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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0. 2022

이탈리아 달팽이 볼수록 신기해요

-이탈리아 남부 바를레타 사구의 아름다운 5월


달과 달팽이.. 그리고 달팽이의 모든 것..?!!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면 기분 좋은 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바를레타 구도시 중심부는 온통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도시답게 도시는 가로등 불빛 때문에 황금색으로 변한다. 집을 나서면 5분에서 10분 남짓 도시 중심을 가로지르게 되고 곧 아드리아해가 보이는 언덕으로 가게 된다.


   서기 2022년 5월 19일 오전 04시 30분경(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집을 나섰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각. 도시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로 가로등이 졸고 자빠졌다. 금방이라고 눈을 감아버릴 듯한 가로등이 밤새 구도시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 이유는 다름 아니다. 5월부터 하절기는 아침운동을 나갈 때 평소보다 서둘어야 한다. 목적지를 돌아오는 시간에 머리 위에 내리쬐는 볕 때문이다. 따라서 선글라스와 모자는 필수로 준비하고 약간의 간식과 식수 그리고 커피를 준비해 간다. 



오늘 아침 목적지는 집으로부터 대략 4.5km 떨어진 곳. 왕복 9km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보통 걸음걸이로 대략 3시간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나, 조금 바쁜 걸음걸이로 걸으면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므로 다시 집에 도착할 시간은 대략 오전 7시가 되는 것이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면 기분 좋은 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바를레타 구도시 중심부는 온통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도시답게 도시는 가로등 불빛 때문에 황금색으로 변한다. 집을 나서면 5분에서 10분 남짓 도시 중심을 가로지르게 되고 곧 아드리아해가 보이는 언덕으로 가게 된다. 언덕 위에서 종려나무 가로수길에 접어들면 수평선 너머로 발그레한 입자들이 빼곡하다. 



오늘 아침 바를레타 일출시간 05시 33분.. 아직 1시간은 더 지나야 해돋이를 볼 수 있다.



지금부터 하절기 동안은 해돋이 시간이 점점 더 빨라지기 때문에 하지 때까지는 시간에 맞추어 집에서 좀 더 일찍 출발해야 한다.



이날 아침 바닷가에는 바람이 꽤 많이 불었다. 하지만 찬기운이 없어 시원한 바람..



5월의 바닷가는 한여름을 쏙 빼 닮았다. 수평선 너머 아드리아해 상공은 점점 더 많은 붉은 입자들이 빛을 발한다. 최초 발그레한 빛들이 점점 더 밝아지면서 어둠이 저만치 사라지는 것이다.



이때가 되면 산책길에서 아드리아해를 곁눈질을 하며 걷게 된다. 그리고 머지않은 시각에 바를레타 평원 사구에서 살고 있는 달팽이들을 만나게 된다. 봄에 심어둔 작물들이 고갈될 즈음 평원에는 상상불가의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거니 매우 희귀한 풍경들.. 달과 달팽이가 평원에서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볼수록 신기하고 아름다운 녀석들..




이탈리아 달팽이 볼수록 신기해요


집에서부터 종려나무 가로수 길이 끝나는 지점은 대략 2.5km가 넘는다. 이때부터 가로수길은 사라지고 바를레타 평원의 사구가 길게 이어진다. 이때부터 행정구역은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Margherita di Savoia (Italia))이지만, 사보이아와 떨어져 있으므로 바를레타 사구 혹은 평원으로 부르는 것이다. 그때 만난 아름다운 장면들이 달과 달팽이들.. 



유채꽃이 만발한 사구 너머로 밤을 하얗게 지새운 달님이 하니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달님은 곧 서쪽 하늘로 자취를 감추게 되겠지만 이때부터 아직도 졸고 자빠진 달팽이 무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달팽이의 모든 것



언제인가 녀석들을 채집해 집에서 키우면서 생태를 관찰한 적도 있다. 생각보다 식욕이 왕성한 녀석들은 현관에 있는 식물들을 단박에 해치울 정도였다. 녀석들은 먹는 양만큼 응가고 많이 싸 붙여서 자주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헸다. 그런 어느 날 귀차니즘이 생긴 것은 물론 녀석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즉시 모두 해방시켰다..

