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18. 2019

황홀경에 빠뜨린 가을의 최고 명소

#13  아내와 함께한 여행 사진첩


매혹적인 색깔 속으로 빠져들어 흥분해본 적이 있던가..?!


강화도.. 서울에 살고 있던 동안 우리가 가장 많이 뻔질나게 다니던 곳 중 한 곳이다. 강남에서 올림픽대로에 진입하면 늦어도 두 시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곳. 어떤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강화로 향했다. 봄부터 가을까지 또 겨울에도 아내와 함께한 스케치 여행은 사진첩을 빼곡히 채울 정도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단 둘이 갈 때도 있었지만 화우들과 함께 갈 때도 있었는데, 아내와 화우들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는 주변을 샅샅이 탐색을 하며 강화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 애쓰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 같은 추억은 기억에서 한동안 멀어져 있었다.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날 결정을 하고 난 다음부터 머릿속이 포맷되었나고나 할까. 




돌이켜 보면 그 경험들은 나를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이끈 운명적인 시간과 다름없었다. 마음을 다잡아 먹고 늦깎이로 뛰어든 요리 유학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으므로, 우리가 좋아한 스케치 여행은 물론 일상 전부가 이탈리아로 향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사진첩을 뒤적거리다가 문득 잊고 살던 풍경이 눈 앞에 덩그러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그제야 '우리에게 이런 날도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번쩍 들며 당시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강화도로 떠날 때면 이른 아침에 서울을 출발해야 했다. 


예건데 본문에 등장한 화려하기 그지없는 풍경이 위치한 장화리로 갈 때는 올림픽대로의 정체가 시작되는 시간 이전에 탄천의 진입로를 빠져나가야만 했던 것. 승용차 조수석에는 아내가 준비한 도시락과 따끈한 커피가 대기하고 있다가, 가끔씩 자동차가 정체되면 커피를 마시거나 미리 구입해 둔 떡 등을 먹으며 현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하루 이틀 반복되면서 도시락도 매번 바뀌어 어떤 때는 김밥, 어떤 때는 찰떡, 어떤 때는 부침개 등이 아침상(?)에 올랐다. 과일을 빼놓을 수 없는 간식거리였는데 아침은 주로 승용차 안에서 해결하는 것.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자동차가 출입할 수 있는 지역까지 최대한 진입한 후 장소를 물색하곤 했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강화도 어디를 가면 어떤 풍경이 있는지 소상하게 꽤 차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로 다녔던 곳은 올림픽대로가 끝날 지점부터 김포시 대곶면까지 이동하여 초지대교를 건너 장화리 등으로 가는 강화도 남부 쪽 코스나, 월곶면까지 이동한 후 강화대교를 건너 강화도 북부 쪽으로 이동하는 코스 둘 다 애용했다. 함초가 붉은 색깔로 물든 풍경 속으로 빠져든 날은 남부 쪽 코스를 이용해 장화리로 스케치 여행을 떠난 날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매혹적이고 흥분되는 경험을 하며, 이날 하루 종일 장화리의 갯벌에 펼쳐진 황홀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생전 처음 본 풍경이었다. 어쩌다 인천공항으로 이동할 때 영종대교 아래로 비슷한 풍경이 개펄 위에서 목격되곤 했다. 그러나 붉은 주단을 깔아놓은 듯 매우 고급적이며 기품 있는 풍경은 처음 맞닥뜨린 것이다. 


드넓은 개펄 위를 붉게 물들인 함초 풀(퉁퉁마디_Salicornia europaea)은 붉게 물들면서 바싹 말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덜 마른 개펄 위에는 연두색으로부터 초록색은 물론 노랗고 빨갛게 보랏빛 등 무지개 빛으로 어우러져 푸른빛을 띤 개펄과 기막히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색깔의 심리학에 따르면 붉은색은 사람들의 심장박동수를 증가시키고 긴박감이나 위험을 전달한다고 한다. 축구경기장에서 주심이 빨간색 경고장을 빼어 들면 퇴장에 해당하는 것과,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붉은색 혹은 빨간색은 위험을 경고하는 것. 또 붉은색은 사랑과 혐오를 동시에 상징할 뿐만 아니라 피와 생명을 대표하는 색깔로 알려져 있다. 


