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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27. 2023

Nahuel Huapi, 고목에도 꽃이 핀다

-나우엘 우아피,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30


여러분들의 상상 속에는 어떤 이미지들이 지배하고 있을까..?!!



   서기 2023년 3월 27일 아침,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을 열어보고 있다. 아르헨타나의 북부 파타고니아 산 까를로스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의 나우엘 우아피 호수(Lago Nauel huapi)에 위치한 아라야네스 숲 공원의 풍경들.. 



지난 여정 <Arrayanes, 환상의 아라야네스 숲> 편에서 이곳의 위치를 지도와 함께 소개해 드렸다. 북부 파타고니아의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여행자들한테는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곳이다. 다시 그 장소를 돌아본다.


 **참고로 Parque Nacional Los Arrayanes 숲 공원의 지도를 링크해 두었다. 안데스 산맥을 경계로 좌측은 칠레이고 우측이 아르헨티나이다. 두 지역은 여러 호수가 위치한 곳으로 매우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어느 날 몽상가로 알려진 월트 디즈니(Walt Disney)가 이곳을 방문한 직후 영감을 얻어 월트 디즈니 공원과 스튜디오 등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우리가 늘 바라보던 세상과 전혀 다른 모습이 나우엘 우아피 호수 깊숙이 숨겨져 있었다. 생전 처음 만나는 신비스러운 아라야네스 고목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꽃이 피었다.



Nahuel Huapi, 고목에도 꽃이 핀다

-나우엘 우아피,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30



세상사 생각하기 나름이다. 당신이 생각한 대로 세상이 보일 것이며 스스로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



지식으로만 얻는 세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오감을 동원하여 감성으로 들여다보는 세상은 상상 이상의 행복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한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변하지 않는 마음속에는 아무도 흉내 내거나 건드리지 못하는 세계가 존재한다. 익히 수업한 이론들과 정보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세상..



어느 날 하니와 함께 두 번째 다녀온 나우엘 우아피 호수에 내려놓은 마음들..



돌이켜 보면 사람들은 밥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추억으로 산다는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면 당신의 사진첩이 비로소 빛을 발한다.



요즘은 휴대폰만으로도 마음대로 기록을 할 수 있고 즉시 SNS 등으로 사실을 기록하는 최첨단 시대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지의 감흥을 옮기는 데는 역부족일 때가 적지 않다.



당신의 영감이 미치지 못하는 곳의 풍경을 그대로 베끼는(?) 순간 반응을 하지 못하는 피사체..



하지만 피사체와 교감을 하는 즉시 전혀 다른 세상이 당신의 품에 안기게 된다.



지금 내 앞에 등장한 피사체가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으로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세계.. 사람들은 그런 세계를 환상 운운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란 걸 알 수 있는 시공이 다가온다. 



어떤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신의 베일에 가린 생명의 현상들..



추억으로 포장된 오래된 기억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잠시 뒤를 돌아다본다.



하니와 함께 동고동락한 기나긴 파타고니아 여행..



목숨을 걸다시피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아무런 탈도 없었다면 여간 큰 행운이 아니지..



이제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떠나 숙소가 있는 바릴로체로 이동할 시간..



지금도 잊지 못한다. 파타고니아 여행을 끝마치고 세상에서 가장 긴 루타 40(Ruta Nacional 40) 고속도로를 따라 북상하여 바릴로체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다. 엘 찰텐에서 이곳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고 있는데 초면의 낯선 사람이 다가와 "자기 집에서 묵으면 어떻겠는가"하고 물었다. 



그는 우리와 함께 바릴로체 중심(Centro Cívico Bariloche) 바로 곁에 있는 아파트로 안내를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 좋은 5층으로 이동한 곳에는 집이 텅 비어있었다. 하루 숙박비 우리 돈 3만 원.. 일주일을 머물 거라고 말하자 그는 흔쾌히 아파트 열쇠를 맡겼다. 대략 20년이 다 된 남미일주 당시에 남겼던 우리의 추억 속에는 나우엘 우아피 호수의 요정이 오롯이 함께 했을까.. 아라야네스 숲을 떠날 당시를 회상하니 숲의 요정들이 단박에 떠오른다. 우리도 어느덧 황혼기의 고목으로 변해기고 있다. 이제 꽃을 피을 차례..!


Nahuel Huapi, come faccio a dimenticarlo?_Patagonia Argentina
Il 27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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