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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7. 2021

그곳에 가면 괜히 기분 좋아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의 성탄절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 퓌렌체..!!



     미켈란젤로의 도시 퓌렌쩨에 12월이 오시면 도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붐빈다. 두오모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골목마다 집집마다 성탄절을 기념하는 알베리 디 나딸레(Alberi di Natale, 성탄 트리)가 즐비하다. 사람들의 표정은 꿈을 꾸는 듯하고 미소 가득하다. 



누가 일부러 연출한 것도 아닌데 도시 전체는 환희에 들뜬다. 그들은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성탄절을 정점으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 우리는 이 도시에서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다. 그때만 해도 시간 저편의 기억을 일깨우는 르네상스 시대의 오래된 도시로만 생각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의 성탄절




도시 속에 숨겨진 스토리텔링을 쫓아 머나먼 나라를 찾아 떠났던 것이다. 그런 생각들이 빛을 발한 건 12월이 되면서부터였다. 도시에 성탄을 알리는 트리가 점화하면서부터 잠자던 르네상스가 화들짝 놀라 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이때부터 집에서 머물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도시는 조용한 열광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에 환한 등불이 켜지면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드리워지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는 그렇게 다시 태어나고 그곳에 가면 괜히 기분 좋아지는 것이다. 괜히 기분 좋아진 두 사람..



우리는 이 도시에서 평생의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마침내 대한민국 서울에서 퓌렌쩨로 둥지를 옮긴 것이다.



그리고 그해 겨울.. 12월이 오시면서 우리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기적 같은 일들이 우리 앞에 일어났다.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자 그 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몫이라 했던가..



우리가 이 도시를 향해 꿈을 꾸었을 망정 하늘의 계획은 알 수가 없었다.



인간이 계획하고 하늘이 실천을 한다는 말이 그저 된 게 아니었지..



우리가 꿈꾸었던 미켈란젤로의 도시 위로 하늘의 은총이 충만한 것이다. 그 빛이 희망이었다니..



그 빛과 희망을 쫓아 머나먼 길을 떠난 일이,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라니..



나중에 안 일이다. 죽기 전에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가슴에 품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낯선 세상에 발을 들여놓으면 끝도 모를 벼랑 아래로 추락할 것만 같았던 그곳에 새로운 다리가 놓여 있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했다.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헛된 꿈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고귀한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 도시를 미켈란젤로의 도시로 부르는 이유도 그곳에 있었다.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못했던 하늘나라의 실체를 이 도시에서 깨닫게 된 것이다. 이 도시에 12월이 오시면 사람들은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우리는 시방 하늘이 선물한 '인생의 덤'을 살아가고 있다. 


-서기 2021년 12월 7일 아침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L'albero di Natale della città più bella del mondo_FIRENZE
il 07 Dicembr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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