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날은 이탈리아 독립기념일(4월 25일)이었다. 이탈리아의 독립은 우리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관련 자료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통일은 이탈리아 반도에 할거한 여러 국가들을 하나의 통일된 국가인 이탈리아로 통일(Risorgimento)하자는 정치적, 사회적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같은 배경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나폴레옹이 통치하는 이탈리아 공화국과 이탈리아 왕국이 세워지자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민족주의가 고취되기 시작했다. 나폴레옹의 통치가 몰락하기 시작하자, 다른 국가의 군주들은 자신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 애국주의를 내걸었다. 이탈리아 왕국 계승을 오스트리아로부터 인정받으려 시도한 이탈리아의 부왕인 외젠 드 보아르네와 자신의 통치하에 이탈리아의 통일을 이룩하고자 이탈리아의 애국자들의 도움을 요청한 조아생 뮈라는 이 군주들 중 하나였다.
나폴레옹이 몰락한 후, 유럽의 각 국가들이 모여 국경선을 다시 정하기 위해 빈 회의 (1815년)를 개최하였다. 빈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은, 이탈리아의 국경선을 나폴레옹 시대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이후 강대국들의 간섭이 이어졌고, 특히 오스트리아로부터 많은 간섭을 받았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여러 주에서 이탈리아 재통일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고 사람들 사이에선 민족주의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은 오스트리아 제국의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항하는 행태로 나타났다. ☞계속 읽기
우리나라의 역사와 오늘의 우리를 있게 만든 근. 현대 역사는 물론 세계의 역사와 이탈리아의 역사에 포함된 공통분모는, 출산의 고통과 다름없는 아픔 내지 고통이 수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다시 태어나거나 새롭게 태어나는 것. 세계는 물론 각 지역 나라마다 또 인간사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모양은 조금씩 다를 망정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걸 역사를 통해 잘 안다. 나도 다르지 않았다.
#13_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이탈리아 독립기념일을 맞이해 숙소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으로 향했다. 그곳은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 주의 파르마 시가 공을 들인 알마(ALMA) 국제 요리학교가 위치한 곳. 학교를 오고 가며 늘 눈팅만 하던 이탈리아의 농촌 마을을 겸사겸사 둘러보고 싶어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위의 자료 사진은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 앞 다리 위에서 늘 바라보이던 곳이며 일몰 풍경이 꽤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곳에 잿빛 희뿌연 흙탕물을 쉼 없이 흘려보내던 포강 유역의 작은 지천 또르렌떼 빠르마(Torrente parma)가 학교를 감싸고 흐르고 있었다. 이날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선 건 흙탕물을 카메라에 담으려든 게 아니었다. 학교로부터 좀 더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내가 몸 담고 있었던 아름다운 건축물을 바라보고 싶었던 것.
작은 천은 무성했던 잡초들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고 볕은 따사로웠다. 또 봄바람이 조금은 거칠게 불었던 곳. 아카시 꽃이 쉼 없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학교 앞 꼴로르노 마을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둑방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그동안 코 앞에 두고 가 보지 못했던 비아 유로파(Via europa)에 걸쳐진 한 다리 위에서 꼴로르노 궁전을 바라보았다.
그때는 잘 몰랐다. 그런데 우리나라 농촌의 풍경과 사뭇 다른 이탈리아의 한 농촌 풍경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줄 누가 알았으랴. 그냥 열심히 앞만 보며 달려왔을 뿐인데 어느 날 세상은 내가 꿈꾸는 그곳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의 위치를 다시 한 번 더 기억해 내기 위해 포강 유역에 위치한 꼴로르노 궁전과 작은 지천의 위치를 연어처럼 찾아 나섰더니, 포강 발원지의 어느 아름다운 산골짜기(아래 영상 참조)로 이어졌다.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곳 알프스의 몬비소(Monviso_피에몬테 주)에서 발원한 강물은, 삐안 델 레(Pian del RE)를 거쳐 사시사철 쉼 없이 흘려보낸 맑은 물들이 포강을 이루며 이탈리아 북부를 살찌우고 있었다. 포강은 다시 이탈리아 북부의 큰 도시 세 곳(Torino, Piacenza, Cremona)을 거치면서, 용트림하듯 꿈틀거리며 서쪽으로부터 동쪽 아드리아해(Mare adriatico)로 652km로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
사람들은 가끔씩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면 지금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면 남자 혹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면 부잣집에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면 딴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면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면 바람처럼 살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이런 가정은 누구나 한 번쯤을 가슴에 품어봤을 터. 당신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운명의 그림자는 당신의 소망을 쉽게 허락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난들 달랐을까..
