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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25. 2022

달님과 나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15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들.. 사람들은 무슨 꿈을 꾸며 살아갈까..?!



사람들은 손에 잡히기는커녕 눈에 보이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야금야금 덜어 먹고사는 것이다. 그때 당신이 꿈을 꾼 마래의 세상에 등장하는 모습은 어떠할까.. 돈을 엄청 많이 벌고 권력을 휘잡아 떵떵거리고 살고 싶을까.. 매 끼니 맛있는 요리를 마음대로 먹으며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는 세상을 꿈꾸고 살아갈까.. 


** 웅장한 바위산(중턱에 미루나무가 서 있는 곳은 사람이 사는 곳) 뒤로 흰 눈을 이고 있는 장엄한 풍경은 쎄로 까스띠요(Reserva Nacional Cerro Castillo) 국립공원의 모습이다. 곁에 두고 다녀오지 못한 파타고니아(칠레)의 명소이다.


사진첩을 열어놓고 훼리호 선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기록해둔 풍경들을 보니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아직도 귓전으로 쉭쉭 거리며 스치던 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그럴 리가 없지만.. 만약, 당시에 이토록 아름다운 장면을 기록해 두지 않았다면, IT세싱에서 나 혹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는 동안 오늘을 사랑하면 내일은 덤으로 주어지는 것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미래는 없다. 준비하지 않은 내일은 없다. 하니는 곧 잠자리에 들 것이다. 파타고니아 끝까지 동행한 그녀.. 그녀는 이곳 이탈리아 바를레타에서 그림 수업을 마치고 머리를 뉘고 있다. 지금도 그녀는 파타고니아 여행 때 꿈꾼 모습 그대로 당신의 좌우명을 외우고 있을 것이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천년을 살 것처럼..!"



달님과 나 




누가 바람을 보았는가..?!



    서기 2022년 1월 24일 저녁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노트북에 로그인하고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을 열어보고 있다.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귀한 풍경들이 오롯이 남아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본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생각건대 우리나라에서 이런 낯선 풍경을 만난 사람들은 매우 드물거나 아예 단 한 분도 없을 듯싶다. 이곳은 바람의 땅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장차 우리는 뿌에르또 인제니에로 이바네스(Puerto Ingeniero Ibáñez)로부터 라고 헤네랄 까르레라 (Lago Buenos Aires/General Carrera)를 건너 칠레 치코(Chile Chico)까지 항해를 할 것이다. 첨부한 구글 지도를 잠시 들여다볼까.. 



본문에 잠시 언급된 쎄로 까스띠요(Reserva Nacional Cerro Castillo) 국립공원 우측으로 상하로 길게 그어진 실선은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국경이다. 좌측으로 호수 면적이 크게 보이는 곳이 칠레 쪽이며 우측은 아르헨티나 쪽이다. 우리를 태운 훼리호는 실선 좌측 위에서부터 아래로 항해를 하고 있으며, 현재 위치는 협수로를 지나기 전 이바네스 강(Río Ibáñez)과 이어진 호수 위로 눈을 뜰 수 없을 만치 강한 바람이 불어대고 있었다. 마치 달나라로 쏘아 올린 로켓이 대기권을 지나 우주로 나아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심한 바람이 훼리호 선상으로 불어대는 것이다.



하니는 바람을 피해 선실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고, 나는 훼리호 갑판 위에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호수와 주변 풍경을 번갈아 뷰파인더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달님과 나.. 



참 묘한 조합이었다. 벌건 내 낮에 바람의 땅 위에서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는 달님..



우리에게 달은 매우 친근한 존재였지..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팔월 한가위가 다가오시면 해마다 달님은 우리 곁으로 소환되곤 했다. 바람의 땅에서 바라본 달님은 은빛이지만 한가위 때 바라본 달님은 금빛이었다. 샛노랗고 동그란 달님이 내 가슴에 콕 틀어박힌 건 유년기 때였다. 



