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지몽과 나의 황홀경
그곳에 가면 바람 한 점 풀 한 포기까지 사랑하게 된다..!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들의 일상 중에 두고두고 고마워해야 할 일이 있다. 똑바로 걸어서 소일하는 일이다. 너무 평범한 일이다. 직립 보행을 하는 동물들은 모두 이같이 하루를 보내거나 평생을 산다는 건 초딩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 등으로 직립보행에 문제가 생기면 사정은 즉시 달라진다.
누워서 걸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더욱 엎어져서 걸을 수는 없는 일.. 허리에 문제가 생기면 장애가 생기면 그때부터 세상 사는 일은 졸지에 지옥으로 변하게 된다. 이 같은 경험을 해 보신 브런치 이웃 한 분은 이렇게 말했다.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이 말만큼 절박하고 간절한 것이 있을까요..
허리만 아픈 게 아니라 골반까지 둘러 빠지는 것 같은 통증...ㅠㅠ
아파보지 않고는 모르는 허리병.
-잠자는 물고기
나는 기적적으로 회생하여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가 보고 싶은 곳을 싸돌아 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곳은 중부 파타고니아의 아름다운 도시 꼬자이께로 아내와 함께 1년을 계획하고 떠난 여행지였다. 그런데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전 처음으로 허리병으로 고생하게 된 것이다. 그때 심정을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이라는 편에 실어두었다. 마지막 장면은 이렇게 썼다.
(상략).. 그럴 리가 없지만.. 내가 다시 걸을 수 없었다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꿈도 꾸지 못한 채 사람들로부터 일찌감치 잊혀 갔을 것이다. 간절한 소망..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꼭 찾아가고 싶었던 계곡에서 아내를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깊은 잠에 빠져있다. 낮에 싸돌아 다닌 피곤이 몰려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새벽에 일어나 이번에는 시금치와 쁘로슈또 칠면조 고기 등을 넣은 김밥을 싸고 싶단다. 따지고 보면 별거 아닌 것들이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 아내는 시방 새로운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시칠리아에서부터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주(Regione Friuli-Venezia Giulia)까지 그리고 아드리아해 너머 그리스와 터키까지.. 또 신화의 바다 이오니아 해는 물론 지중해의 벼랑 끝에 서서 동유럽의 향기를 그리워할지도 모를 일.. 아내의 지극한 간호 덕분에 다시 걸을 수 있어서 보랏빛 초초가 흐드러지게 핀 리오 꼬자이께를 만났다. 그리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이 세상 끄트머리까지 여행지로 변하게 될 것이다.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이 세상 끝까지
아내는 숙소에서 이곳에서 만난 친구 마리아와 나디에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 시각 나는 리오 꼬자이께 숲 속에 피어난 보라색 초초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가 말하는 황홀경 혹은 장주의 호접지몽과 다름없는 현상이 숲 속 강가에서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니 세상이 완전히 달라 보였다. 바람 한 점 풀 한 포기까지 더욱더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오래전에 내가 꿈꾸었던 세상이 노랫말을 타고 기분 좋게 만드는 것.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이 세상 그 어디라도 끝까지 가 보고 싶었다.
세상은 전에 없이 새롭게 보였다. 이런 현상 때문에 나는 가끔씩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을 두고 '통과의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치루어야 하는 죽음의 의식이랄까.. 이런 느낌은 파타고니아 투어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Perché il sole continua a splendere? Why does the sun go on shining?
Perché il mare si precipita a riva? Why does the sea rush to shore?
Non sanno che è la fine del mondo?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Perché non mi ami più Cause you don't love me anymore
Perché gli uccelli continuano a cantare? Why do the birds go on singing?
Perché le stelle brillano sopra? Why do the stars glow above?
Non sanno che è la fine del mondo?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È finito quando ho perso il tuo amore It ended when I lost your love
Mi sveglio la mattina e mi chiedo I wake up in the morning and I wonder
Perché tutto è uguale a prima Why everything's the same as it was
Non riesco a capire, no, non riesco a capire I can't understand, no, I can't understand
Come la vita procede così How life goes on the way it does
Perché il mio cuore continua a battere? Why does my heart go on beating?