그리고 오늘 아침 다시 녀석들을 만나면서 달팽이의 모든 것을 찾아 나섰다. 그때 발견한 달팽이의 모든 것.. 인터넷은 새로운 세상의 길라잡이가 되고 관련 자료와 사진이 만나면 김동의 포스트가 완성된다. 달팽이의 모든 것을 공부해 본다.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달팽이의 특징


연체동물문(軟體動物門 Mollusca)은 절지동물문 다음으로 많은 종을 갖고 있으며, 캄브리아 초기에 출현한 이래 쥐라기에 가장 번성하여 약 13만 종이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하며, 현생 하는 종은 10만 7천 여종으로 추정한다. 달팽이(陸産貝 land snail)는 모두가 복족류(腹足類 gastropoda)인데 현존하는 달팽이는 3만 5천 여종으로 전체 복족류의 33% 정도로 본다. 

일본에서는 6백여 종이 채집된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남북한 합쳐 1백 종이 조금 넘는다. 잦은 전쟁으로 숲이 보존되지 못한 점과 겨울이 길고 추운 것이 종 수가 적은 원인이라고 본다.


복족강은 세 아강으로 나누는데 전새아강(prosobranchia), 후새아강 opistobranchia), 유폐아강(有肺亞綱 pulmonata)이며 육산패는 모두가 전새아강과 유폐아강에 포함되고, 각각 두 목(目)이 포함된다. 


전새아강의 원시복족목(原始腹足目 archaeogastropoda), 중복족목(中腹足目 mesogastropoda)과 유폐아강의 기안목(基眼目 basommatophora), 병안목(柄眼目 stylommatophora)이 속한다.



전새아강의 패류는 발생 과정에 내장이 꼬이는 현상 때문에 외투강이 앞쪽에 놓이게 되며 한 쌍의 촉각을 갖고 촉각의 기부에 눈이 있다. 일반적으로 자웅동체이다. 원시복족목에 속하는 한국 종은 깨알우렁이(Georissa japonica) 밖에 없으며, 중복족류는 모두 뚜껑(operculum)을 갖는다. 


유폐아강 무리는 아가미는 없어지고, 대신 외투막에 혈관이 분화되어 허파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 산으로는 주름번데기과(Carychiidae)의 두 종이 기안목이며 한 쌍의 촉각을 갖고 촉각 아래에 눈이 있다. 나머지는 병안목으로 두 쌍의 촉각을 갖고 대촉각의 끝에 눈이 붙어 있다. '기안'은 촉각의 아래쪽에 눈이 있다는 뜻이고 '병안'은 촉각의 끝에 눈이 있다는 뜻이다.



달팽이(뭍달팽이)는 서식지에 따라 세 가지 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울릉도 달팽이(Karaftohelix adamsi)와 같은 수상종(樹上種 arboreal species)은 오리나무와 같은 큰 나무 위에까지 올라가서 먹이를 얻고, 산우렁이과(Cyclophoridae)같은 지하종(地下種 subterranean species)들은 뚜껑을 갖고 있어 땅 속에 파고들어 흙 속에서 살며, 나머지는 일반적인 종으로 지상종(地上種 terrestrial species)이다. 



서식지에 따라 패류의 크기, 색, 색대(色帶) 등이 서식지가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산지종(山地種)은 크고 색이 고우며, 습한 곳에 사는 종은 갈색이고, 건조한 곳의 종은 황색이다. 그리고 서식지에서 식물의 종에 따라 달라지는데, 소나무나 삼나무 아래에는 왼돌이깨알달팽이(Cylindropalaina pussila)를 제외하고는 다른 종은 거의 없고, 버드나무 아래에는 실주름달팽이(Vallonia costata)가 많고, 입술대고둥아재비(Mirus coreanus)같은 종은 호석회성(好石灰性) 종이다. 결국 육산패의 서식 조건은 습도, 온도, 먹이, 흙의 성질, 식물의 분포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팽이의 내부 구조 및 외부 형태



바를레타 평원에 서식하고 있는 달팽이 무리들의 속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한 자료들 때문에 녀석들의 정체가 모두 탄로 난 듯하다. 그러나 해부학적으로 살펴본 달팽이들의 모습으로 달팽이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꽤 오래전에 유행했던 노래 사이먼과 가펑클이(Simon & Garfunkel) 부른 노래 엘 콘도르 빠사(El Condor Pasa) 가사가 포스트 편집 중에 따라다녔다. 어쩌면 느려 터진 달팽이를 비아냥 거리는 듯한 노래.. 남미 일주 여행 당시 페루에서 많이도 흥얼거린 이 노래의 가사는 7080 세대까지 아우르는 명곡이었다. 이랬지.