가난했던 시절.. 어린 녀석에게는 생일상과 다름없는 먹거리가 철철 넘치던 한가위.. 얼마나 먹어댔던 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과식을 하는 것이다. 어머님과 숙모님이 차례상 준비를 위해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오고 가며 하나씩 집어 먹는 등 평소와 다른 식탐 때문에 배탈이 난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한 밤중..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이 은빛 고운 가루를 마구 뿌려댈 때 녀석은 할머니를 흔들어 깨우는 것. 요즘은 화장실이 주로 실내에 있지만 당시만 해도 화장실(뒷간)은 뒷마당 한쪽에 자리자고 있었다. 화장실도 화장실 나름이지.. 똥통에 판자 두 개를 걸쳐놓아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고 응가 냄새가 진동을 하는 곳. 어떤 녀석들은 중심을 잡지 못해 똥통에 발이 빠졌다는 소문이 동네방네 자자한 시절이었다. 


훼리호 선상에 구비한 구명벌(life raft, 구명정)에 쓰여진 글씨 떼우엘체(Tehuelche)가 눈에 띈디. 떼우엘체는 파타고니아에서 살았던 원주민(인디오)들로 천, 청크, 청크라고도 불렀다. 이들은 키가 커서 유럽인들에게는 거인족으로 불렸다. 파타고니아라는 명칭은 마젤란과 그의 원정대가 거인족이라고 묘사했던 원주민들을 가리키는 파타곤(patagón)이라는 말에서 비롯됐다.


Tehuelche


I Tehuelche, chiamati anche Patagoni o (originalmente) Chon o Chonk o Tchonk, sono una tribù di Nativi Americani stanziata in Patagonia. Erano piuttosto alti e quindi vennero conosciuti dagli europei con il nome di Giganti della Patagonia.



당연히 뒷간에 전기불이 들어올 리가 없지.. 그래서 녀석은 뒷간 문을 열어놓고 볼 일을 보는 것이다. 그때 할머니를 깨운 건 누구라도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하늘 높은 데서는 달님이 씩 웃고 계시고 할머니는 손자 녀석이 볼 일을 빨리 끝내기를 아기다리고기다리.. 녀석의 한 마디가 이어진다.


"끙.. 할머니.. 어디 가지 마요. 끙..ㅜ"

"여깄다. 가긴 어딜 가..! ^^"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에서 오래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와 유년기를 소환해 보는 것도 바람 때문이었을까.. 아무도 보지 못한 바람 속에 실려온 오래된 추억.. 바람의 땅으로 들어가는 관문에서 바라본 풍경들은 마치 옥토끼가 살고 있는 달나라처럼 호기심 가득하게 만든다. 설렘 가득한 새로운 세상.. 10년이 더 지나 열어본 사진첩 속에 오롯이 남아있는 바람의 흔적이 아스라하다.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_Puerto Ingeniero Ibáñez Patagonia CILE
il 24 Genn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Puerto Ingeniero Ibáñez(Turismo)


Esta zona como la mayoría de las localidades de la Región de Aysén, presentan grandes atractivos naturales. En particular, en esta zona se ubica los imponentes Saltos del Río Ibáñez, a 5 km desde el pueblo, por la ruta que conduce a península Levican.

La Reserva Nacional Cerro Castillo, con sus imponentes cumbres destacable de sobremanera el Cerro Castillo, con una altitud cercana a los 3000 msnm y con presencia de nieve durante todo el año, además el paredón de las manos.



Monumentos arqueológicos, las manos de Cerro Castillo, que se encuentra a escasos km desde la localidad del mismo nombre, son vestigios de la cultura Tehuelche, instalada en tiempos anteriores en la zona.

En el mes de enero se desarrolla el Festival Internacional de Jineteadas y folclore más grande de Chile, convocando solo en esa fecha alrededor de 7000 visitantes, dando a conocer las tradiciones culturales, potenciando la economía 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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