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파타고니아, 꼬자이께서 뿌에르또 리오 뜨랑퀼로까지
행운도 행운 나름.. 사람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과 행운이 서로 다르다. 그렇다면 나는..?!!
약간은 어수선한 풍경이 등장한 이곳은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우리가 사랑한 도시 꼬자이께(Coyhaique)이다. 하니와 나는 이곳에서 남부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까지 이동한 다음 다시 들른 곳이다. 그때 민박집에서 1박을 하면서 창 너머로 본 풍경.. 우라는 잠시 후 배낭을 정리하고 다시 먼 길을 나설 계획이었다.
민박집에서 나서면 지근거리에 위치한 버스터미널이 철책을 두르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우리는 터미널 안에서 우리를 먼 곳으로 데려줄 버스흫 기다렸다. 배낭여행의 묘미는 이런 것일까..
먼 나라 칠레의 아름다운 도시 꼬자이께서 우리는 다시 남부 파타고니아의 명소로 갈 작정이었다. 그런 잠시 후 버스가 도착했다. 우리는 파타고니아 여행을 하는 동안 버스표를 예매할 당시 주로 앞 좌석을 선호했다. 그곳은 나의 놀이터이자 행복한 여행기록을 만드는 참한 공작소였다.
북부 파타고니아의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 꼬자이께..
당시 나는 이 도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파타고니아의 진면목을 잘 알지 못할 때였다.
그런데.. 버스 앞 좌석에 앉아 하나둘씩 다가오는 풍경을 보면서 신세계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미니 버스 앞 좌석 운전기사님의 우편에 앉은 나의 카메라는 연신 셔터음을 울리고 있었다.
버스운전기사님의 표정을 보니 한 여행자가 심취해 있는 뷰파인더를 보며 행복해하는 표정이었다.
당신의 나라에 충만한 신의 그림자를 사랑하는 누군들 좋아하지 않을까..
그는 평소 운행하던 버스 노선 중에서 아름다운 풍경이라 생각한 지역을 통과할 때마다 속도를 늦추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풍경을 향하여 손짓을 하곤 했다.
대도시에서 흔히 봐 왔던 풍경과 사뭇 다른 파타고니아의 대자연..
당장이라도 차에서 내려 걷고 싶을 정도로 달콤한 유혹의 향기를 발하는 땅..
이런 풍경이 대한민국 어디엔가 있었으면 사람들은 열광하지 않을까..
가끔씩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던 때 운전기사님은 나를 위해 와이퍼를 작동시켰다. 큰 배려였다.
나는 이때부터 철없는 아이들처럼 마냥 신났다.
내게 찾아온 행운은 이렇게 시작됐다.
행운도 행운 나름..
사람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과 행운이 서로 다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나는 포토그래퍼이자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 1인..
버스 앞 좌석으로 다가오는 신세계이자 신의 그림자들이 한시도 눈을 떼자 못하게 한다.
오래전.. 대략 50년 전부터 시작된 '사진놀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그때는 잘 몰랐다.
6070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이발소 문을 열면 그곳에는 푸쉬킨의 명언이 담겨있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 지나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에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은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고야 말리니
- 알렉산드르 푸시킨(Aleksandr Sergeevič Puškin)-
그런 얼마 후 세월이 지나면서 푸쉬킨의 명언이 자리 잡은 곳에 <욥기 8장>이 등장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하니와 나는 파타고니아 여행을 시작하면서 우리 모든 것을 하늘에 맡겼다.
죽던지 살던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파타고니아 여행을 통해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연출자는 신께서 하는 일이며 공간이동을 할 때마다 나는 버스 앞 좌석에서 행복했다. 기나긴 여정이 새롭게 시작됐다.
Dal nord della Patagonia, Coyhaique fino a Puerto rio Tranquilo
il 06 Giugn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