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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16. 2021

비 오시는 날 버스 창 밖 풍경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4


코로나 시대.. 사람들이 갈증을 호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기 2021년 12월 16일 오전(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쁄리아 주 바를레타의 날씨는 대체로 흐리다. 현재 기온은 10도씨이나 체감온도는 추운 날씨다. 이곳의 겨울은 얼음이 얼 정도로 영하의 기온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10도씨 이하의 기온에 비까지 오시면 체감온도는 영하에 가깝다. 이탈리아 남부에 3년째 살면서 터득된 우기의 날씨는 이러하고, 거의 매일 비가 오는 동안 벌판에는 풀들이 파릇파릇하다. 우리나라의 꽃샘추위에 새싹을 내놓은 봄 풍경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지막한 산에 흩어져 있는 하얀 점들은 이곳에 살고있는 양떼들이다.


이런 날씨는 남미의 파타고니아의 우기 때와 비슷한 풍경이다. 특히 빠따고니아가 시작되는 지점인 뿌에르또 몬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우기 때가 되어 비가 오시면 비를 피하지 않는다. 우비를 잘 갖추지 않거니 우산을 쓰지도 않는 희한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외출을 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뜨거운 난로 곁에 옷을 걸어두었다가 말려 입는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상이 된 먼 나라의 사람들.. 그들이 살고 있는 빠따고니아는 대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와 매우 다른 풍경이 일상이 됐다. 


우리가 눈만 뜨면 보게 되는 대도시의 높다란 아파트나 빌딩 대신 장엄한 안데스를 늘 곁에 두고 있고 맑은 물과 숲이 둘러 씨인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탈 때 보이는 도시의 풍경과 전혀 다른 풍경이 그들 곁으로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런 풍경은 사람들의 정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분명하다. 그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로 감성이 풍부하고 느긋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인 반면에, 감성이 메마른 도시의 사람들과 매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연이 내어준 곡선과 함께 살아가는 동안 대도시의 사람들은 사람들이 만든 직선 문화애 억눌려 산다고나 할까.. 



어쩌다 여가가 주어지면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 바다로 산으로 여행이나 여가활동을 즐기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나 할까.. 더군다나 세계적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사람들은 그나마 여가활동이 쉽지 않다.



사람들을 쉽게 만나지 못하고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소통의 부재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은 물론 유럽 혹은 전 세계가 변이 바이러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직항이 끊어진 지 어느덧 1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럴 리가 없지만 만약, 이러한 때에 도시를 벗어나 야외 혹은 들로 산으로 여행을 떠날 때 주변의 풍경이 파타고니아를 닮았으면 얼마나 좋을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드는 것이다. 



오늘 아침 노트북을 켜고 사진첩을 열어본 곳은 북부 빠따고니아 꼬자이깨서부터 뿌에르또 이바네스로 이어지는 여정에 비가 내리는 풍경이 눈에 띄었다. 버스 속에서 바라본 차 창 밖의 풍경이 비에 젖어있는 것이다. 



연재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빠따고니아 북부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 꼬자이께는 인구가 6만이 채 안되는 작은 도시이며 중부 빠따고니아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는 그들 가운데 섞여 여행을 하고 있으며, 빠따고니아 깊숙이 다녀온 후 이번에는 라고 헤네랄 호수를 건너 아르헨티나로 떠나는 여정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때 만난 비에 젖은 풍경들이 버스 창 밖을 따라다녔다. 매우 훌륭한 경치를 아닐지라도 우리의 일상이 시작되고 끝나는 도시의 거리와 일면 비교가 된다. 지금 보고 계신 풍경들이 주로 그러하다.



이러한 풍경들이 바쁘다는 이유 등으로 10년 만에 빛을 보고 있으므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에 쫓겼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그것도 아니면 게을러터졌던지..



파타고니아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나라에서 겪은 감성 부재의 시대에 파타고니아를 넉넉히 충전한 풍경들이다. 코로나 시대.. 사람들이 갈증을 호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북부 파타고니아의 도로변 풍경이 작은 위로가 되시기 바란다. <계속>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_Coyhaique Patagonia CILE
il 16 Dicembr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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