어느 날 내 앞에 다가선 운명의 그림자를 바꾸어 놓지 않았더라면 나 또한 보통의 사람들처럼 보다 더 편리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참 따분한 일이었다. 최소한 지천명에 도달하는 즉시 세상이 훤히 보여 재미를 느낄 호기심 따윈 저만치 멀어지는 것. 세상은 갈수록 정형화된 이후로 판도라의 상자는 텅 빈 채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저 내 앞에 주어진 삶의 시간만 야금야금 축낼게 아니었다. 뭔가 다른 세상을 맛보고 죽고 싶었다. 어느 날 이탈리아어 어학원 선생님의 물음에 간략하게 답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앞으로 10년만 잘 살고 싶어서 이탈리아어를 배웁니다."
꼴로르노 궁전 앞 다리를 건너 둑방길을 걸으며 비아 유로빠까지 돌아보기를 거듭하며 기록을 남겼다. 어쩌면 이 자료가 훗날 내게 어떤 도움을 줄지도 모르겠다는 심정이 아니라, 어느 날 나를 돌아보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는 작은 믿음과 습관이 한 몫했다. 세상 사는 일이 뻔한데 까지껏 요리 유학을 하면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고 사회적 지위가 더 올라가겠는가.. 또 그러면 보다 더 행복해질까..
하지만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거의 매일 코피를 쏟고 발버둥 친 다음에 얻은 결과를 생각하면 백번 잘했다고 자찬하는 것. 힘든 결정 끝의 실행은 보다 평범했던 삶을 어느날 확 바꾸어 놓은 건 사실이다. 그런데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친 일이 엊그제 같것만, 내가 배운 이탈리아 요리는 오히려 성자 같은 삶을 요구하고 있었다. 보다 맛있는 요리를 탐하고 보다 아름다운 작품을 남기기 위해 삶을 허비하는 게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더 돌아보게 만드는 것.
요리의 속성상 음식을 취하는 자는 가난한 자의 몫이 아니라 보다 더 가진 자 혹은 이를 누리려는 사람들의 편에 서 있는 것. 한 이탈리아 요리 대가의 가르침 속에는 이탈리아 통일에 비견되는 보다 더 훌륭한 철학이 담겨있었다. 누구나 아무나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게 조리법을 간결하게 만드는 것. 세상이 이 같은 리체타를 누리게 되면 억눌린 자 가난한 자들까지 모두 말로만 듣던 이탈리아 요리를 실컷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나는 스스로 이곳을 다시 태어난 장소로 불렀다.
포강 유역 작은 지천 또르렌떼 빠르마(Torrente parma) 어느 다리 위에서 바라본 렛지아 디 꼴로르노의 전경
포강(Fiume Po) 발원지가 위치한 삐안 델 레: Pian del Re, Sorgenti del Po, Monviso Alpi
Il fiume Po: dal Monviso al suo delta, molto più di un corso d'acqua...
Mapa del Reggia di Colorno:
Pian del RE
ALMA la scuola Internazionale di cucina italiana
PARMA_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풍경 REGGIA DI COLORNO
Estensione cronologica del fenomeno
La Memoria della Reggia di colorno PARMA
ALMA la scuola internazionale di cucina italian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