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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26. 2021

이탈리아, 성탄 전야와 성탄절 풍경

-우리 동네 바를레타의 12월 풍경


코로나 시대의 이탈리아 남부의 성탄절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서기 2021년 12월 26일 아침(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이틀 전의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과 영상으로 남긴 성낱전야와 성탄절의 모습이다. 코로나 시대에 맞이한 우리 동네 성탄 전후의 풍경을 통해 바를레타(Provincia di Barletta-Andria-Trani)의 일면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구 10만 명이 채 안 되는 바를레타는 안드리아와 뜨라니와 함께 세 도시가 하나의 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세 도시의 인구를 합하면 30만 명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바를레타 만 놓고 봤을 때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나 다름없을 정도로 도시는 매우 붐비고 역동적이다. 또 역사적으로 무역이 활발했던 곳으로 지근거리에 한니발과 전투를 벌인 깐네 평원이 위치 해 있는 곳이다. 로마시대 때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자 뿔리아 주의 옥토를 껴안고 있는 곳이다. 질 좋은 포도주와 올리브유가 넘쳐흐르는 곳이며, 구도시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둥지를 튼 후부터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도시 바를레타.. 하니와 함께 성탄 전야와 성탄절.. 이틀 동안 집에서 시내 중심을 돌아봤다. 그 현장을 함께 가 보기로 한다.



서기 2021년 12월 24일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성탄 전야 풍경




성탄 트리가 아름답게 반짝이는 이곳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앞의 풍경이다. 집에서 시내 중심으로 천천히 걸으면 1시간이면 볼 일을 다 보게 된다. 우리는 성탄 전야에 저녁을 먹고 시내를 데이트하며 쇼핑을 즐기기도 했다. 눈팅과 쇼핑이 즐거운 도시.. 집을 나서면 맨 먼저 만나는 바를레타 두오모 곁에 있는 리스또란떼와 카페에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그 장면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을 열어보시면 코로나 시대에 걸맞지 않은 풍경들이 눈길을 끌 것이다. 이곳의 청춘들은 자국의 축구경기나 성탄절 등 사람들이 모일 때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하니와 나 둘 뿐이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한 두 곳에 불과했으며 다수 시민들은 성탄 전야를 조용하게 보내고 있었다. 청춘들은 카메라만 보면 열광한다. 참 귀연 녀석들..ㅎ 



집으로부터 지근거리에 있는 교회(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올리고 있는 풍경이 눈에 띈다.



성탄 전야 바를레타 두오모(Concattedrale di Santa Maria Maggiore) 근처는 조용했다. 두오모는 13세기 초에 지어진 건축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건축양식은 로마니코와 고딕(Romanico(Architettura romanica)_Gotico(Architettura gotica))을 취했다. 건물 외양이 독특하고 고급스러우며 아름답다..



시내 중심으로 이어지는 꼬르소 쥬세페 가리발디(Corso Giuseppe Garibaldi) 거리의 모습이다. 거의 매일 이용하는 이 거리는 주변에 고급 상점들이 즐비하며 대리석으로 장식된 도시가 성탄 트리에 반짝거린다.



사내 중심에 위치한 유서 깊은 바실리카 성묘 교회(Basilica Collegiata Santo Sepolcro) 앞에 바를레타의 심벌인 에라클리오(Eraclio - Il Colosso di Barletta, 바를레타 거상)가 십자가를 들고 있다. 청동 주조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두 다리는 새로 만들었다. 작품은 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높이는 4.5m이다. 추정컨데 밸런타인 3세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작품의 모델은 아마도 테오도시우스 2세(Teodosio II) 황제로 당신의 발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하여 두 발은 반들반들 윤기가 흐른다.



에라클리오 동상 뒤편에 위치한 바실리카 성묘는 11세기 말에서 12세기 초에 지어진 교회로 건물 안에는 성묘의 보물이 있다고 한다. 이곳 바를레타의 여러 교회들 중 주요 교회로 고대로부터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 잡아 성지 순례자와 십자군 원정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 알려졌다. 그리스도의 무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나 역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좀 더 접근해 봐야겠다. (링크 참조) 



서쪽을 향한 출입구는 온화한 고딕 양식(Il portale ovest d'ingresso)으로 지어진 건축물로 외관이 뛰어나다. 바닥은 모두 대리석으로 깔려있고 주변의 카페와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바를레타 인들이 즐겨 찾거나 이용하는 장소로 결혼식 명소이다.



이날 하니와 나는 시내 중심으로부터 다시 신도시 지역의 상점이 즐비한 곳에서 그동안 찾고 있던 물건 하나를 구입했다. 아르간 오일(Olio di argan)로 만든 비누이다. 북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아르가니아 스피노사(Argania spinosa)의 열매에서 추출한 이 오일은 모로코 8천만 년 동안 존재해왔던 것으로 피부건강에 매우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비누와 샴푸 오일 등으로 판매된다. 피부 개선에 좋은 성분인 비타민 A와 E가 풍부하고 피부미용에 탁월한 항산화 성분과 오메가 6 지방산 그리고 리놀레산이 풍부하단다.  눈여겨볼 명품이다.



성탄 전야.. 아르간 비누를 구입하던 날 점원이 아르간 향수를 하니와 나의 손등에 뿌려주었다.



서기 2021년 12월 25일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성탄절 풍경




그리고 다음날 맞이한 아기 예수가 탄생한 날.. 조용히 집에서 웹서핑이나 할까 하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세상 조용했다. 이 도시에 문을 연 곳은 카페 두 군데로 연중 성업 중인 곳이다. 사내는 대부분 텅 비었으며 다시 에라 클리오 동상까지 돌아왔다. 그동안 조용한 성탄절 풍경을 영상에 담아봤다.



아래 사진들은 집에서 출발한 직후부터 남긴 기록이다.



지근거리에 위치한 바를레타 두오모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시내로 접어들었더니 상점 대부분은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코로나 시대의 성탄절.. 뭔가 많이 허전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축제로 들뜬 분위기가 연출될 듯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조용하다. 두오 앞은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꽉 닫힌 상점 진열장을 기웃거렸다.



사내의 거리도 가끔씩 이동하는 차량을 만날 수 있을 뿐 거리는 성탄트리만 홀로 반짝이는 풍경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도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집안에서 조용히 성탄절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사내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번에는 하니도 카메라를 들고 거리 풍경과 골목길을 카메라에 담았다.



성탄의 밤이 깊어가던 날..



다시 에라크릴오 동상 앞을 지나 구도시 중심으로 행했다.



거리를 수놓던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코로나 시대.. 사람들은 여전히 행운이 필요했던지.. 성탄 트리가 졸고 있는 사이 가까이서 본 에라클리오의 발등만 반질반질 윤기가 흐른다. 만지작만지작.. 



적지않은 분들이 이탈리아 반도를 장화에 비교했을 때 장화 뒤꿈치 아래에 위치한 바를레타가 궁금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바를레타를 어촌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이 도시에 살면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도시임을 직감했다. 이탈리아 곳곳에 위치한 오래된 도시조차.. 어쩌면 우리가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미켈란젤로의 도시 퓌렌쩨 보다 더 아름다운 도시가 우리 동네가 아닌가 싶다. 성탄절에 다시 한번 더 생각했다.



우리가 이 도시에 살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란 것이다. 신의 그림자가 충만한 이 도시에 우리를 데려다준 하늘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주의 날개로 품은 곳'이라고 말한다. 사랑이 충만한 도시이자 가족밖에 모르는 사람들.. 곧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La citta della illuminata da un albero di Natale_BARLETTA
Il 26 Dicembr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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