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가끔씩 그 바다가 그립다
그리운 곳은 사랑했던 법이다!!
서기 2022년 6월 5일 야심한 밤(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컴에 로그인하고 사진첩을 열었다. 오랜만에 열어보는 동해 바닷가 속초.. 그곳에 서면 속이 다 파래지곤 했다. 참 뻔질나게 다녔던 동해 바다..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돌아가신 의형을 만났다. 말 수가 적고 무뚝뚝했던 그 형님은 정은 또 얼마나 많은지 동해 바닷속 같았다. 친형제보다 더 가까웠던 형은 무엇이 그리 바빴던지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당신의 빈자리에 파도가 철썩 인다.
오늘 낮에.. 그러니까 한국의 밤중에(대략 9시경) 의형제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보고 싶었던 얼굴들.. 그리운 형제들의 목소리가 아이패드 너머로 또렷이 들려왔다. 그곳은 경기도 여주군 북면 상교리 즘골 아우님 내외가 도자기를 굽고 사는 곳. 전화기 대신 큼직한 아이패드를 곁에 두고 아우님들과 후배님 그리고 절친 진관 스님의 목소리를 듣으며 통화를 하고 있자니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진다. 전화기 너머에서 아우님의 목소리는 이랬다.
"형님, 두 분만 없네요. 보고 싶습니다"
그 형님 두 분 가운데 한 사람은 이탈리아에 살고 있고 한 분은 하늘나라에 살고 계신다. 그러면서 아우님은 빨리 만나고 싶다며 한국으로 돌아오시던지 아니면 우리가 퓌렌쩨로 가던지.. 이탈리아로 오고 싶어 했다.
주지하다시피 시절아 하 수상한 대한민국.. 전국에 흩어져 살던 의형제들이 한 곳에 모여 회포를 풀면서 이탈리아로 전화(페이스북)가 온 것이다. 그래서 잠시 볼 일을 보고 난 후 한밤중에 일어나 아우님들을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형님이 사시던 속초의 바닷가 풍경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답답하던 속이 파랗게 시원해졌으면 싶었을 것이다.
희로애락.. 사노라면 별일이 다 생긴다. 길게 통화를 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가슴속에 체기가 생겨서 후배님과 통화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하니와 함께 말을 이어갔다. 당분간은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빠른 시일 내에 아우님들이 이탈리아로 건너오면 살아있는 동안 더 이상의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갖고 싶어 했다. 그리우면 사랑했단다. 더 이상 그리움으로 남지 않도록 사랑할 일이다. 하니가 말했다.
"격의 없이 참 좋은 사람들.. 요즘 세상에 이런 분들도 있다니.."
A volte mi manca il mare_Sokcho COREA DEL SUD
il 05 Giugn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