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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23. 2021

아무도 몰래 열어둔 달님의 갤러리

#4 강화도(江華島)의 재발견


달님이 사랑하는 바다..!



달님은 하루에 두 번씩 외포리의 개펄을 들여다본다. 당신께서 얼마나 사랑하셨으면 두 번씩이나 보고 싶어 했을까. 우리는 이런 현상을 밀물과 썰물로 말하고 있다. 외포리 사람들은 이런 물 때를 이용해 고기를 잡아 삶을 영위해 나간다. 이들에게 너무도 당연한 밀물과 썰물.. 



그러나 하늘이 내려준 이 같은 현상을 묵상해 보면 오상 이상의 기적이 날마다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동의 나날이 당신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알려고도 하지 않고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는 것이랄까..



외포항 주변에서 만난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바닷가에는 갈매기들이 그들과 함께 날갯짓을 하거나 먹이를 주워 먹고 있다. 외포항에서 석모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으며 동행하는 녀석들.. 그들은 여행자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열광하고 있지만 사실은 하늘이 보낸 메신저나 다름없다. 공허한 하늘에 날갯짓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달님은 하루에 두 번씩이나 개펄을 열어놓고 사람들을 기다린다. 우리가 말하는 일상이 달님이 베푸시는 기적이란 걸 알게 될 때쯤.. 우리는 보다 더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달님이 엄청 사랑하는 바다가 우리 곁에 있었다..라고 지난 여정 달님이 사랑하는 바다 편에 썼다.



아무도 몰래 열어둔 달님의 갤러리




무엇이든 무슨 일이든 얼렁뚱땅 해치우거나 대충대충 넘어가면 그것에 걸맞은 결과가 드러난다. 얼렁뚱땅 혹은 대충대충.. 여행사진도 그러하다. 여러분들이 똑같은 장소를 다녀갔지만 감흥이 없었다면 같거나 비슷한 결과로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세상을 관조하면 그때부터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 

 


글쓴이가 습관처럼 주절대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도 그러하다. 사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기서 거긴 거 같다. 그러나 대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그때부터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어느 날 당신이 들여다본 실체는 당신에게 말을 걸 것이다. 말(Lingua, 링구아)은 인간의 전유물인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우리 행성에는 7,102개의 언어가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 번이라도 언어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놀라게 될 것이다. 인간과 인간의 소통에 필요한 언어가 엄청난 수이다.  아마도 우리가 아는 언어는 그중 몇 가지나 될까. 세계 공용어 정도에서 자국의 언어 등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맨 먼저 우리나라 언어를 사용했고, 그다음에 영어와 일본어를 사용했으며 중국어(중어중문)를 사용했다. 그리고 스페인어를 사용했으며 지금은 이탈리아어를 사용하고 있다. (흠..믿기시는가..^^)


어떤 사람들은 몇 개 국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대단한 능력자인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당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언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 이탈리아에 살고 있으므로 하니와 우리말을 주고받는 것 외에는 주로 이탈리아어를 사용한다. 이탈리아어가 가장 배우기 힘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언어라고 말하지만, 그건 잘 모르는 '택도 없는' 소리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언어를 사용하고자 할 때는 뼈를 깎는 노력은 물론 소질까지 덤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겐 외교관이었던 선조님이 있었다.(패스~) 아무튼 하나의 외국어를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여러분들의 부러움을 사는 일이다. 인간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이렇듯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 등에 따라, 그 나라 혹은 민족의 문화와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족수 때문인지 중국어가 단연 1위이다.



 7,000여 개의 언어 중에서 약 230개의 언어는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약 2,000여 개의 언어가 아시아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오세아니아의 파파뉴기니에서는 약 400만 년 동안 전해져 오는 830여 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순위 5위는 아랍어라고 한다. 모로코, 알제리, 투니스, 리비아,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이라크,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오만, 예맨 등 중동의 대부분 국가에서 아랍어를 사용하고 있다. 총 사용인구는 2억 9천5백만 명 정도이며, 수많은 종류의 사투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순위 4위는 힌디어란다. 힌디어는 대부분 인도와 네팔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사용인구는 약 3억 천만명 정도이다. 



그런가 하면 세계 공용어라는 말이 무색하게 영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원어민 인구수 기준으로 약 3억 6천만 명이 영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국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이 있다. 또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의 모든 국가에서 사용하는 언어 스페인어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이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총 4억 명 정도이며  미국의 히스패닉 인구는 별도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몇 위나 될까..



 한국어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중국 연변을 포함해서 약 7,700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로 13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로 선정되었다. 그 가운데 대략 6천4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이탈리아어는 21위로 알려져 있다. 나는 지금 이탈리아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며 이탈리아어권 어디를 가도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인간 사회의 소통 도구인 언어의 사용빈도 등은 주로 이러하다. 



