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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4. 2023

그녀가 보내준 고향의 꽃 편지

-진심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사랑하는 사람은 눈빛만 봐도 알 수가 있지..?!!



   냉이가 한 바구니 담긴 풍경은 춘천의 매막골 새벽시장의 한겨울 모습이다. 아직 봄이 오시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즈음이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지막한 등산로가 있으며 눈이 쌓이기 전에는 하니와 함께 아침 산책 겸 운동을 다녀오던 곳이다. 이때쯤 다시금 이탈리아로 떠날 차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등산로에 하니가 앞서 걷고 있다. 눈이 녹으면 곧 봄이 오시려나.. 지난 2월 22일 자 나 홀로 이탈리아행 뱅기에 몸을 싣고 장도에 올랐다. 만 7개월 동안 이탈리아의 우리 집을 비워두었으므로 많이 궁금했다. 그리고 캐리어 속에 조국의 향수를 가득 담아왔다. 그게 어느덧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났다. 


내 고향은 부산.. 춘천은 우리가 이탈리아에 둥지를 틀면서 서울 강남의 도곡동 집을 떠나 하니의 엄마와 아들 딸들이 살고 있었던 그녀의 고향땅으로 이주를 한 곳이다. 그리고 정확히 지난해 7월 22일부터 올해 2월 21일까지 바쁘게 지내면서 향수병을 달래주었던 곳. 밀린 숙제를 마무리하고 그녀 혼자만 내버려 둔 채 이탈리아로 도망치듯(?) 날아왔다. 그다음 혼밥을 일삼으며 장차 다가올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서기 2023년 4월 4일, 한밤중(현지시각 새벽 2시)에 메신저가 울렸다. 한국은 오전 9시경.. 잠결에 열어본 메신저 창에서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진달래가 그녀의 눈앞에서 화들짝 피어있는 게 아닌가.. 그녀가 목격한 진달래꽃 무리는 애막골 등산로 곁의 풍경이다. 어느 때인가 등산로 곁에 진달래가 피면 너무 예쁘고 아름답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녀가 그 마음을 읽고 고향의 꽃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진심은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법이다. 만개한 진달래꽃 속에 그리움이 잔뜩 묻어난다. 보고 싶다.



Una lettera di azalee realizzata da mia moglie_CHUNCHEON
Il 04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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