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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22. 2020

그곳에 가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 풍경

1 유로면 행복해지는 세상도 있다..!!




그곳에 가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21일 현지시각) 오전, 시내서 볼일을 보고 곧장 발걸음을 옮긴 곳은 내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의 재래시장이었다. 이곳은 일주일 한 두 번 들르는 곳으로 집에서부터 대략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피렌체서 바를레타로 거처를 옮긴 직후부터 자주 들르게 된 이 시장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시장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시장 풍경이 주로 그렇겠지만 이곳은 매우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 또 주변의 시세보다 싼 가격에 과일과 야채는 물론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아드리아해 연안에 위치한 바를레타 재래시장에는 색다른 풍경이 시선을 끌기도 한다. 




시장 위로 갈매기들이 날아드는 것이다. 녀석들은 어물전에서 버린 부산물을 먹으러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다. 나 또한 이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비록 비용을 지불하지만 너무 싸고 싱싱한 과일과 채소가 나를 유혹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순간부터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알아두면 너무 좋은 행복한 삶의 정보


이런 느낌은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다음부터 증폭되기 시작했다.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순간부터 머릿속은 내가 구상한 요리에 적절한 품목을 떠올리는 것이다. 아마도 주부들이 스트레스를 겪을 때 쇼핑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시장에 가면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이랄까..


재래시장에 들른 나의 기분은 이러하지만 먼 나라에 살고 있는 브런치 이웃 뉴요커 한 분의 표정은 조금 달랐다. 물가 대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살인적인 렌트비에 장바구니를 괴롭히는 물가가 얼마나 당신을 괴롭혔으면 역이민까지 생각했을까.. 관련 브런치 글에서 그분의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이웃: 아름다운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 살고 계신 작가님은 행복하실 거 같아요. 그곳은 서울보다 생활비가 더 저렴할 거 같아요. 신이 축복이 내린 듯 보여요. 야생 오리와 기러기 보며 그들처럼 산다면 식비 안 들겠다고 하니 아들이 웃었어요. 요즘 식비도 만만치 않아 갈수록 살기 어렵네요.




나: 우리 작가님의 뉴요커 삶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워집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이곳은 한 달 생활비가 100만 원이면 충분한 곳입니다. 멀리 여행을 떠날 때 드는 비용 등을 재외 하면 넉넉한 비용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서민들 모두 이곳으로 이주하거나 이민 정책을 폈으면 싶었습니다. 


이런 맛을 안 일본 아이들이 이탈리아로 줄을 잇는 이유입니다.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하루 16시간 일을 해도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더군요. 우리 청춘들이 치열한 사회를 벗어나 진정 자유로운 땅에서 살아가길 원합니다. 댓글에 녹아난 표현이 뉴요커의 삶을 대변하는군요. 



이웃: 렌트비 포함한 가격인가요? 


나: 그렇습니다!!



이웃: 어머나~ 세상에 천국이 따로 없네요! 의료 보험 혜택도 좋은가요? 이태리어 배워 이민 가야겠어요.


나: 이탈리아 중부와 북부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들지만 대도시가 아니면 물가는 싸고 품질이 뛰어납니다. 이탈리아 남부는 상대적으로 가난하지만 이들의 표정에서 가난은 전혀 묻어나지 않고 행복합니다. 매우 활동적이고 친절하며 낙천적인 성격이 천국을 대변해 준다고나 할까요. 기회가 닿으시면 이탈리아를 두드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웃: 이탈리아 신분 문제가 복잡하다고 들었어요. 이탈리아 언어와 의료 보험과 신분 문제 해결되면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나: 이탈리아가 패션 건축 음악 미술 디자인 등 현대인이 좋아하는 모든 장르를 다 갖춘 곳이라는 걸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최소한 제가 겪은 바에 따르면 이들은 대충 건성건성 하는 법이 없이 치밀합니다. 요리도 같은 이유지요. 아마도 이들의 민족성(상대적으로 다르지만)이 그렇게 만든 거 같아요. 


이민자들은 학생의 신분으로 직업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살아가고 있지요. 의료보험은 한국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외래환자들에게 얼토당토않은 진료를 통한 부당 이익을 챙기지 않는 정직함이 돋보입니다. 


이탈리아 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챙기는 여러 방법과 경로 및 사레 등을 잘 챙기시고 이탈리아어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어를 잘하실 것으로 생각되므로 보다 쉽게 이탈리아어를 배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우리 작가님의 꿈이 꼭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1 유로에 행복해지는 세상


오늘 시장에서 장을 보다가 문득 그분이 생각나서 기록을 남겼다. 또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바를레타의 현지 물가 일면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곳의 과일과 채소는 피렌체의 절반에서 1/3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피렌체의 상인들이 이곳 뿔리아 주에서 야채와 과일을 공수해 장에 내다 파는 것이다. 


피렌체 산타 암부로지오 시장에서 버찌(Ciliegia) 1킬로그램이 5유로라고 한다면 바를레타에서는 1유로에 싱싱한 과일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산지에서 먼 거리로 이동하려면 운송 비용이 포함되겠지만 가격이 턱 없이 차이가 났다.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지에서 만난 이탈리아인들의 식재료 선호도를 보면 야채와 과일, 육류 그리고 유제품 순이었다. 이탈리아 전국에서 매일 쏟아지는 신선한 식품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서울에 살 때 자주 들른 가락시장에서 조차 이만한 가격에 장바구니를 채울 수 없었다. 


이곳에서 1 유로를 지불하면 대략 1킬로그램에 해당하는 야채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으므로, 5유로를 지불하면 5킬로그램으로 무게가 늘어나 손수레를 가져오지 않으면 힘들 정도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뉴욕에 사시는 이웃분의 고충이 어떠한지 짐작이 가는 것이다. 


비록 당장은 아니겠지만 역이민까지 생각할 정도라면 '안 봐도 비디오'아닌가.. 천국이 따로 없다. 적은 비용에 서민들의 장바구니가 철철 넘치면 그곳이 천국이 아닐까.. 최소한 먹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살만한 세상이다.



IL MERCATO DI SAN NICOLA BARLETTA
il 21 Gennaio 2020, Citta' di Barlett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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