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01. 2020

생각난다 그 바닷가

-영화 타이타닉 호에 묻은 여행 이야기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명품의 세계..!!



세월 정말 빠르다. 꽤 오래전에 봤던 영화 타이타닉(RMS Titanic)의 감동은 20년이 더 지났지만 당시 느꼈던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다. 곧 침몰하게 될 초대형 여객선 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장면들은 '영화예술의 꽃'이라 불러도 좋은 명장면들이었다. 각각의 장면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기억 속에 머물고 있는 것. 한 여인( 잭 도순)이 룩 라벳(빌 팩스턴)의 탐사선에 올라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부터 이 영화는 시작된다. 



탐사선은 수장된 타이타닉 호에 실린 보물을 찾기 위해 타이타닉 호가 침몰한 장소에 도착해 보물을 찾기 시작하면서 한 금고를 발견하게 되고, 그 속에서 한 여인의 누드화를 발견하게 된다. 사실을 재구성한 이 영화는 그때부터 잠시라도 한 눈 팔 수없는 정도로 전개되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속에 1912년 4월에 몰락한 귀족 가문의 딸 로즈가.. 그리고 자유분방한 청년 화가 잭 도슨이 등장한다. 



타이타닉 호는 영국의 화이트 스타 라인이 운영했던 북대서양 횡단 여객선이었다. 1912년 4월 10일 영국의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의 뉴욕으로 향하던 첫 항해 중 빙산과 충돌하여 닷새 후에 침몰(4월 15일)했다. 이 사고로 1,514명이 사망했다. 전쟁이 아닌 평화로운 시기에 일어난 해난 사고 가운데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것이다.



출항 당시 승선 인원은 2,223 명이었고 살아남은 사람은 709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생존율은 타이타닉 호 건조 당시 부족했던 부대시설이 한몫 거들었다. 타이타닉 호는 벨파스트에 있는 하란드 월프 사가 1909년 건조를 시작해 1911년 5월 31일 진수했다. 



선내에 체육관과 수영장은 물론 호화로운 부대시설까지 갖추고 있었지만, 구명정은 20척 밖에 없었고 구명정의 총정원은 1,178명이었다. 구명정의 절대 부족(1,050명분)이 대참사를 불러왔고, 그 가운데 이 영화의 주인공 로즈와 잭 도슨의 비극이 영화를 최고의 명품으로 만든 것이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단박에 기억해 내실 것이다. 로즈는 원치 않는 결혼 때문에 자살을 결심하고 타이타닉 호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운명의 남자 잭 도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곧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어느 날 잭 도슨이 로즈의 나체 그림을 그리며 사랑이 깊어가는 것.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타이타닉 호가 이들의 운명을 갈라놓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4일 오후 11시 40분(선내 시각, GMT -3) 빙산과 충돌했다. 이때 주갑판이 함몰되면서 우현에 구멍이 뚫렸다. 구멍으로 물이 급격히 스며들면서 3시간 만에 완전히 침수되어 침몰한 것이다. 타이타닉호는 방수용 격벽이 설계됐고, 선내의 문들도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실제 사고에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침몰 당시 구명정에 타지 못하고 바다로 뛰어든 수많은 승객들은 대서양 밤바다의 차가운 바닷물로 인하여 수 분 내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침몰할 당시까지도 배에는 천여 명의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그 가운데 주인공 로즈와 잭도 포한되어 있었다. 구명정을 타고 있다가 몇 시간 뒤에 RMS 카파시아(Carpathia)에 의해 구조된 사람은 710명에 불과했다. 



침몰 직전 두 동강 난 타이타닉 호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로즈와 잭은 배의 파편에 의존해 마지막 대화를 나누다가 잭은 저체온증으로 죽음을 맞이하며 차가운 바닷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로즈는 죽음 직전 가까스로 구출된 후 잭의 유언에 따라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보슬보슬 부슬부슬 비가 오시던 날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 곳은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 오르노삐렌의 바닷가.. 북부 파타고니아는 우기의 옷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건기의 잠옷 바람에 우리 내외를 맞이했다. 원시의 바닷가.. 속살을 내 보이면 보일수록 아름다운 풍경이 오르노삐렌 삼각주 너머로 연출되는 것이다. 



안데스 너머로 사라지는 뽀얀 실루엣 사이로 태곳적 이야기가 스멀스멀 삐져나오는 곳. 세상에 봄이 오시면 맨 먼저 생각나는 여행지가 오르노삐렌이었다. 우리는 이곳에 발을 들여놓고 떠날 때까지 매일 아침 바닷가 산책을 나갔다. 그때마다 바다는 사리와 조금 때의 풍경을 선물하며 여행자를 즐겁게 만든 것이다. 어쩌면 영화로 만들어진 타이타닉 호의 주인공 같은 이야기기 숨겨진 곳이랄까. 



영화를 통해서 만난 두 연인의 모습은 긴 듯 하지만 불과 닷새만의 짧디 짧은 사랑이었다. 타이타닉 호가 출항한 이래 침몰할 때까지 걸린 짧은 시간 속에서 진한 사랑의 흔적을 남긴 것. 그 사랑은 다시 극적으로 살아남은 한 생존자의 증언을 통해서 영원한 사랑으로 남게 된다. 우리가 만난 대자연이 그랬다. 


세상에 흔해 빠진 곳이 여행지이지만 행복한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장소는 흔치 않다. 한 번 언약한 사랑을 죽음으로 지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헌신짝 버리듯 하는 사람들과 비교되는 곳이라할까.. 꽤 오랜 시간 동안 싸돌아 다닌 여행지를 참조하면 가슴에 오래 남는 여행지는 첫사랑을 참 많이도 닮아있다. 순수하다. 그래서 가슴이 마구 설렌다. 3월이다..!!



IL NOSTRO VIAGGIO IN SUD AMERICA
Hornopiren Los Lagos Region CILE
il Primo Marzo 2020, Citta' di Barlett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너는 좋으냐 거친 봄바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