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29. 2023

토마토 샐러드 이렇게 먹는다

-이탈리아 요리사가 먹는 초간단 토마토 인살라따


최고의 식재료로 각광받는 토마토 좋아하세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 해가 저물면 황금빛 도는 분위기 있는 동네로 변하게 된다. 바를레타 중심을 가로지르는 이곳은 뷔아 까부르(Via Cavour)라는 곳이며 우리 잡 앞의 풍경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후 우리가 살았던 퓌렌쩨서 하니의 그림수업을 위해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그렇지만 지금은 사정상 그녀는 한국에 머물고 있고 나는 이곳에서 혼밥을 즐기고(?) 있다.



이미 관련 포스트에 등재해 둔 풍경들이지만 요즘 내가 자주 먹었던 식재료들을 보니 다시금 침이 고인다. 이곳 바를레타는 도시 주변이 포도 과수원과 올리브 과수원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며, 제철의 야채와 과일이 엄청나게 재배되는 곳이기도 히다. 우리나라의 식재료 기준으로 보면 가성비가 월등히 뛰어나고 당도 혹은 맛이 매우 진하다.



그래서 3월이 오시면 바를레타 재래시장은 활기를 띠며 시민들의 발길을 붙드는 것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시장에 들어서면 사람들에게 부대끼기 일쑤다. 아무튼 과일이나 야채를 선호하는 이탈리아 요리사 1인의 눈썰미를 벗어나는 식재료는 드물다. 포스트에 업로드된 식재료들은 3월 중에 먹었던 것으로 곧 과일들이 출하될 것이다. 오늘 포스트는 최고의 식재료로 각광받는 토마토 인살라따(Insalata, 샐러드)에 관한 야그이다. 그냥 먹어도 좋고 인살라따를 해 먹으면 더더욱 좋은.. 내가 요리해 먹는 인살라따를 소개해 드린다.



토마토 인살라따(샐러드) 이렇게 먹는다

-이탈리아 요리사가 먹는 초간단 토마토 인살라따



지금 내 앞에는 큼직한 토마토가 여럿 보인다. 고향이 부산인 내게 친숙한 식재료는 해산물이며 짭짤이 토마토 혹은 대저 토마토로 불리는 녀석이다. 지금은 강서구로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주로 김해 대저라 불렀다. 친구들과 함께 자주 놀러간 을숙도나 대저는 당시만 해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했다. 특히 대저에 가면 짭짤한 맛이 도는 토마토가 기막히게 맛있었다. 한 입 베어 물기도 전에 턱에서 침샘이 폭발한다.  



그런 토마토가 이곳 바를레타 시장에 출하되어 높은 몸값(보통 토마토 보다 두 배 가량)을 자랑하는 것이다. 보통의 토마토는 붉은색을 내는데 비해 녀석의 몸뚱이(?)는 멍이 든 듯 파란색이 감돈다. 녀석을 집으로 모셔온 즉시 깨끗이 헹구어 즉각 요리에 들어간다. 토마토가 최고의 식재료로 각광받는 이유는 붉은색을 내는 리코펜 때문이다. 리코펜은 방울토마토나 일반 토마토나 비슷하게 함유돼 있다. 



일반에 널리 잘 알려진 것처럼 리코펜은 항산화 물질이어서 노화 방지에 탁월하고, 흡연과 자외선으로 인한 암, 전립선암, 심장질환 등을 예방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창백해진다'는 말이 있다. 환자 때문에 먹고사는 의사의 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랄까..



이탈리아 요리에서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토마토는 생으로도 먹고 주스를 만들어 먹고 즙을 내어 각종 요리에 사용하는 매우 중요한 식재료이다. 토마토에는 피로를 풀고 신진대사를 돕는 비타민 C와 지방 분해를 돕는 비타민 B와 앞서 열거한 효능이 존재하는 '기적의 식품'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이곳 바를레타서도 토마토는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차게 먹어도 좋고 데워 먹어도 좋은 거의 만병 통치약처럼 신비한 성분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토마토를 먹을 때 설탕을 뿌려 먹지 말라는 것. 토마토 안에 들어있는 비타민 B가 설탕을 분해하는 우리 몸의 대사에 소비되기 때문에 정작 우리 몸에 흡수되는 비타민 B는 줄어들게 되는 것. 아울러 인살라따를 요리할 때 가능하면 다른 재료와 분리해서 먹으면 맛과 풍미가 배가 된다는 사실을 이곳 리스또란떼서 일하면서 알게 됐다. 



우리나라의 커뮤니티 등에 소개되는 토마토 인살라따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탈리아서도 바실리코는 물론 모짜렐레외 각종 야채까지 더해 접시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토마토 본연이 맛을 느낄 수 없는 '짬뽕'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틀 전에 만들어 먹은 방울토마토 인살라따는 물론 짭짤이 토마토 등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초간단 양념으로 맛을 즐긴다.



토마토 인살라따 양념 이렇게 했다.


토마토를 잘 헹구어 키친타월이나 타올로 수분을 말린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 커다란 볼에 담는다. 그다음 올리브유를 적당량 넣고(나는 듬뿍 올린다) 소금과 후추를 흩뿌려 마무리한다. 그리고 스푼으로 뒤적뒤적 잘 저어 섞으면 끝! 너무도 간가단한 요리법이자 토미토의 맛과 향이 배가된다. 이날 사용한 소금은 하니가 한국에서 공수해 놓은 죽염을 사용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그녀가 사용하는 식재료는 최고급을 선호한다. 아울러 소금 간을 할 때 절대로.. 절대로 정제염을 사용하지 마시기 바란다.



뒤적뒤적 잘 섞어준 토마토 인살라따의 비주얼이다. 자료사진에서는 확인이 잘 안 되지만 이렇게 만든 인살라따는 올리브유가 토마토에 스며들면서 기막힌 육즙을 내놓는다. 



그다음 이탈리아로 디시 떠나는 나를 위해 그녀는 곱창김을 케리어에 잔뜩 넣어주며 "조금이라도 변하기 전에 빨리 먹으라"며 재촉한다. 그럴 때마다 혼밥자의 행복이 넘쳐난다. (이런 닭살..ㅋ)



그리고 요즘 자주 먹는 대파.. 이틀 전에 다시 2킬로그램을 샀다. 1킬로그램에 1유로.. 다시 우리 집 앞 공원.. 매 끼니를 챙겨 먹는 일도 만만치 않다. 그런 까닭에 가능하면 후다닥 만들어 먹는 리체타(레시피)가 필요하고 영양가도 균형 있게 잘 차려 먹어야 한다. 앞서 열거한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미 페루의 안데스 산맥으로 알려졌다. 


이후 침탈자들이 16세기 경 유럽으로 가져갔으며, 1800년쯤 경에 전 유럽에 전파되었다고 전한다.우리나라는 광해군 시절 1614년에 쓰인 최초의 문화백과 사전 문헌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어디서 어떤 경로를 통해 토마토가 전해졌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토마토는 인류의 건강을 책임진 또 다른 식재료임에 틀림없다.


Salata di pomodoro, con semplicità_BARLETTA IN PUGLIA
Il 29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파뿌리로 만든 맑은 된장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