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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3. 2023

혼밥, 나 홀로 식탁의 아름다운 반란

-이탈리아 요리사가 나 홀로 먹는 요리 


이탈리아 요리사의 밥상은 어떤 모습일까..?!!


   꽤 오래전 우리 이웃에 살고 있던 한 사람이 국내 유명 호텔의 요리서였다. 당시에는 요리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지만 입소문을 통해 그 요리사의 근황을 알게 됐다. 언뜻 생각해 보면 요리사를 둔 그 집은 맛난 요리를 해 먹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사정을 알고 보니 그 요리사는 쉬는 날이며 빈둥빈둥 잠을 자는 게 전부였으며 끼니를 라면으로 때운다고 했다. 쉽게 이해가 안 되는 풍경.. 


그런데 정작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하고 나서는 당신의 사정을 단박에 알게 되었다. 요리사는 이른바 3D 직업군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다. 리스또란떼서 일하는 동안 중노동에 가까운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휴식시간(Pausa, 빠우자)이 찾아오면 만사를 제쳐놓고 휴식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하는 사람은 요리사 밖에 모를 것. 사노라면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지난해, 그러니까 2022년 7월 22일 5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해 하니와 함께 애막골로 산책 겸 운동을 다니며 시립도서관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당시만 해도 우리 집에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아 짬짬이 도서관을 이용하며 소통의 중요한 의미를 깨닫곤 했다. 그리고 하니의 지극 정성으로 마련된 식탁에는 이탈리아서 쉽게 접하지 못한 음식들이 거의 매일 번갈아 올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혼밥'이라는 유행어가 낯설었다. 그런데 지난 2월 22일부터 졸지에 혼밥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혼밥, 나 홀로 식탁의 아름다운 반란

-이탈리아 요리사가 나 홀로 먹는 요리 



어느 날 문득 나의 식탁 앞에는 나 홀로 식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좋은 표현을 빌리자면 이탈리아 요리사의 밥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식재료는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채소와 과일은 물론 각종 육류의 가성비가 우리 나리에 비해 월등하다. 그래서 며칠 전 닭다리와 허벅지살 한 팩을 구입(대략 1kgX7유로)해 찜을 해 먹고 싶었다. 포스트에 등장한 녀석들은 그 중 일부..



먹음직한 닭다리 찜 요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혼밥을 일삼는(?) 분들은 눈여겨보시기 바란다. 매우 간단한 리체타(레시피)를 통해 영양식을 할 수 있다. 나 홀로 살아가는 분들에게 너무 유용할 것이다. 초간단 리체타를 통해 각종 요리에 응용할 수 있는 요리법이라고나 할까..



팬 위에서 대파와 닭다리(그 어떤 육류라 할지라도..)가 어우러진 풍경은 이렇게 시작됐다.



센 불에 뜨겁게 달구어 팬 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듬뿍(나는 두 큰 술) 넣고 마늘 기름을 만들고 마늘이 변색을 할 즈음 미리 준비한 닭다리살을 투입(치익~~~)한다. 닭다리살은 뼈와 살을 적당히 분리해 두었다.


이렇게 마늘기름 위에서 겉껍질과 고기를 익힌 다음에(한 두 번 뒤적뒤적) 조미간장을 식 미 껏 부어준다.(치익~~~) 나는 세 큰 술을 흩뿌렸다. 그다음 준비해 둔 대파를 쏭쏭 썰어 넣는다.



그리고 뷔노 비앙꼬(백포도주) 한 컵 분량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여전히 센 불이다. 그다음 뷔노 뷔앙꼬 알코올 성분이 모두 증발할 때쯤 센 불에서 중불이하고 낮추어 뭉근히 끓인다. 이때부터 식미에 따라서 익히는 시건을 조절한다. (짬짬이 기름을 말끔이 걷어낸다)



이 녀석들은 가장 약한 불에서 대략 20분 정도 사우나(?)를 경험하면서 맛깔난 변신을 했다.



나 홀로 식단을 즐기시는(?) 분들은 눈여겨봐 두시기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만난 슈퍼마켓의 식재료 가격은 물론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식당의 음식값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허투루 쓰면 당신의 삶은 맨날 그 자리에 머무를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먹는 거 아낄 필요가 있을까..  



간단한 리체타 하나만으로 아름다운 식탁을 만들게 될 것이다. 까이꺼.. 라면 하나 끓아는 시간에 등장할 요리.. 요리사가 별 거 아니다. 가장 초보적인 리체타가 가장 위대한 요리로 거듭나는 기적을 맛보실 수 있다.



요리는 조화로운 세상이다. 세상에 널린 풍경들이 어느 날 당신 앞에 등장하면 하나의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나 홀로 식탁의 아름다운 반란은 당신의 몫이다.


C'e' stata una bellissima rivolta al tavolo singolo_BARLETTA
Il 03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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