그뿐 아니라 '왕의 색'으로 기쁨과 위엄을 뜻하는데, 이날 우리가 목격한 붉은색(빨간색)은 인간의 가장 공격적인 측면을 각성시킬 수 있는, 역동적이고 매혹적인 경우로 우리를 황홀경 속으로 빠뜨린 것이다. 황홀한 흥분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 현장을 둘러보며 카메라에 담고 있는 동안 피곤할 리가 없다. 아마도 이 같은 풍경은 우리나라에서 가을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장관이 아닌가 싶었다. 이때 날짜는 설악산의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여 서서히 남하하는 시기인 10월 15일이었다. 그게 어느덧 5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 어느 날 사진첩에서 불쑥 얼굴을 내민 것이다.




우리가 스케치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강화도 개펄(간석지, 干潟地_Piana di marea)은 지구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지 않나 싶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개펄은 우리나라 서해에 83%가 집중되어있다)에서도, 강화도의 갯벌은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가을이 되면 주변 경치와 너무도 잘 어울려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아쉽게도 대략 5년 전만 해도 주변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ㅜ) 강화도 낙조와 함께 개펄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내면의 세계에 불을 지를 게 분명하다.



더군다나 겨울이 되면 개펄 위에 얼음이 얼거나 눈이 쌓였을 때 이루 형용할 수 없는 풍경을 선물하곤 한다. 어쩌면 그런 풍경들은 화가 샤갈(Marc Chagall)의 그림에 등장하는 파스텔톤의 파란색이나 붉은색이 잘 어우러진 추상적이고 몽환적인 모습이랄까. 



우리를 황홀경에 빠뜨린 가을의 최고 명소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자칫 지나칠 뻔했던 이 같은 풍경 때문에 우리는 놓칠세라 두 번 세 번 연거푸 강화도를 둘러 주변을 둘러봤다. 한국은 이미 겨울채비를 하고 있지만 가을이 오시기라도 한다면, 날짜를 잘 맞추어 장화리로 눈을 돌려보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게 될 것 같다. 그것도 그냥 추억이 아니라 가슴이 쿵쾅거리는 설렘과 함께 생전 경험하지 못한 황홀함을 맛보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때 혼자만 가지 말고 연인이나 아내와 함께 동행하면 황홀함이 배가 된다. (씨익~ ^^)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아래는 당시 촬영된 우리의 흔적(영상)과 참고 자료로 위키피디아에서 모셔온 자료이다.


Descrizione della Salicornia europaea
Pianta annuale e glabra, con fusti carnosi, eretti e foglie opposte, di aspetto simile a scaglie appiattite sugli steli. L'intera pianta ha un'altezza complessiva compresa tra i 10 e i 35 cm (raramente fino a 40). Steli carnosi, con rami rivolti verso l'alto e ramificazioni, anch'esse appuntite e rivolte verso l'alto. La pianta è verde brillante in primavera, ma acquista una tonalità rossa verso il periodo della fioritura, coincidente con la tarda estate.
  I fiori, posti all'ascella delle foglie, sono estremamente piccoli e di colore verde con antere gialle, in fioritura tra fine agosto e settembre. I semi, lunghi fino a 1,5 mm, hanno un rivestimento simile ad una membrana.
  Cresce in folti gruppi di individui, formanti un tappeto vivacemente colorato sopra il terreno umido e salmastro. Esistono molte specie simili che possono essere riconosciute solo con difficoltà. 
Le salicornie sono dotate di adattamenti peculiari che ne permettono l'insediamento su terreni salini e vengono dette piante alofite



Piana di marea
In sedimentologia, si definisce piana di marea o piana tidale un ambiente sedimentario in cui la sedimentazione è controllata dal flusso e riflusso della marea. Le piane di marea si sviluppano lungo coste basse, a debole inclinazione, con elevata escursione di marea [1], nelle quali quindi l'innalzamento e l'abbassamento del livello marino comporta sommersione ed esposizione ciclica di ampie estensioni di territorio. 


Piana di marea si colora di rosso COREA
Salicornia europaea_Isola Gangwha
La Nostra Viaggio con Mia mogli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호숫가에서 건진 사진 두 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