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내리의 겨울
삶은 아름다운 조합이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도 그와 같이..
서기 2021년 12월 3일(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비가 오신다. 간밤부터 지금까지 주룩주룩 보슬보슬 겨울비가 오신다. 도시가 비에 흠뻑 젖었다. 하니와 함께 화실을 다녀오면서 능내리의 겨울을 떠올렸다. 참 뻔질나게도 다녔던 능내리의 겨울은 풀숲이 온통 갈색으로 변했다. 수초도 억새도 심지어 낙엽을 떨군 나무들까지.. 그런데 강어귀의 텃밭에는 사람들이 버린 배추가 파릇파릇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질기디 질긴 생명들.. 그 위에 바람에 날린 마른 잎 두 조각.. 희한한 조화가 배추 한 포기 위에 오롯이 남았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은 그렇게 우리 곁에 동행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절망할 때가 적지 않았지. 무릇 형태를 지닌 것들은 모두 사라지리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신의 그림자는 영원하단다. 우리도 그와 같이.. 창밖에는 여전히 비가 오신다. 우기가 점점 더 깊어간다.
L'ombra di Dio e il cavolo come lui anche noi_Neungnae-ri COREA
il 03 Dicembre 2021, La Dis Fida di Barletta in Pug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