San Nicola
La Mattina del 25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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