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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03. 2022

폭스바겐, 낭만 가득 행복 가득

-2022, 폭스바겐 하프 마라톤 이모저모 #2 


보면 볼수록 싫증 나지 않고 매력 풍기는 풍경..?!!



고목의 가로수에 아침햇살 가득한 이곳은 바를레타 성 뒤의 모습으로 한 때 아드리아해의 바닷물이 들락거리던 곳으로 성의 해자와 맞닿은 곳이다. 지근거리(좌측)에 바를레타 항구와 방파제가 위치해 있다.



하프 마라톤 출발점의 모습이다. 선수들은 이미 출발을 했으며, 행사 요원들이 부지런히 다음 순서를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 참가자 전원에게 메달이 수여될 것이다. 우리 동네서 개최되고 있는 하프 마라톤의 이모저모를 두 번째 만나보고 있다. 우리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 살면서 느끼는 점은 다름 아니다. 



높은 빌딩이 없는 나지막한 도시의 풍경과 지근거리에 위치한 아드리아해 및 바를레타 평원이 시선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퓌렌쩨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를 온 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든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흘렀갔다. 한 때는 코로나가 창궐해서 조바심으로 시간을 보내고.. 그다음 하니의 그림 수업이 이어지면서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이랄까.



이틀 전(1일), 이곳 바를레타서 열린 2022 폭스바겐 하프 마라톤 대회를 취재하면서 결승점 곁에 주차해 둔 폭스바겐 구형 모델과 신형차를 만날 수 있었다. 폭스바겐은 이탈리아인들이 선호하는 자동차인데 이곳 바를레타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내서 만난 폭스바겐 중에는 50년도 더 된 차들이 멀쩡하게 운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가정적이고 보수적인 성격들이 작용했는지.. 구형 오토바이 모델인 봬스파(Vespa)는 다른 모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애용한다. 새로운 모델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과 매우 다른 모습들이다. 보다 세심하게 관찰해 보나 마나 폭스바겐 구형 모델은 외양이 독특할 뿐만 아니라 싫증 나지 않는 곡선미를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이날 곁에서 비교되고(?) 있었던 차종도 미려한 외관을 갖추었지만, 우리가 흔히 만났던 현대차의 모델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다. 도시마다 차이는 있을지언정 현재까지 이곳 바를레타서 눈에 많이 띄는 차 중에 폭스바겐 엠블럼이 붙어있다.



이날 만난 폭스바겐(Volkswagen은 독일어로 '국민차'라는 뜻으로, 국민, 인민 등을 뜻하는 'Volk'와 자동차를 뜻하는 Wagen이 연결 요소(linking element, interfix)인 -s-에 의해 서로 합성된 단어란다.) 구형 모델 중 녹색으로 된 자동차는 보는 순간 낭만과 행복 가득한 자동차로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녀석의 정체(VOLKSWAGEN - ESCARABAJO BEETLE 1200 STANDARD 1960 - GREEN)를 살펴보니 나이가 어느덧 환갑을 넘기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신차가 출시되기 무섭게 1~2년 정도 운행하다가 차를 바꾸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의 취향은 결혼 한 번에(여러 번 하는 사람들도 숱한 세상이다.ㅜ) 죽을 때까지 옆지기와 함께하는 듯한 취향이 느껴지는 것이다.



오랫동안 운명을 함께 나누는 믿음직한 반려자처럼, 설령 그러하지 않더라도 변함없는 사랑을 느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프 마라톤 취재에 나섰다가 한편에 주차된 자동차를 바라보면서, 쉽게 변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한 번 '내 것'으로 여기면 죽을 때까지 운명을 함께하는 사람을 일면 견주어 보는 것이랄까..



속도에 밀리고 약간은 불편해도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서 추억을 공유하게 해 준 자동차가 있다면 가족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별의별 생각을 다 하고 산다. 까이꺼.. 자동차가 무슨 대순가 싶은 사람들에게는 매사가 대수롭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애지중지한 사람이나 물건이 오래도록 싫증이 나지 않는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튀지 않고 모나지 않은 성격처럼 종국에는 둥글둥글 살게 마련인 것을, 이리 나대고 저리 나대면 더 나아질 것도 없는 세상..



폭스바겐의 역사


폭스바겐의 역사는 포르쉐를 만든 공학박사 페르디난트 포르셰(Ferdinand Porsche)로부터 시작되었다. 구체적인 탄생 배경을 보니 나치당의 히틀러가 등장하는 등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대목은 히틀러가 독일 노동자들이 독일에서 만든 저렴한 자가용 승용차를 소유 하여 유럽을 자유롭게 오가게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구상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집권 직후부터 공공 토목사업으로 아우토반(Autobahn, 고속도로) 건설에 착수했고, 이어서 1934년에는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에게 노동자도 돈을 모아 충분히 살 수 있는 1,000 라이히스 마르크 짜리(당시 평균적인 노동자 월급은 대략 150~200 라이히스 마르크 정도였으니, 약 반년치 소득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국민차(Volkswagen)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당시 독일의 민간 자동차 업체들은 고급 차량 중심의 라인업만을 갖고 있어서, 이 가격에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업체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이 프로젝트는 독일 노동전선이 떠맡아 거액의 공공 보조금을 투입한 별도의 기업을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폭스바겐 사 태동의 계기였으며, 이후 1937년에 폭스바겐이 공식적으로 창립되었다는 것. 



폭스바겐의 역사만큼이나 숨 가쁘게 달려온, 2022 바를레타 하프 마라톤의 한 주자가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전력 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동안 가뿐 숨소리가 귓전을 맴돌고 있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진정한 승리자의 호흡이 따끈한 5월을 식히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의 낭만 가득한 행복을 지키는 일은 자기 자신을 부단히 다독거리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행사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날이었다.



영상, Volkswagen Barletta Half marathon 2022_바를레타 하프 마라톤




Volkswagen 

Barletta 

Half marathon 2022. 

il Primo Maggio, BARLETTA


il 02 Magg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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