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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내와 함께한 여행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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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7. 2022

아드리아해, 해님에게 소원을 말해봐

-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의 해돋이

늘 변함없이 항상 우리 곁에 있는 해님과 달님..!!

서기 2022년 5월 26일 저녁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오늘 아침 해돋이 때 만난 신비로운 장면을 마주 대하고 있다. 오늘 아침 이곳 바를레타 바닷가에서 만난 해돋이 시간은 오전 05시 23분.. 하니와 나는 이날 새벽 04시가 조금 넘어서 집을 나섰다. 사방이 깜깜한 가운데 구도시 중심과 바닷가 언덕 위에서 가로등 불빛이 졸고 자빠졌다.

사람들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야심한 새벽에 구도시 중심을 가로지르니, 간밤에 사랑을 나누던 연인들이 아직도 도시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속닥 속닥 소곤소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살아온 경험칙에 따르면 사랑의 은어만 사용하게 될 게 분명했다. 사랑할 때는 누구나 장님이 되는 법이며. 신께서도 같거나 비슷한 경우의 수를 경험한다고 한다. 집을 나선 잠시 후 하니와 나는 바닷가 산책로에 발을 디디고 느린 걸음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종려나무 가로수길이 끝나는 지점(2.5 km)에 이르자 약속이나 한 듯 "오늘은 여기까지 민.."하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하니는 맨손체조를 시작했다. 그 시각 나는 곧 등장항 해님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계수하고 있었다. 그때 만난 해돋이 풍경들.. 보면 볼수록 아무 때나 어느 때나 시도 때도 없이 해돋이 풍경은 나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풍경..

늘 변함없이 항상 우리 곁에 있는 해님과 달님.. 오늘 아침에는 해님과 달님을 동시에 만날 수 있었다. 불과 며칠 전에 반달이었던 달님은 밤을 찾는 이들에게 얼마나 수고를 끼쳤는지 얼굴이 핼쑥해졌다. 초승달..

오늘 아침 바를레타 바닷가에서 만난 초승달은 유난히도 샛노랗게 변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달님은 아시겠지..

요즘 내 조국 대한민국이.. 해방 이후 대략 70년이 흐른 이후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는지..

해님이 얼굴을 내밀지 전 나는 달님이 너무 보고 싶었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노란 달..

그러나 지금은 달님이 곧 자취를 감추는 시각..

달님은 여전히 나를 내려다 보고 계셨지만.. 나의 발길은 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로 향한다.

달님은 해님이 등장하시면 자리를 내주시고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나는 유난히도 잠잠한 전설의 바닷가에서 곧 등장하실 해님을 기다리고 있다.

아기다리고기다리.. 별 희한한 아기다리고기다리..

아드리아해의 수평선 너머로 발그레한 빛이 감돌며 바를레타 항구의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도 바를레타 항구는 ㄱ롣ㅇ 불빛 아래서 졸고 자빠졌다.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

하니와 함께 아드리아해 해돋이를 기다리는 동안 시민한 사람이 자전거를 끌고 바닷가로 나섰다. 그 모습 그대로 하나의 작품이 된다. 아드리아해와 어느 시민 1인..

그리고 아드리아해 저면에서 북을 울리고 꽹과리 소리를 내며 전설의 바다를 깨우는 행진이 시작되고 있다.

발그레 발그레.. 태초로부터 영원까지 함께 할 언약의 빛..

하니는 그 시각 클래식 음악을 듣다가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Ein Sommernachtstraum) 中에서 축혼 행진곡(결혼행진곡, Mendelssohn - Wedding March from "A Midsummer Night's Dream", Op. 61)을 열었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