그렇다면 인간 이외의 동식물의 소통도구는 없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인간의 소통 도구인 언어 대신 다른 체계의 소통 도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리와 신호 등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멍멍 꼬꼬댁 꼬끼오 짹짹 히힝 도리도리 쩍벌 등으로 말이다. 재밌군 ^^ 그건 그렇고.. 태양계는 입을 꾹 다물고 있을까.. 



오늘 포스트 제목은 아무도 몰래 열어둔 달님의 갤러리라고 썼다. 말도 안 되는 제목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적어도 딴 나라에서는 잘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단박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개펄을 자랑한다. 우리 행성에 분포한 최대의 개펄 5곳 중 단연 으뜸이며 우리나라 서해에 분포되어 있다. 



경기 인천 전남 그리고 남해에 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그중 80%가 서해에 있다. 그다음 북해 연안, 캐나다 동부 해안, 아마존 하구 그리고 미국의 동부 해안이 전부이다. 정말 소중한 자원이 우리나라 서해에 몰려있는 것이며, 강화도의 개펄은 조수간만의 차가 매우 심하여 굴곡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도드라진다.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외포리서부터 장화리까지 그 너머라고 쓴 게 그저 된 게 아니다. 우리는 스테치 여행 등으로 강화도를 이 잡듯 뒤지거나 뻔질나게 다녔다. 아마도 현지인이 아닌 데도 발도장을 무수히 찍은 여행자일 것이다. 다시 아무도 몰래 열어둔 달님의 갤러리로 돌아간다. 우리가 부르는 달님은 의인화된 개체이다. 옛날 사람들은 물론 현대인들도 즐겨 부르는 달님.. 달님은 하루에 두 번씩이나 개펄을 열어놓고 사람들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달님의 언어가 그러하다. 달님이 하는 일은 매우 단순하다. 바다는 물이 불어서 해안선까지 밀려왔다가 다시 빠져나간다. 또 한 번 물이 들어왔다가 다시 한 반 나간다. 하룻만에 생기는 일이다. 이 같은 일은 대략 여섯 시간 간격으로 벌어진다. 옛사람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들물' 혹은 '물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바닷물이 밀려 들어온다 하여 '밀물'이라고 불렀다. 그런가 하면 '물이 나간다'거나 '물이 썬다'라고 해서 '날물' 혹은 '썰물'이라고 불렀다. 



그러므로 밀물과 들물은 같은 말이다. 그리고 바다는 하루에 두 번 물이 들었다가, 두 번 물이 나가는 것이다. 물이 최고로 많이 들어왔을 때가 만조라 부르고, 가장 많이 나갔을 때를 간조로 부른다. 이 같은 차이를 '조수 간만의 차'라고 학습한 바 있다. 동해안이나 남해안보다 유독 서해안이 이 간만의 차가 극심하다. 물때는 음력 기준으로 대략 15일 만에 다시 반복되곤 한다. 



달님의 갤러리는 아는 사람만 안다. 그들은 사리와 조금으로 이루어지는 물때를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여 고기잡이 등에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달님의 언어를 잘 안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은 달님의 습관에 맞추어 바다로 나가는 일이 거의 전부이다.



만조에서 간조를 거쳐 다시 만조가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2시간(정확히 11시간 20분 정도) 주기로 한 바퀴 돌게 된다. 즉 조금에서 사리를 거치면서 다시 조금에 이르기까지 걸리는데 15일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과정은 1 물, 2 물, 3 물, 4 물, 5 물, 6 물, 7 물(사리), 8 물, 9 물, 10 물, 11 물, 12 물, 13 물, 14 물, 15 물(조금)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주기를 선조님들께선 한물, 두메, 무릎 사리, 배꼽 사리, 가슴 사리, 턱 사리, 한사리, 목사리, 어깨 사리, 허리 사리, 한 꺾기, 두꺽기, 선조금, 앉은 조금, 한조금으로 불렀다. 참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그리고 다시 한물 두메로 이어지는 게 바다의 살아있는 변화무쌍한 모습이다. 어릴 적부터 자주 봐 왔던 그 바다는 같은 주기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바닷속은 늘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강화 외포항 곁에서 만난 달님의 갤러리는 사리와 조금에 이르는 동안 얼마나 열심히 붓질을 했는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걸작들이 즐비하게 펼쳐져 있는 것이다. 



요즘 하니가 까르본치노(Carboncino, 목탄)  열심히 끼적거리고 있는 소묘 작품은 비교 조차 안 되는 걸작들이 썰물 때만 되면 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 작품들은 하루에 두 번씩 다시 제작되고 보다 정교하고 다이내믹하며 환상적이며, 어떤 때는 비구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무한 상상에 빠져들게 만들곤 하는 것. 우리가 이곳을 다녀올 때만 해도 외포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석모도로 들어갔지만 그 사이 공사 중이던 석모대교가 완공되어 주변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우리는 빗방울이 흩날리는 달님의 야외 갤러리에서 자동차를 몰고 다른 전시관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il Nostro viaggio in Corea del sud_Isola Gangwha
il 22 Novembr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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