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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6. 2019

먼 나라 꿈나라

#20 아내와 함께한 여행 사진첩


영화나 소설 같은 삶을 꿈꾸시는가..?!!



처음 공개하는 우리들의 여행 기록이다. 서른몇 컷의 사진과 영상은 아내와 나의 삶의 일부분을 남긴 발자취이다. 본문에 등장하는 장소는 세계인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는 명소 또레스 델 빠이네 국립공원(Parco Nazionale Torres del Paine)이다. 


우리는 칠레의 남부 파타고니아에 위치한 이곳을 여행하기 위해 벼르고 또 별렀다. 대략 20년이 다 되어가는 남미 일주 여행을 통해 미비했던 문제점을 보완한 후 장도에 올랐던 것이다. 미비했던 문제점은 기록 수단이었다. 



다시 1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여행기록은 카메라를 고급으로 교체하고 외장하드도 넉넉하게 챙겼다. 1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외장하드와 강력한 줌 렘즈는 물론 단렌즈와 광각렌즈까지 모두 갖추었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내가 등에 맨 배낭의 무게 대부분은 카메라 장비가 차지하고 있었다. 


무리해 보이는 이 같은 결정은 나름의 생각과 판단이 함께 했다. 우리는 영화나 소설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그렇게 하려면 여행 일정의 매 순간을 기록하고 콘티로 남겨, 어느 날 기록 전부를 편집한 후 우리들만의 사진첩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의 블로그에 기록을 끼적거리고 저장하자니 도무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어 왔던 것인데 마침내 내게 행운이 찾아들었다. 그게 요즘 브런치에 기록하고 있는 '아내와 함께한 여행 사진첩'이다. 사진을 편집하는 동안 그야말로 소설과 영화 같은 장면들이 내 앞에 펼쳐지며, 꿈만 같았던 먼 나라 속에 우리가 온몸을 던져 여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꿈속 같았던 장면들을 만나본다.


Parco nazionale Torres del Paine
Il parco nazionale Torres del Paine è una delle aree protette del Cile. Nel 2006, occupava una superficie di circa 242.242 ha. È uno dei parchi più grandi del paese e uno dei più importanti. È il terzo per numero di visite, delle quali circa il 75% corrisponde a turisti stranieri, specialmente europei. Il parco fu creato il 13 maggio del 1959. L'Unesco lo dichiarò riserva della biosfera il 28 aprile 1978 e nel 1994 lo inserì, insieme al Parco nazionale Bernardo O'Higgins, tra le candidature alla lista dei patrimoni dell'umanità.[1] 
Il parco si trova 112 km a nord di Puerto Natales e a 312 dalla città di Punta Arenas. È una delle undici aree protette esistenti nella regione di Magellano e dell'Antartide Cilena (assieme ad altri quattro parchi nazionali, tre riserve nazionali e tre monumenti nazionali. Nel complesso, le aree silvestri protette comprendono il 51% della superficie della regione (6.728.744 ha). Confina a nord con il parco nazionale di Los Glaciares, in Argentina

*참고로 위키피디아에서 또레스 델 빠이네 국립공원 자료를 모셔왔다.



먼 나라 꿈나라




위에서 본 장면들은 아내가 침낭을 들고 어디론가 떠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천신만고 끝에 우리는 뿌에르또 나딸레스에 여장을 푼 후 맨 먼저 또레스 델 빠이네 국립공원을 찾았다. 그때만 해도 우리는 당일치기로 이곳을 등반할 수 있을 것이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배낭여행자이며 등에 맨 것은 배낭이 전부였으므로 산행에 적절한 장비 등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기껏 힘들게 찾아 나선 또레스 델 빠이네 등정은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자료사진에 등장하는 여헹자들이 장비만 참고해도 우리가 얼마나 무모한 시도를 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가 생전 처음 방문한 또레스 델 빠이네 국립공원 중간쯤에 위치한 로지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로지까지 이동한 우리에게 다시 도전할 기회를 준 것은 또레스 델 빠이네가 품고 있는 자연의 모습이었다.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빼어난 장관이 셔터를 마구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못 보던 풍경들이 꿈꾸듯 우리 앞에 나타나며 지구별 최고의 명산을 자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저만치 앞서 걷고 있었다.



사진을 카메라에 담으려면 순간적으로 멈추어 서야 했으므로, 컷이 증가하면 할수록 시간차가 생겨 아내와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그런다고 아내가 사진을 찍는 나를 위해 잠시 멈추어 줄 리가 없다. 당신은 제 몸 하나 추스를 힘도 없이 그저 앞만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었다. 아내의 이런 습관은 힘이 들 때 주로 그랬다. 잠시 멈추거나 쉬게 되면 앞으로 더 나아갈 의지가 한순간에 꺾인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무시로 명산을 이루고 있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아내 뒤를 쫓아갔다. 그동안 우리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까마득했다. 이른 아침부터 옮긴 발걸음이 숙소로부터 까마득히 멀어져 가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풍경을 옛날 어른들은 이렇게 말씀하셨겠지..


"네가 좋아서 한 일이지 누가 시켰나..!!"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를 뒤로 돌아보니 '지가 좋아서 산을 찾은 사람들'이 저만치 길을 따라나서고 있었다. 볕은 따갑고 바람 한 점 없는 깎아지른 오솔길을 따라 걷는 동안, 우리네 산에서 경험하지 못한 풍경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돌이켜 보면 꿈속에서나 가능한 풍경들이자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개연성의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같이 비현실적인 풍경들에 대해 비구상 작가인 페북의 한 친구는 당신의 마음에 따라 그린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의 풍경이 어느 날 바람이 되어 당신의 가슴을 지배한 것일까..




어쩌면 사는 동안 하찮게 여기거나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풀포기와 풀꽃들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었다. 먼 나라에서 만난 풍경이 아니라 괜히 바쁘게 살아왔던 우리 앞에서 세상을 관조하는 여유를 가진 게 이들이었다. 사람들이 그저 이곳을 찾는 게 아니라, 그 산에 안기면 이들 풀꽃처럼 평온을 되찾는 게 아닐까.




뒤돌아 보면 걸음을 옮길 때마다 힘은 들어도 장차 다가올 먼 나라 꿈나라로 향해 한 걸음씩 옮긴 것 같다. 우리는 이날 로지에 도착한 다음 또레스 델 빠이네 산행을 포기하고 숙소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우리는 영화나 소설의 클라이맥스를 이룰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숙소로 돌아가는 아내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저 언덕을 넘으면 내리막길과 평원이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은 의외로 힘들었다. 체력이 거의 바닥이 났을 뿐만 아니라 다시 무리한 선택이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5일 현지시각), 아침 운동을 하면서 평소처럼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속보로 방파제 위를 걷는 동안 차가운 바람이 느껴져서 안부 삼아 전화를 한 것이다. 이곳은 영하의 체감온도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의 안부를 묻는 전화 너머에서 평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여긴 눈이 왔어. 완전 겨울 날씨야..!


아내는 우리가 걸었던 길을 까마득히 잊고 있는 것 같았다. <계속>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LA NOSTRA VIAGGIO SUD AMERICA
Parco Nazionale Torres del Pain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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