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로나비루스에 대처하는 행복한 갈비탕
식성이 까칠한 아내를 위한 식단..!!
요즘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는 난리가 아니다. 꼬로나비루스(Covid-19)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지금 세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로 미디어에서 일상의 풍경은 사라진 지 대략 두 주가 되었다. 대신 사라진 풍경 속에 자리매김한 내용은 온통 꼬로나비루스 소식을 채우고 있다. 이탈리아를 통째로 패닉 상태로 빠뜨린 비루스와의 전쟁은 현재까지 이탈리아가 대패를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만약 이대로 간다면 이탈리아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비틀거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 이탈리아 북부 지방은 롬바르디아 주와 베네토 주를 중심으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그 여파가 서서히 남부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로 이곳 또한 안전 지역이 아니다. 나흘 전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확진자 1명이 확인되면서 우리는 아침산책을 마무리해야 했다. 스스로 자가격리를 수용하면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짬짬이 인적이 뜸한 시간대를 골라 마트 혹은 재래시장을 다녀오는 것이다.
아내가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올 때만 해도 이탈리아의 꼬로나비루스는 잠복기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아내가 이탈리아로 돌아온 지 두 주 만에 매우 위험한 사태로 발전한 것이다. 따라서 아내에게 퍼붓던(?) 평소의 잔소리를 실천에 옮겨야 했다. 아내의 입맛은 까다롭고 까칠했다. 고지혈증에 민감한 아내는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고 기름진 음식은 멀리한다. 또 많은 양의 음식을 먹지 못하는가 하면 식사시간이 나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다.
이런 아내가 이탈리아 방역본부에 근무하고 있었다면 상을 받아 마땅할 정도이다. 어떤 음식이든 단 5분 만에 해치우므로 업무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나의 잔소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 아내에게 "제발 천천히 꼭꼭 씹어 드십시오"라고 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그런 아내가 음식 혹은 요리를 보는 눈은 고급지다.
아내는 입버릇처럼 "음식을 약으로 대신하면 좋겠다"는 평소의 생각처럼 당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에 마음을 빼앗긴다. 식재료까지 당신의 성에 차야 하므로 좋다는 식재료는 어디든 찾아다니거나 공수해 먹는다. 따라서 아내가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올 때 챙겨 온 케리어 3개 대부분은 고급진 식재료가 빼곡했다.
반면에 나의 식성은 소박하다 못해 너무 가난한 모습이다. 아무거나 잘 먹는다. 종류 불문 거리 불문 장소불문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음식이 상 위에 올라와도 맛있게 먹어준다. 그냥 맛있게 먹는 게 아니라 요리천국 이탈리아 사람들 만큼 천천히 음식 맛을 음미하며 먹는 것. 아내의 식사시간이 5분이면 최소한 나의 식사시간은 30분을 훌쩍 뛰어넘는다. 탄수화물이든 단백질이든 그 무엇이든 심지어 물까지도 꼭꼭 씹어먹는다.(흠 이건 아니네..ㅜ)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이른바 5대 영양소(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로 일컫는 식품들은 꼭 챙겨 먹는다. 이 같은 영양소가 우리 몸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 등으로 회피한 적 있거나 빼먹게 되었던 것이다.
이틀 전(3월 11일 현재),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 현황을 살펴보면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중에 사망자 추이를 지켜보며 꼬로나비루스에 취약한 연령 대 혹은 사람들을 살펴봤다. 놀랍게도 이탈리아의 꼬로나비루스 사망자 다수가 기저질환을 앓는 사람들 혹은 노인들이었다. 이탈리아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노인층이 두터운 나라였다.
나는 평소 아내에게 잔소리를 통해 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챙겨 먹어야 하는 식품군을 귀가 따갑도록 말하는 것이다. 그중에 단백질 섭취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단백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단백질이 근육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피부 탄력을 유지해주고, 비루스에 맞서 싸우는 면역 시스템의 중심 역할을 하는 항체와 혈색소를 구성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면역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한편,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감기를 달고 사는 현상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이다. 젊을 때는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같은 현상은 도드라지는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세를 넘긴 성인은 10년마다 근육의 3~8%씩을 잃는다고 한다.(당신의 나이를 계산해 보시기 바란다) 또 근육이 부족하면 골절 위험도 높인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
위 유채꽃 자료사진은 아침산책에서 만난 맛있는 풍경들..
요리학교 영양학 시간에 이 같은 결핍을 만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하루 최소한 50그램 이상의 단백질을 공급해 줄 것을 권장한다. 그와 동시에 탄수화물을 꾸준히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잘못 알려진 탄수화물의 역할 때문에 강조된 것이다. 잘 아시는 것처럼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이다. 일상의 모든 활동을 가능케 만드는 것이다.
설탕 덩어리로 만들어진 빵(종류에 따라) 혹은 케이크에 중독되는 것(탄수화물 과다 섭취)을 제외하면, 5대 영양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시도 때도 없이 잘 챙겨 먹어야 하는 건 건강한 식습관이다. 그렇다면 식성이 까칠한 아내를 위한 식단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주절주절 말도 많았던 아내를 위한 맑은 대파 갈비탕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아내를 위한 맑은 대파 갈비탕
맑은 대파 갈비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소갈비 적당량(1킬로그램 이상 마음껏)을 마트에서 구입했다. 가능하면 비계층이 두껍고 가격이 싼 갈비를 구하는 게 맛을 드높이는 비법이 된다. 그리고 양념간장과 대파만 있으면 끝..!
첫 번째 방법: 먼저 구입한 갈비를 잘 달구어진(180도씨 혹은 220도씨에 맞추어 놓고 시간만 조절하면 된다.) 오븐에 넣고 갈비에 달라붙은 기름기 전부를 제거한다. 그다음 오븐에서 끄집어낸 갈비를 들통 혹은 큰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으면 불을 낮춘다. 그리고 간장 적당량을 넣고 약불로 천천히 30분 이상 조려준다. 이때 물(끓는 물이면 더 좋다)은 갈비가 적당히 잠기도록 조절한다.
그리고 한나절 이상 혹은 이틀 동안 충분히 식힌다. 그러면 들통 속에 응고된 하얀 비계층이 생성된다.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하얀 비계층은 숟가락 등을 이용해 전부 걷어낸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다시 한소끔 끓인 후 큼직하게 잘라둔 대파를 넣고 대략 5분 정도 끓이면 끝.. 국물 맛은 물론 부드럽게 변한 갈비맛이 환상적으로 변하게 된다.
두 번째 방법: 오븐 대신 속이 깊은 냄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냄비를 센 불에 잘 달군 즉시 갈빗살을 넣는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5분 이상 센 불에 익히다가 뚜껑을 열어 갈비를 뒤집어 준다. 냄비 속은 아무것도 투입하지 않았다. 심지어 물까지도.. 이때 냄비 속을 들여다보면 갈비의 비곗살에서 나온 육즙이 자작하게 보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 5분 정도 익힌 후 끓는 물 적당량을 부어 첫 번째 방법을 따라 한다. 시식을 한 아내는 이렇게 말하며 그동안 아껴두었던 엄지를 척..!!
"내 입맛에 딱 맞는 처음 먹어보는 갈비탕이야..!!
Zuppa di costolette di porro soleggiata per moglie
il 11 Marz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Piatto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