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의 해돋이
태초부터 영원까지 변함없는 해님과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봐..!!
서기 2022년 6월 7일 아침(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아드리아해 해돋이 사진첩을 열어보고 있다. 어느덧 사흘 전의 일이다. 이날은 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 상공에 적당한 해무와 함께 구름 한 점이 아슬아슬하게 걸려있었다. 그동안의 경험칙에 의하면 이런 날은 해돋이가 신비로운 실루엣을 만들곤 한다.
아울러 6월이 시작되면서 기온은 여름 날씨로 바뀌면서 외출이 힘들 정도의 땡볕이 머리 위에서 작렬하곤 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아침 하니와 나는 새벽 4시가 지나면서 집을 나섰다. 목적지까지 부지런히 다녀와야 볕을 머리에 이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요즘 그녀의 그림 수업을 통해 시력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 이상의 조치를 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인 오전 6시가 지나면 이때부터 선글라스를 착용하게 된다. 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었던 그림 그리기.. 그동안 꽤 많은 작품(소묘)이 쌓였다. 집중에 또 집중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면서 루이지의 화실(L'OFFICINA DEL'ARTE)에서 점점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림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오며 가며 지나던 사람들이 화실에 들러 내려놓는 자자한 칭찬들..
기분 좋은 일이다. 수업 한 차례에 3시간을 꼬박 서서 집중한 작품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곳 바를레타로 이사를 온 이유가 보다 명확해지고 있는 것이랄까..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퓌렌쩨서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한 두 번의 위기가 닥치기도 했다.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그녀가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잠시 피신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두 해 겨울을 나 혼자서 바를레타 보내게 됐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그녀.. 별일 없는 한 수업 날을 제와하면 바닷가로 아침운동을 나선다. 그녀의 또 다른 신앙.. 아드리아해의 해돋이가 시작될 무렵 그녀의 맨손체조와 함께 경쾌한 발놀림이 이어진다. 그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늘 지켜보면서 든 생각.. 해님이시여 해님이시여 하니의 건강을 지켜주소서..!
해돋이가 시작되기 전 아드리아해 상공을 수놓고 있는 실루엣
반환점에 다가선 그녀의 뒤태
유도화(협죽도)가 필 때쯤 돌로미티의 눈이 녹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돌로미티 이야기가 등장한다.
반환점은 종려나무 가로수길이 끝나는 지점이다. 코 앞에 등장한 반환점..
구름 한 점이 두둥실 떠 있는 곳 바로 아래가 해돋이가 시작되는 장소이다.
청춘들이 바닷가에서 야영을 하며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주말의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해님이 수평선 너머에서 화장을 고치는 시각..
그리고 수평선 너머에서 발그레.. 얼굴을 내미신다.
해님이 가장 아름다울 때가 지금이다.
해님에게 말을 걸어봐 봐..
해님이시여 해님이시여 하니의 건강을 지켜주소서..!
해님과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은 불과 1분 남짓..
해님에게 소원을 말하고 돌아서는 길..
눈은 자꾸만 자꾸만 해님에게로 간다.
그리고 앞서가는 그녀의 뒤태.. 활짝 핀 유도화..
발걸음 가벼운 그녀..
점점 더 집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 나를 빤히 바라보고 계신 해님..
바쁜 걸음의 하니..
저 멀리 가로수길 끄트머리 소실점에 두오모의 종탑이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이른 아침 아드리아 해의 실루엣을 안고 반환점을 돌아오면 대력 3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동행하는 해님..
태초부터 영원까지 그리고 그녀와 함께..
그녀의 손에 든 아이폰에서 클래식 음악이 쉼 없이 샘물처럼 흘러나온다.
음악에 심취한 시간이 어느덧 20년이 더 넘었네.. 멜로디만 나오면 그 즉시 곡을 주절주절.. 어떤 때는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흑.. 하고 눈물이 나온단다.
요즘 바를레타에 낯익은 장면들이 등장했다. 새로운 시장을 뽑는다.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후보들..
이른 아침 어둠을 뚫고 바닷가로 나섰던 곳..
그 언덕으로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해님과 달님은 영원하지..
하루 일과의 시작과 끝은 바닷가 언덕 위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잠에서 깨어난 습지와 종려나무 가로수길.. 발아래 개구리의 짝짓기 소리가 요란하다. 녀석들은 머지않은 시간에 자취를 감출 것이다. 그때까지 울고 불고 개구락 깨구락 개구리이.. 해님과 달님께 소원을 빌었지. 우리가 잠시 빌어 쓰는 공간에 태초부터 영원히 빛 가득하다. 해님이시여 해님이시여 하니의 건강을 지켜주소서..!
영상, BARLETTA, L'ALBA SULL'ADRIATICO_해님이시여 해님이시여
L'alba del leggendario Mare Adriatico_Un'alba con Lei
il 07 Giugn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