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6월 풍경
코로나 시대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이탈리아..?!!
서기 2021년 6월 6일(일요일),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해변에는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아직 코로나 시대가 끝나지 않았지만 이들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모습이다. 오늘 자 이탈리아 코로나 19 성적표는 바를레타가 가장 적은 통계치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전체에서 가장 적은 숫자이다. 사람들이 술렁대는 주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첨부된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장화 뒤꿈치에 해당하는 곳이 내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인데 오늘 자 통계수치에서 조금은 멀어진 듯 청정지역처럼 보인다.
아마도 시민들이 일요일 아침부터 바닷가를 찾은 이유가 뉴스가 보도하고 있는 이런 통계치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약간은 달라진다. 뿔리아 주 전체의 확진자 수는 161건이었으며, 발병률은 2.9%였다. 그리고 뿔리아 주의 주요 도시의 확진자 수를 살펴보면 바리 시에서 18건이 발생했고, 브린디시 시에서 25건이 발생했다. 아울러 바를레타는 22건, 포지아는 33건, 타란토 26명이다. 현재까지 입원한 사람은 444명이고, 어제보다 12명이 적다. 레체, 바를레타, 타란토 지방에서도 각각 3명이 사망했다.
영상, LA SPIAGGIA DELLA CITTA' DI BARLETTA_술렁대는 바닷가
이날 아침 오전 7시경, 산책 겸 운동삼아 하니와 함께 거닐던 바닷가 코스의 해변을 따라 대략 7킬로미터 남짓한 거리를 걸었다. 집에서 해변가에 도착하는 즉시 못 보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닷가에 수상안전을 위한 빨간 구조물이 보인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는 상상할 수 조차 없던 풍경이 6월 초부터 나타난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바닷가 모래밭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비치파라솔이 제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아침일찍부터 자리를 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속으로 "너무 이른 거 아닌가.."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잠시 후에 나의 이런 생각은 기우라는 걸 알게 됐다.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고 일찍 바닷가에 나온 사람들은 훌러덩 벗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아침부터 이러고 있는 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바를레타의 기온은 섭씨 23도씨이므로 오늘날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전 7시부터 집으로 돌아온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한여름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으면 눈이 부셔 다닐 수 없는 데다가 마스크까지 착용하니 숨이 턱에 찾다. 그래서 사람들이 뜸한 곳에서는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는 일을 반복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나 혼자만 하고 있었다. 바닷가로 나온 사람들 전부는 마스크를 아예 벗었다.
그리고 바닷가 산책로로 운동을 나온 시민들도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나 혼자만 촌스럽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바를레타의 코로나 19 성적을 살펴봤다. 이탈리아 전체 확진자 수는 2.275명이고, 뿔리아 주 전체 코로나 기록(161명)은 오늘자 한국 전체(541명_전일 대비 +39명)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이다. 그런데 바닷가에서 만난 풍경들을 참고하면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전체 통계수치는 한국의 4배에 이르지만 이탈리아 국민들이 느끼는 코로나 19 체감온도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이랄까..
사실상 코로나로부터 해방감을 맛보고 있는 이곳 시민들은 아침부터 보따리를 챙겨 들고 해변으로 떠나는 것이다. 그동안 텅 비어 있던 바닷가 유료 주차장에도 자동차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 때 이탈리아 전역에서 창궐한 코로나가 5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잦아들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술렁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전 9시가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불어나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바닷가의 비치파라솔은 한 때 창궐하던 코로나 확진자 수만큼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참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바닷가 풍경을 보면서 나는 여전히 코로나 타령을 하고 있다. 아드리아해 너머 멀리 한국에서 이제나 저제나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귀국을 기다리는 그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술렁대는 바닷가 풍경이 바캉스 시즌까지 이어지고, 다시 금년 겨울을 지날 때까지 술렁대었으면 싶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23일, 그녀는 여름이 지나면서 서서히 창궐하던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떠난 바 있다. 그게 어느덧 7개월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럴 리가 없어야 한다. 오늘 아침에 만난 바닷가 풍경이 지속되어야 다시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약한 면역력이 견우와 직녀의 삶을 만들고 있으므로, 연중 바닷가가 술렁거렸으면 좋겠다.
Una bella vista del nostro villaggio_BARLETTA
il 06 Giugn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