Perché piangono questi miei occhi? Why do these eyes of mine cry?
Non sanno che è la fine del mondo?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È finito quando hai detto addio It ended when you said goodbye
Perché il mio cuore continua a battere? Why does my heart go on beating?
Perché piangono questi miei occhi? Why do these eyes of mine cry?
Non sanno che è la fine del mondo?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È finito quando hai detto addio It ended when you said goodbye
위 자료는 어릴 때 자주 불러 훤히 꽤 차고 있던 스키더 데이비스의 노랫말을 이탈리아어 버전으로 옮겨봤다. 오리지널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늘 마주치는 뻔한 세상일지라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세상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조금 전 리오 꼬자이께 계곡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리오 심프슨 계곡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내 앞에는 큰 키의 풀숲이 바람에 일렁거렸고 여러 색깔의 초초는 물론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나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나는 서서히 황홀경 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다시금 생각해 봐도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직후부터 싸돌아 다녔으므로 제정신이 아니라 황홀경에 이끌려다닌 것이라 할까.. 세상은 너무 아름다웠다. 칠레의 7번 국도 까르레떼르라 오스뜨랄이 비켜가는 언덕 위에서 바라본 리오 심프슨 계곡은 흔히 볼 수 없는 명소였다.
나는 아직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숙소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리오 심프슨 계곡 역시 걸을 수만 있다면 반드시 가 보고 싶었던 곳으로 오래된 현수교(懸垂橋)가 강과 숲과 언덕과 기막힌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다시 파타고니아 남부로 이동하기 전에 카메라에 꼭 담고 싶었던 흔치 않은 명소였던 것이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아내가 나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줄 꿈에도 몰랐다. 그 대신 내 속마음은 기막힌 명소를 찾아내어 아이들처럼 아내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철이 없어도 유분수지 황홀경에 한 번 빠지 들면 그 어떤 명약도 다 소용없는 법이었어..
돌아가신 아버지께선 어쩌다 기분이 좋아 술을 한 잔 드시면 우리 7남매 중 몇몇을 불러놓고 '장주의 호접지몽'을 안주 삼아 우리를 졸게 만들었다. 한의를 하신 아버지께선 신나게 그 장면을 설명하셨지만 어린 녀석들은 아버지께서 술이 취하신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내 꿈에 나비가 보인 것인지.. 나비 꿈에 내가 보인 것인지..!!"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직립보행에 크나큰 차질을 빚었던 나는,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먼 나라.. 꿈나라.. 꽃 피고 새 우는 계곡을 따라 한 발짝 두 발짝 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그때 내가 본 장면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었어..!
그러나 당시의 간절한 소망이 이탈리아까지 이어졌다면 믿기시는가.. <계속>
IL NOSTRO VIAGGIO IN SUD AMERICA
Coyhaique Regione di Aysén Patagonia CIL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2020년 3월 6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된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의 확진자 수는 4,636명이며 197명이 사망했다. 이틀 전보다 급격히 불어난 수치이다.
In Italia, dall’inizio dell’epidemia di Coronavirus, 4.636 persone hanno contratto il virus Sars-CoV-2, 778 in più rispetto a giovedì. Di queste, 197 sono decedute (+49) e 523 sono guarite (+109).Attualmente i soggetti positivi sono 3.916 (il conto sale a 4.636 — come detto sopra — se nel computo ci sono anche i morti e i guariti).
Sono coinvolte tutte e 20 le Regioni.Qui la mappa aggiornata con gli ultimi dati.
-위 링크된 곳을 클릭하면 이탈리아 20개 주로 확산된 꼬로나비루스 현황을 알 수 있다.
I pazienti ricoverati con sintomi sono 2.394 (+604); 462 sono in terapia intensiva (+111), mentre 1.060 sono in isolamento domiciliare fiduciario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