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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31. 2020

요즘 아내가 너무 좋아하는 곳

-이탈리아, 활기 되찾은 산 니꼴라 재래시장

사람 사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그곳, 우리는 한동안 그 풍요로운 곳을 잊고 살았지..!



알록달록한 풍경이 있는 곳! 서기 2020년 5월 30일 오전 10시경, 아내는 이틀 전에 들렀던 바를레타의 산 니꼴라 재래시장을 떠올리며 걸음을 재촉했다. 아침부터 가랑비가 오락가락했다. 비가 오시면 바를레타의 중심 역사지구는 반들반들 빛나는 보석을 깔아둔 듯 운치가 넘친다. 아내는 나를 끌고 가듯 걸음걸이가 가볍다. 이유가 있다. 


대략 3개월 동안 우리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은 비루스 사태(COVID-19) 때문에 방콕하며 지내야 했다. 매일 싸돌아 다니다가 집안에 갇혀지내는 일은 생각 보다 진하고 깊은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 하루 이틀 사흘..열흘 한 달이 지나면서 인내심이 바닥을 내보이며 아내는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나또한 사정은 크게 다르지않았다. 



좁은 공간에서 스스로 자가격리란 이름으로 갇혀 지내는 일은 생전 처음 겪는 일이었다. 아내는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도 없는 데 언제부터인가 자꾸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디고 했다. 빌어먹을 비루스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애꿎은 나만 들들 볶였다. 내가 무슨 죄라도 지었단 말인가.. ㅜ


동네북처럼 눈총을 받던 나는 어느날부터 해방의 맛을 보기 사작했다. 구속과 해방.. 두 단어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우리를 아드리아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로 이끌어 냈다. 우리는 그 언덕 위에서 잠시 해방의 맛을 보는 독립투사처럼 넉넉해짐을 느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조국 광복 보다 더 큰 기쁨이 찾아왔다. 



시내에 볼일 때문에 잠시 들른 산 니꼴라 재래시장(il Mercato di San Nicola, Barletta) 한쪽에서 누군가 과일과 채소를 쌓아놓은 것이다. 비루스 사태가 완화되면서 상인들이 하나둘씩 물건을 내다파는 것이었다. 처음보는 풍경도 아닌데 신기했다. 서서히 일상이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내는 이때부터 아이들처럼 좋아하며 입이 귀에 걸렸다. 


집 앞 과일가게에서 구입한 칠리에지아(버찌, Coliegia) 가격은 물론 선도가 반들반들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햋감자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쥬키니 호박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아이들 엉덩이짝만한 양파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메론과 페페론치니 그리고 보랏빛 가지며 향긋한 오이 등 온갖 과일과 채소들이 알록달록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수박은 빨간 속을 내 보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었다. 우리가 갇혀지내는 동안 무르익을대로 향긋해진 과일과 채소의 가격은 아내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아이들처럼 징징대거나 찌질대던 때가 엊그제처럼 느껴지며 아내의 발길이 가벼워진 것이다. 아직 이곳 시민들 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시장은 붐볐고 활기가 철철 넘쳐났다. 사람사는 냄새가 나기시작한 것이다. 사람살만한 세상이 찾아온 것이다. 


오늘 아침 우리가 장 본 건 페페론치니 1킬로그램(2유로), 햇양파 2킬로그램(2유로), 햇마늘 3킬로그램(2유로), 황도복숭아 2,5킬로그램(2유로), 페페론치니 삐깐떼 100그램(1유로).. 장바구니(수레) 가득 채운 가격은 물론 햇과일과 채소가 아내를 행복하게 만든 것이다. 만약 비루스 사태가 없었다면 이같은 기쁨은 반감되었을 게 분명하겠지. 아내를 광복군처럼 기쁘게 만든 구속과 해방의 맛을 알랑가 몰라.. ^^


* Coronavirus in Italia: 232,664(확진자+416) casi, 33,340 (사망자+111) morti, 155,633(치료자+2,789) i guariti -Il bollettino al 30 Maggio. (출처:www.worldometers.info)

Un posto che piace troppo a mia moglie ultimamente
il 30 Maggi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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