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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09. 2022

18년 만의 눈부신 외출

-ANCORA, 멕시코 인류학 박물관 속으로 


18년 만의 눈부신 외출..?!


    최종 점검이 끝나던 그날 저녁은 설렘으로 잠 못 이루었다. 여행은 그런 것이자 여행자의 행복은 이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나 할까.. 우리의 여정은 인천공항을 출발한 이후 북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대권 항로를 통해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 도착한 다음.. 다시 미국의 상공을 날아 멕시코 시티에 도착하는 순서였다. 멕시코에서 다시 1박 한 이후 페루의 리마 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안 청춘의 배낭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배낭여행을 앞두고 집에서 모든 짐들을 펼쳐놓고 최종 점검을 하고, 이때부터 여행자의 기록이 시작됐다. 



기록은 여행이 시작될 때부터 여행이 끝날 때까지 매 순간순간 메모리의 공간에 따라 기록되었다. 배낭여행 최고의 순간들이 메모리에 기록되었으며, 이 기록들은 향후 미디어에서 각광을 받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록의 습관으로 인해 중장년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요즘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당시에 일어났다. 요즘은 작은 배낭 하나에 여권과 여정에 필요한 얼마간의 비용과 휴대폰만 챙기면 간단할 것이다.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길 위에서 서성거릴 이유조차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18년 전과 서기 2022년 1월 8일 현재.. 달라도 너무 달라진 여행문화 속에서 다시금 기록의 중요성을 뒤돌아 본다. 기록이 당신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의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 확실하다. 기회가 닿으면 무조건 떠나라. 그리고 당신이 사용하는 인터넷 플랫폼에 기록을 남기라. 이털리아서 열어본 18년 전의 여행 기록이 여전히 빛을 발하는 이른 아침이다. 





이틀 전 <18년 전의 기록, 최종 점검> 편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캐나다 밴쿠버 공항을 이륙하여 북미 대륙(미국 상공)을 가로질러 마침내 두 번째 중간 기착지인 멕시코 공항에 발을 디뎠다. 그게 어느덧 18년 전의 일이다. 당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박 2일이었다. 남미 페루의 리마 공항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비행기는 이틀을 더 묵어야 했다.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호텔을 잡고 멕시코 시티 관광에 나섰다. 그때 만난 풍경들.. 



18년 만의 눈부신 외출




    서기 2022년 1월 9일 아침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18년 전의 중남미 여행 사진첩을 열어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멕시코 시티의 소깔로 광장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교회(Cattedrale di Città del Messico) 앞에 하니가 작은 배낭을 등에 메고 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아침을 먹다 말고 "빨리 여기로 와 봐 봐.."라며 노트북 앞으로 다가온 그녀는 무슨 일인가 싶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설명을 곁들이자 이렇게 놀라워했다.


"오 모모.. 오 모모.. 저게 언제쩍이야..?"



당시만 해도 우리는 가톨릭 교회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피사로가 남미를 침탈한 이후 남겨진 그들의 유물은 절도범 혹은 도둑들이 남겨놓은 장물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와 대자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길이가 110미터에 달하고 너비가 55미터이며, 높이가 3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교회 앞에 서 있었다. 

그게 어느덧 18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이며, 18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전혀 어색하지 않은 풍경들.. 마치 며칠 전 혹은 몇 달 전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때 우리는 광장 근처의 한 노점에서 또르띠야로 점심을 때우고 멕시코 시티의 인류사 박물관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박물관으로 이동하는 하니의 뒷모습이 다시 포착됐다.


"오 모모.. 오 모모.. 그런데 넘 작아..!"



그런 잠시 후 우리는 박물관 안으로 이동해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임을 깨달으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18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그는 박물관에 들어선 후 기념촬영을 했다. 다시금 살펴본 당신의 모습은 낯설었다. 여행자의 모습만 물씬 풍길뿐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달라진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18년의 세월 너머 등장한 우리.. 18년 만의 눈부신 외출이 시작됐다. 


il Nostro viaggio America Centrale_Museo Nacional de Antropologia MESSICO
il 09 Genn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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