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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08. 2022

18년 전의 기록, 최종 점검

-남미 일주 배낭여행 이렇게 시작됐다


많이도 달라진 여행 문화.. 18년 전의 기록을 들추어 보니..!


서기 2022년 1월 8일 이른 새벽(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노트북을 켜고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에는 오래 전의 기록이 담겨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에 기록된 사진 속에서 요즘과 매우 다른 여행문화가 가감 없이 드러났다. 잠시 그 장면을 돌아본다.



온갖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널린 이곳은 우리가 살고 있던 서울 강남의 R 아파트 14층이었다. 베란다를 향해 창문이 열려있는 창가에 매킨토시 제품의 PC가 놓여있다. 애플(Apple)의 할아버지 벌 되는 피씨가 나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우리에게 IT 세상을 선물한 스티브 잡스는 이때쯤 머리를 싸매고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로부터 대략 7년 후 불귀의 몸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났다. 인간의 앞날은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하니와 내가 남미 일주 배낭여행을 앞두고 짐을 꾸리고 최종 점검을 하고 있을 때 그는 개미처럼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개미와 베짱이..     



우리는 배낭여행을 통해 남미를 돌아보고 싶었는데 이때 우리가 감당해야 할 짐들이 만만치 않았다. 60리터짜리 대형 배낭은 물론 보조 배낭과 짐보따리 등이 묵직했다. 우리가 챙겨갈 짐들은 체크리스트를 앞에 두고 하나둘씩 보따리 속으로 정리정돈되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여행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미리 챙겨놓은 자잘한 정보들과 함께 두꺼운 책 속에 정리된 론니 플렛닛(Lonely Planet)이 동행했다. 그리고 여행기를 끼적거릴 잡기장은 물론 필요한 정보들이 A4 용지에 빼곡하게 기록되었다. 



그리고 DSLR 카메라가 동행했으며, 우리 신분을 증명해 줄 여권과 지폐로 바꾼 달러가 봉투에 나뉘어 담겨있었다. 심지어 카메라에 사용될 묵직한 충전기와 배터리까지 준비를 마쳤다. 아울러 배낭 속에는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코펠가 버너 등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갈아입을 옷이 쓸모에 따라 준비되었다. 또 당시 출시된 최신 아웃도어와 등산화가 남미 일주 배낭여행 끝까지 따라다녔다. 카메라의 용량은 요즘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했다. 전체 일정을 나누어 필름 카메라처럼 여정을 나누어 몇 컷씩 나누어 기록해야 했다. 



최종 점검이 끝나던 그날 저녁은 설렘으로 잠 못 이루었다. 여행은 그런 것이자 여행자의 행복은 이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나 할까.. 우리의 여정은 인천공항을 출발한 이후 북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대권 항로를 통해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 도착한 다음.. 다시 미국의 상공을 날아 멕시코 시티에 도착하는 순서였다. 멕시코에서 다시 1박 한 이후 페루의 리마 공항에 도착 할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안 청춘의 배낭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배낭여행을 앞두고 집에서 모든 짐들을 펼쳐놓고 최종 점검을 하고, 이때부터 여행자의 기록이 시작됐다. 


위 자료사진은 케나다 뱅쿠버 공항을 이륙한 후 창 밖으로 내려다 본 아름다운 뱅쿠버 풍경


기록은 여행이 시작될 때부터 여행이 끝날 때까지 매 순간순간 메모리의 공간에 따라 기록되었다. 배낭여행 최고의 순간들이 메모리에 기록되었으며, 이 기록들은 향후 미디어에서 각광을 받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록의 습관으로 인해 중장년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요즘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당시에 일어났다. 요즘은 작은 배낭 하나에 여권과 여정에 필요한 얼마간의 비용과 휴대폰만 챙기면 간단할 것이다.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길 위에서 서성거릴 이유조차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18년 전과 서기 2022년 1월 8일 현재.. 달라도 너무 달라진 여행문화 속에서 다시금 기록의 중요성을 뒤돌아 본다. 기록이 당신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의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 확실하다. 기회가 닿으면 무조건 떠나라. 그리고 당신이 사용하는 인터넷 플랫폼에 기록을 남기라. 이털리아서 열어본 18년 전의 여행 기록이 여전히 빛을 발하는 이른 아침이다.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_Controllo finale Casa mia
il 08 Genn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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