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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12. 2022

시간(歲月)의 무덤 속 진풍경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시간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지난 여정 <빛과 소금의 바다 참 특별한 경험> 편에 이렇게 썼다.


    우리가 처음 만난 볼리비아의 유유니 소금사막은 말 그대로 상상불허의 명품이었다. 빛과 소금의 나라.. 이곳에서는 음식이든 언어든 그 무엇이든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모든 것이 박제되고 소금에 절여진 세상.. 그 세상을 18년 후에 열어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첫 장을 열자마자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시제가 떠올맀다. 과거 현재 미래..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 18년 전의 시간은 과거..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현재.. 그리고 장차 다가올 달력 뒤에 숨은 날짜는 미래.. 이렇게 시간을 만들고 쪼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사진첩을 여는 순간부터 과거는 사라지고, 나는 우유니 소금사막 한가운데 선인장 숲 속을 거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니도 거기 있었다. 해돋이와 해넘이가 반복되고 순환되는 것처럼, 사진첩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놀라운 일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시간(歲月)의 무덤




    서기 2022년 2월 11일 저녁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노트북에 로그인하고 남미 여행 사진첩을 열어놓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이런 습관은 매우 자연스럽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컴 앞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현대인들에게 인터넷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현대는 모든 일상이 인터넷으로 시작하고 공유되는 정보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지구 반대편의 일상은 물론 오지의 풍경도 손바닥 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대.. 우리는 참으로 편리한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 사람들은 4차 혁명을 말하고 있다. 4차 혁명이란 디지털 혁명인 3차 혁명에 기반을 둔 디지털, 바이오, 물리학 등 기존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기술혁명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혁명이 인간 세상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니와 나는 이른바 천지개벽이 만들어 낸 조물주의 작품이다. 우리 행성의 지각 변동으로 솟아올랐던 알띠 쁠라노(Altiplano) 지역의 빙하가 2만 년 전부터 녹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그 이후 건조힌 기후가 시작되면서 물은 모두 증발하고 소금만 남은 것이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를 비롯한 알띠 쁠라노의 높이는 해발 3,660m에 달하고 우유니 소금사막은 안데스의 영봉에 가까운 볼리비아 남서부 포토시 주와 오루로 주에 자리 잡고 있다. 사막 가운데에는 선인장으로 가득 찬 '물고기 섬'이라 불리는 잉까우아시 섬(Isla Incahuasi)이 있다. 스페인어로 부르는 섬의 이름이다.


하니가 물고기 섬 꼭대기(언덕)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한 때 용암이 들끓었던 흔적이 그대로 박제되어 있다.


이 섬은 안데스 지역에 살았던 원주민 인디오가 사용한 캐츄아어(Lingue quechua)로 잉까와시(Inkawasi 또는 Inca Wasi)로 부르는데 '잉카의 섬'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가 서 있는 현재 위치가 잉까우아시라 불리던 물고기 섬이다. 이곳의 정확한 해발 높이는 3,656m이며, 물고기 섬으로 불리게 된 어원은 이 섬이 '물고기를 닮았다'라고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섬의 이름을 붙인 원주민 캐츄아어에 따르면 '잉카인을 위한(per Inca) 집(casa)'이라는 것.



Isla Incahuasi


Si trova nel dipartimento di Potosí, nella provincia di Daniel Campos, nel comune di Tahua, nel cantone di Yonza.  Isla Incahuasi è il nome spagnolo dove isla significa isola, Inca sta per Inca e huasi deriva dalla parola quechua wasi che significa casa.


Incahuasi ha una superficie totale di 24,62 ettari e ospita una colonia di Echinopsis atacamensis e un centro turistico. Sulla collina ci sono sedimenti e depositi simili a coralli, che spesso consistono in fossili e alghe. Il promontorio è la cima dei resti di un antico vulcano, che fu sommerso quando l'area faceva parte di un gigantesco lago preistorico, circa 40 000 anni fa.



잉카의 섬 총면적은 24.62 헥타르이며, 언덕 위에는 지각이 융기될 당시에 생긴 산호를 닮은 퇴적물과 조류 등의 화석이 발견된다고 한다. 오래전 이곳에서 화산활동이 일어나면서 생긴 모습이 그대로 박제되어 있고 그 시기는 대략 4만 년 전(circa 40 000 anni fa)이라고 한다. 4만 년 전..



우리 인간이 계수할 수 없는 까마득히 오래전 아메리카 대륙의 안데스 산맥을 축으로 생긴 알띠쁠라노 지역에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은 시간의 모습을 여행자가 만나고 있는 것이다. 즉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들이 진화를 거듭한 끝에 4차 혁명 시대를 열고 있지만, 우리 행성 한쪽에 위치한 소금사막이 시간의 부패(?) 혹은 산화를 차단하고 남긴 유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은 아무짝에도 슬모 없는 우리들만의 잣대였을 뿐일까..



이곳 '앙카인의 집'을 빼곡히 수놓고 있는 선인장 숲을 보면 우리가 말하는 시간이 얼마나 가련한지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선인장들의 나이는 1000년이 넘는 것들이 다수인데 그들의 성장 속도를 보면 혀를 차게 된다. 이곳의 선인장 크기는 사람의 키 네댓 배에 이르고 수명은 거의 1000년에 이른다고 한다. 



그 선인장들이 자라는 속도는 1년에 고작 1mm 정도라고 하므로 10m 이상 자란 선인장의 나이는 1천 년을 훌쩍 넘은 것들이다. 소금사막 한가운데서 작렬하는 볕을 쬐고 있는 선인장.. 녀석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을까..


어느 날 잉카인들이 이 섬에 심었다고 전하는 선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계수하고 있는 시간은 단지 허구였을 뿐일까.. 시간조차 소금으로 염장해 둔 우유니 소금사막.. 우리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건기였으므로 소금사막 저편에서 소금기를 담은 쌀쌀한 바람이 눈부신 햇살을 뚫고 선인장 숲 사이를 드나들었다. <계속>



La scelta migliore della mia vita_Il Nostro viaggio Salar de Uyuni
il 11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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