I'd rather be a sparrow than a snail / Yes, I would / If I could / I surely would / Away, I'd rather sail away / Like a swan that's here and gone / A man gets tied up to the ground / He gives the world its saddest sound / It's saddest sound.. (이하 생략)


달팽이보다 참새가 되겠어요. 그르려고요. 그럴 수만 있다면요. 정말 그럴 거예요. 멀리.. 차라리 멀리 바다로 나갈 거예요. 왔다가 떠나는 백조처럼요. 사람들은 땅 위에 묶여 살잖아요. 그런 후 세상에서 가장 구슬픈 소리를 내지요. 가장 구슬픈 소리예요..




가까이서 본 바를레타 달팽이 모습


(달팽이의 채집과 사육 및 종류 생략) 오래전.. 지금으로부터 대략 40년 전에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했던 달팽이는 그저 느려 터지고 배울 점이라곤 1도 없는 녀석이었다. 당시의 시대사조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군사독재 혹은 유신독재가 서슬 퍼런 시대였다. 얼마나 자유가 그립고 먼 곳으로 미음대로 떠나고 싶었으면 이런 노랫말이 생겨났을까.. 마는 그로부터 대략 40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세상은 '대명천지'로 변하고 있었다. 



지상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위성이나 드론으로 감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동안 인터넷의 발달로 인류는 4차 산업을 꿈꾸게 되었으며, 최근 러시아 푸틴 색기기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병사들의 움직임은 고스란히 드론과 위성에서 현재 위치가 노출되면서 찰나의 순간에 파리 목숨으로 변했다.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사구 평원에서 만난 달과 달팽이..



하니와 함께 길을 걷다가 나의 발길을 붙든 달팽이 무리들.. 녀석들은 밤새 달님과 함께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까.. 잠시 살펴본 달팽이의 모든 것을 통해 달팽이의 속살 전부를 들여다봤다. 그러나 이날 아침에 만난 녀석들은 드높이 더 오를 수 없는 데까지 올라 달님과 함께 새벽을 열고 있었다. 



한 때.. 사람들은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떠밀었는지 어디론가 마구 싸돌아 다니는 게 자유로 착각했을까..



세월을 지내놓고 보니 녀석들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바쁘게 사는 동안 잊고 살거나 모르고 살았던 달팽이들의 삶..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아름다운 녀석들이 어느 날 아침 날 붙들고 놔주지 않는 것이다.



녀석들은 우리들의 생각보다 빠르다.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느림보를 달팽이로 치지만 녀석들의 속도는 의외로 빠르다. 녀석들은 우리가 깊은 잠에 빠져들었을 때쯤 먹이활동을 하게 된다. 우리와 다른 생체리듬을 가진 녀석들이 밤을 사랑하고 달님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 때쯤 녀석들을 사랑하게 될까..



우리 행성에 살고 있는 생물 중에 가장 빠르다는 달팽이는 '정원 달팽이'의 시속은 0.0503km/h로 알려졌다. 그리고 일반 달팽이들의 시속은 0.0005km로 알려졌다. 시곡 100km/h가 넘는 자동차 혹은 1000km/h에 육박하는 뱅기에 익숙한 인간들은 곧 머지않아 달팽이로부터 배울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련 보고서 중에 달팽이가 이렇게 느리게 이동하는 건 우리 행성에 영향을 미티는 자기장(磁氣場, Magnetic field)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보다 더 똑똑해지면서 찾아낸 우스꽝스러운 풍경이 아닌가 싶다. 그냥 느리게 느리게 사는 게 답이 아닐까.. 나대지 말고 느리게 느리게..!


Bella vista sulle dune di Barletta nel sud Italia_Meraviglia in ITALIA
il 19 Magg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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