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원 없는 살아있는 도시
느리게 느리게.. 촌음을 지혜롭게 아껴 쓰는 달팽이로부터 배우라..?!!
서기 2023년 5월 6일 이른 새벽(현지시각)에 일어나 사흘 전에 들렀던 우리 잡 앞 공원(Giardini Fratelli Cervi)의 풍경을 보고 있다. 그 시각 대한민국은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며 비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이곳..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우리나라 보다 봄이 일찍 찾아오지만 여름이 오시기까지는 느리게 느리게.. 거기에 봄비가 추적거리며 사흘동안 내렸다.
산책 겸 운동삼아 공원에 들러 바닷가로 향할 때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바를레타 성과 두오모를 곁에 둔 공원으로 입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커다란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이곳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이 발을 디딘 이곳은 반파시스트, 민주주의, 가톨릭 정서를 가진 사람들을 기억해 낼 것이다.
I sette fratelli Cervi, ossia Gelindo (nato il 7 agosto 1901), Antenore (1906), Aldo (15 febbraio 1909), Ferdinando (1911), Agostino (11 gennaio 1916), Ovidio (13 marzo 1918) ed Ettore (2 giugno 1921), erano i figli di Alcide Cervi (1875-1970) e di Genoeffa Cocconi (1876-1944). Appartenevano a una famiglia di contadini con radicati sentimenti antifascisti, democratici e cattolici (il padre era iscritto ai giovani dell'ACI).
Presero attivamente parte alla Resistenza. Presi prigionieri, furono torturati e poi fucilati dai fascisti il 28 dicembre 1943 nel poligono di tiro di Reggio Emilia. La loro storia è stata raccontata, fra gli altri, dal padre Alcide Cervi
관광객들이 지나온 출입구 옆에 지아르디니 프라뗄리 체르뷔 Giardini Fratelli Cervi)라는 공원 이름이 붙어있다. 일곱 명의 형제를 기억하는 공원.. 겔린도(1901년 8월 7일 출생), 안테노레(1906년), 알도(1909년 2월 15일), 페르디난도(1911년 1월 11일), 오비드(13일) 등 7명의 형제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는 거룩한 공원..
7명의 형제들은 반파시트와 민주주의 운동을 한 가톨릭 신자로 활동하다가, 1943년 12월 28일 레지오 에밀리아 사격장에서 포로로 잡혀 고문당하고 파시스트들에게 총살을 당했다. 이들에 대한 증언은 아버지(Alcide Cervi)로부터 전해졌다. 일제의 만행에 앞선 우리나라의 독립군을 연상 캐 하는 일이 이탈리아서도 일어났던 것이며, 대한민국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오염원 없는 살아있는 도시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당신의 의사와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불합리를 겪고 살아간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어도 발목에 채워진 족쇄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퍼득퍼득 날갯짓만 거듭하게 된다. 그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한 단면이랄까..
공원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평소에 못 보던 눈에 띄는 장면이 포착됐다. 달팽이..
한동안 눈에 띄지 않던 달팽이들이 극락조화에 다닥다닥 달라붙어 점령한 풍경들.. 녀석들은 어디서 왔을까..
한 두 녀석도 아니고 새까맣게(?) 무리를 지어 등장한 녀석들은 사람들로부터 무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학창 시절에 목 높이 즐겨 부르던 미국의 2인조 밴드 사이먼 앤 가펑클 (Simon and Garfunkel)의 노래 엘 콘도 파사(El Condor Pasa).. 안데스에서는 전설의 새로 불리던 독수리 콘도르를 번안해 부른 노랫말 속에서 달팽이는 느려터진 게으름뱅이로 묘사된다.
달팽이가 되느니 차라리 참새가 되겠어요.
Yes, I would. 네, 그럴 거예요
If I could, 만약 그럴 수 있다면,
I surely would. 반드시 그렇게 할 거예요
그땐 그저 노랫말이 좋아서 흥얼거렸지만 세월이 흐르면서부터 비유법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정작 달팽이(연체동물 복족류(腹足類: 배가 발인 무리))로부터 배워야 할 정도로 달팽이는 여간 지혜로운 동물이 아니었다. 우리가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동안 녀석은 느리게 느리게 세상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닌가..
사흘 전,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에 봄비가 여러 날 오시면서 녀석들은 탈출구가 필요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뿔리아 주는 농업이 주를 이루고 있고 오염원이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가까운 바닷가나 올리브 과수원과 포도원이 위치한 교외로 나가보면 대도시에서 볼 수 없는 살아있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우리 집 앞을 달리는 자동차 소음과 배기가스를 제외하면 청정지역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곳.
이곳에 살고 있는 달팽이들은 주로 바닷가 풀숲에 살고 있었는데.. 어쩌다 이곳까지 진출했는지 참 궁금하다. 느리게 느리게 그 먼 길을 달려(?) 왔다는 말인가.. 그것도 하필이면 아름다운 극락화 품에 안기다니..
Una città viva e senza inquinanti_La Disfida di Barletta
Il 06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