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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7. 2021

이탈리아 요리 이렇게 시작한다

-이탈리아요리에 관심이있는 분들에게

이탈리아 요리 혹은 이탈리아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5월의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의 정원은 푸르다. 따사롭다. 아름답다. 우아하다. 나는 이 장소를 내가 다시 태어난 장소라고 불렀다. 어느 날 나의 인생 후반전은 그렇게 다가온 것이다. 관련 포스트에서 이렇게 썼다.


오늘날 한 해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이 궁전은 이탈리아의 요리 학교 ALMA의 본거지로 사용되고 있고, 이탈리아의 요리 아버지로 불리는 거장 괄띠에로 마르께지(Gualtiero Marchesi) 선생의 지도로 한 해 수백 명 이상의 요리사를 배출하게 된 것이다.



나는 용케도 선생으로부터 이탈리아 요리의 철학 등을 배우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대략 간추려본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에 얽힌 역사이다. 기회가 닿으면 다시 관련 자료를 번역해 게재토록 한다. 서기 2021년 5월 5일 저녁나절(현지시각), 나는 오랫동안 덮어 두었던 사진첩을 열어 당시를 회상해 보고 있다.


유서 깊은 이 궁전에서 세상을 새롭게 보는 수업을 받았으며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랄까.. 세상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지만, 조국과 어머니는 절대로 바꾸지 못한다. 그럼에도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작은 결심이 함께 했다. 지천명의 나이와 이순을 지나면 세상은 더 이상 흥미로울 게 없어지는데 하늘은 나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이때부터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이며 그곳이 나를 다시 낳아준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이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나 다름없는 가난한 나라의 국민 1인이, 어느 날 귀족의 궁전에서 요리를 공부하는 희한한 일이 생겼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요리는 단지 식재료를 입으로 먹는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동원한다는 사실까지 깨닫게 됐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주 입에 올리는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코로나 시대에 실감되는 것이다. 식품이 육신을 살찌운다면 추억은 익어가는 영혼에 향기를 더하는 것이랄까..




이탈리아 요리 이렇게 시작한다




   이 포스트가 작성된 배경에는 나의 브런치에서 독자님들과 이웃분들의 관심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관심은 물론 이탈리아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있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관심은 있으나 정보가 빈약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그분들의 언급이 사실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요리사들은 당신의 블로그 등에 당신이 겪은 일 등에 대해 기록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조차 없는 분들이다. 오늘날 이탈리아의 현대 요리사는 예술혼을 요구하며 여전히 힘든 직업이다. 따라서 기껏 해 봤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 북 등에 사진 한 장을 올려놓고 메시지 하나로 대체한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그분들의 요리 철학이나 요리법 등에 대해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아울러 당신이 배운 요리 과정을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뿐만 아니라 당신이 힘들게 배운 요리 세계를 공유한다는 것 또한 장애로 작용할 것이다. 거기에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리체타를 펼쳐 놓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SNS에 올려둔 요리 다수는 결과물만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브런치를 통해 이탈리아 요리 혹은 이탈리아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이탈리아 요리는 어떻게 시작되는지 간단하게 정리한 후 후속 편을 이어가도록 한다. 서두에 잠시 언급했지만 내가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시간은 이른바 안 청춘일 때였으므로 매우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막상 도전은 시작되었지만 그 일을 감당하려면 혼신의 힘을 다 기울여야 했다.



청춘들도 힘들어 손사래를 흔드는 요리사의 입문은 상상 이상으로 힘이 들었던 것이다. 함께 이탈리아 요리 공부를 한 아들 벌의 젊은 친구들 중에는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보따리를 싸고 한국으로 떠나기도 했다. 나 보다는 이른 시기지만 40~50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비싼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들인 요리사 공부를 포기하고만 것이다. 한 때는 페이스 북에서 안부도 주고받았지만, 어느 날부터 자취를 감춘 친구들인 것이다.



나는 그들이 왜 요리사를 포기하였는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요리사를 너무 쉽게 보았으며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이탈리아 요리 혹은 요리사가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이탈리아어를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최소한 당신의 속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언어 습득은 필수인 것이다. 아울러 이탈리아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정작 이탈리아에 정착을 잘하지 못하거나 포기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요리는 단지 음식을 만드는 과정만 있는 게 아니라 언어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 습득은 매우 중요한 것이며 무작정 환상에 빠져 이탈리아로 떠난다면 두 번 다시 이탈리아를 보지 않게 될 것이다. 다음 편에는 초보자를 위한 언어 습득 과정 등을 소개하도록 한다. <계속>


본문에 등장한 시진과 영상은 요리학교가 사용하고 있는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의 풍경과 강의실 및 수업 현장에서 남긴 기록들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다시 봐도 가슴이 설렌다.



영상, REGGIA DI COLORNO_강의실에서 바라본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의 정원



A chi è interessato alla cucina italiana_Colorno PARMA
il 27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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