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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5. 2023

생굴, 질리지 않게 먹는 세 가지 방법

-이탈리아 요리사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


이탈리아 요리사를 껄떡거리게 만드는 세계 최고의 해산물 생굴..?!!


   서기 2023년 4월 5일 저녁나절(현지시각) 최근에 다녀온 이탈리아의 명소 아말피 풍경을 바라보다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단박에 떠올랐다. 주지하다시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의 뜻은 무슨 일이든 배가 고프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가리킨다. 



   초행길의 아말피 여행은 혼자였으므로 간단한 간식을 챙겨 바를레타서 아말피로 떠났는데.. 글쎄 살레르노로부터 이어지는 기나긴 해안선을 따라 자동차 운전을 하노라니 금방이라도 어지럼증새가 나타날 것 같았다. 고불고불 좁고 길게 이어지는 도로에서 얼핏 만나게 되는 아말피행 도로.. 우측 차선을 이용해야 했으므로 자동차를 적당한 장소에 정차하지 않으면 깎아지른 절벽 아래의 절경을 볼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길어진 주행거리 때문에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그때 만난 절경들 <아말피, 최고의 경관에 깃든 흑과 백> 편에 실었다. 참 아름다운 곳. 시간이 경과할수록 시장기는 더해갔지만 일단 목적지까지 갈 요량으로 부지런히 앞만 보며 운전에 열중했다. 적게는 1차선 크게는 1.5~2차선의 비좁은 도로를 안전 운전하려니 집중에 또 집중을 거듭했다. 



아침을 거르고 정오 경에 집에서 출발했으므로 오후 5시경에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여 허기를 달래줄 요깃거리를 찾아 나섰다. 아말피 시내 바로 앞 바닷가에는 리스또란떼가 있었고 삣싸(Pizza)를 팔고 있는 식당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으나 성에 차지 않았다. 그때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가는 풍경 때문에 껄떡거리는 것.



   지중해의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 모처럼 쌀밥에 겉절이 김치를 먹던 풍경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우리나라서 7개월을 머물다 다시 이탈리아의 우리 집에 도착한 던 불과 한 달 보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내 기억 속에 또렷이 남은 맛깔난 음식들이 껄떡임을 재촉하는 것이다. 녀석의 정체는 다름 아닌 생굴이며 당시에 먹었던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두었다. 그래서 하니와 함께 맛있게 먹었던 '나 만의 생굴 먹는 세 가지 방법'을 담게 됐다. 



생굴, 질리지 않게 먹는 세 가지 방법

-이탈리아 요리사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


1. 생굴을 날로 먹는 방법



때가 묻은 듯 오래된 양은그릇은 쌀뒤주 속에서 시간을 보내던 것으로 하니가 매우 아끼는 추억의 그릇이다. 대략 50년은 되었을 이 그릇은 여러모로 사용되는데 지금도 멀쩡하다. 택배로 부쳐온 생굴은 우리 행성 지구에서 가장 귀하고 맛있는 해산물로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부터 시도 때도 없이 먹고 싶었던 녀석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하 이후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언제인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해산물 요리에 올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대 이탈리아 요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제철에 나는 식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



그래서 택배가 집 앞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껄떡거리는 것이다. 생굴의 맛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므로 포장을 뜯자마자 한 줌 집어서 찬물에 헹군 다음 바로 입으로 가져가는 것. 크기는 작아도 말캉말캉 바다를 온통 다 품은 것처럼 굴향기가 진동을 한다. 생굴을 날로 먹는 건 내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생굴 특유의 약간은 비릿한 맛을 제거하면 무한정 식탐에 빠져들 수 있다. (오늘 포스트 작성이 힘들다. 침샘이 마구 폭발하는 거 있지..ㅜ)


2. 생굴을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방법



생굴을 먹다 보면 적당히 질릴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을 부쳐먹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하는 등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한다. 겨울에는 매생이국에 굴을 넣어 끓이면 기막힌 맛을 낸다. 그런데 초고주장에 찍어먹으면 더더욱 기막힌다.



생굴을 한 움큼 집어 접시 위에 올려놓고 초고추장을 올렸다. 당시의 맛을 기억하는 내게 고문을 일삼는 나쁜 녀석들..ㅜ 초고추장에 찍어먹거나 올려 먹을 때 팁은 초고주장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만든 초고추장의 주재료는 죽염 고추장으로 고급이다. 



작은 볼에 적당량의 고추장에 사과식초(3배)를 넣고 잘 저어준 뒤 물엿을 넣고(적당량) 청양고추를 쏭쏭쏭 썰어 넣었다. 그다음 비정제사탕수수원당을 적당히 첨가하여 단맛을 내고(백설탕은 사용하지 않음), 찧은 마늘을 듬뿍 넣었다. 마지막으로 깨소금을 듬뿍 첨가하여 골고루 저어주면 끝! 이런 새콤 달콤한 맛 때문에 침샘이 폭발하는 거 있죠..ㅜ 그리고 또 하나의 기막힌 생굴 먹는 방법!!


3. 생굴을 (알배추) 겉절이 김치에 싸 먹는 법



이탈리아에 살면서 가장 먹고 싶은 우리 음식 중에 최고는 단연코 김치이며 이날 하니는 알배추를 이용해 겉절이를 담갔다. 겉절이 만드는 법은 대한민국 주부님들이라면 전부 선수나 다름없고 종류도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김치 담그는 분들의 손맛 때문에 다양한 맛을 연출한다. 



이날 그녀가 담근 겉절이는 알배추로 날로 먹어도 달짝지근한 최고의 식재료로 김치 담그는 기본재료에 그녀는 새우젓과 갈치 속젓으로 양념을 버무렸다. 



알배추는 소금을 흩뿌려 적당히 절이고 물기를 빼 다음 준비한 속재료에 투입한다.



그리고 쓱싹쓱싹 잘 버무린 겉절이에 생굴을 싸 먹으면 그제사 껄떡거림이 멈추는 것. 세상에 이런 맛이..!



잘 버무린 겉절이를 냉장고로 옮겨놓고 밥을 먹을 때마다 냉장고를 뒤적이며 녀석을 찾게 되는 건 비단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 다수의 DNA 속에 이렇게 맛있는 습관이 숨겨져 있으리라 생각한다.



   보면 볼수록 참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명소 아말피에서 생굴은 물론 겉절이 김치를 팔고 있는 곳이 있었다면 뒤를 돌아다보지 않고 그곳으로 향했을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문화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K-문화를 대할 때마다 나의 영혼에 탯줄을 매단 것처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증폭된다. 그때마다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우리 민족의 가락 '아리랑'에 세계 최고 민족의 얼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이상 향수병을 유발한 껄떡거림 끝!


Il cibo che più vuole mangiare lo chef italiano_BARLETTA
Il 04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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