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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un 07. 2020

내가 만난 이탈리아 최고의 명소

#5 유월의 바를레타 평원_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 

이탈리아의 또 다른 매력..?!!



   (기억하시나요..?) 붉디붉은 양귀비꽃이 빼곡히 널린 이곳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와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 경계에 위치한 평원의 한 모습이다. 이 평원의 특징은 다른 경작지와 달리 아드리아해의 바람에 실려온 모래가 만든 사구(砂丘)의 퇴적물이 만든 비옥한 토지라는 점이다. 지난 6월 초 아내와 함께 다녀오면서 연거푸 찾아간 곳으로 이탈리아에서 '내가 본 최고의 명소' 중 하나였다. 


 본문에 사용된 자료사진 중 첫 번째 사진 왼쪽으로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 사구가 평쳐지는 곳이며, 오른쪽으로 아드리아해가 펼쳐져 있다. 수평선 너머로 지도로 비교된 이탈리아 장화 뒤축이 위치한 곳.


주지하다시피 이탈리아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Patrimonio dell'umanità)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2019년 현재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나폴리 역사지구, 피렌체 역사지구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곳들을 포함해 총 53개의 세계유산이 등재되어 있다. 아울러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에스프레소 커피 등이 더해지면 이탈리아 반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나 다름없다. 거기에 이탈리아 요리까지 더해지면 이탈리아는 볼거리와 먹거리 등 관광객과 여행자 천국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나라가 될 것이다. 


바다와 사구의 경계 지점에 들풀들이 자라고 있다.


이탈리아의 세계문화유산을 살펴보면 대체로 인류문화사에 새겨진 굵직한 유적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정치와 종교색까지 가미된 유적들을 보면 지구별의 축소판처럼 여겨지는 것. 실제로 이탈리아의 세계문화유산 1호는 1979년에 지정된  발까 모니까 암각화(Valca monica_Incisioni rupestri della Val Ca monica)이다(primo Patrimonio dell'umanità riconosciuto dell'UNESCO in Italia (1979))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 사구가 펼쳐진 평원의 일부로 바닷가에서 가까운 곳이다.


롬바르디아 평원에 위치한 발까 모니까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사 시대의 암각화(바위그림)가 모여 있다. 선사시대의 농업과 항해, 전쟁, 마술에 관련된 주제를 담고 있는 기호 및 그림은 14만여 점에 달하며 약 8천 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그려진 선사시대 암각화뿐 아니라 로마 시대, 중세시대, 근대에 걸쳐 그려진 암각화가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6월초의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 사구의 풍경은 가을 냄새가 났다.


아내와 내가 남미 파타고니아에서 만난 대략 13,000년 전에 그려진 암각화 손바닥 그림 꾸에바 데 라스 마노스(Cueva de las Manos)를 단박에 연상시킨 이탈리아의 세계문화유산은 아직 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해 보면 규모가 짐작이 간다. 이랬다. 

8,0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발카 모니카의 암각화(Rock Drawings in Valcamonica)는 선사 시대 인류의 관습과 사고방식에 대한 뛰어난 조형적 기록이다. 이들 암각화에 대한 체계적 해석과 유형학적 분류 및 연대기적 연구는 선사 시대에 대한 연구와 사회학·민족학 분야에 크게 기여하였다. 발카 모니카에는 이탈리아의 알프스 산록 지방 최대의 암각화 집단이 있다. 여기에는 농경과 항해, 전쟁, 마술 등의 장면을 묘사한 약 140,000점의 암각화가 지표에 노출된 2,400개의 바위에 그려져 있다. 암각화가 가장 많은 지역은 콘카레나(Concarena) 봉우리와 피초 바딜레 카무노(Pizzo Badile Camuno) 봉우리 사이의 계곡 저지대이다.

암각화의 몇몇 시기는 카무니크(Cammunic) 사회의 발전에 맞춰 판별할 수 있다. 후기 구석기시대인 기원전 8000년 무렵의 그림에서는 사냥과 초기 문명의 장면들이 나타나고, 기원전 4000년~기원전 3000년의 신석기시대에서 빙하기 말기의 그림에는 종교적인 묘사가 처음 선보인다. 이 시기는 카무니크 예술의 절정으로, 일상생활의 묘사와 함께 사람을 그리는 것이 점차 중요해졌다. 기원전 3000년~기원전 2000년의 동석 시대(銅石時代)에는 그림의 수준이 높아져서 사냥과 농촌 생활을 매우 자세하게 묘사하는가 하면 거의 서사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_보다 상세한 자료는 이탈리아어로 기록된 위키피디아를 참조



아내와 함께 남미 일주를 통해 만나본 꾸에바 데 라스 마노스는 아르헨티나의 산타 크루즈 주(nella provincia argentina di Santa Cruz페리토 모레노의 리오 삔뚜라스(Rio Pinturas)의 한 계곡에 위치해 있었다. 그곳은 주변이 절벽으로 막힌 곳으로 원시 인류가 대략 9,300년에서 13,000년 전부터 살아온 흔적이 남은 곳이었다.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 사구 안에서 아드리아해를 바라본 풍경..


당시 원시인들이 사냥을 하고 난 후 먹고 남은 고기의 기름에 미네랄(흙)을 섞어 손바닥 그림을 남긴 것이다. 안내인의 설명에 따르면 그림을 그린 사람들은 주로 엄마와 아이들로써 가장이 사냥을 나간 후에 그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연대를 추정한 근거로 바위에 페인트를 뿌리기 위해 사용된 도구들의 잔해에 의해 계산되었다고 전한다.(아래 자료 참조)


Cueva de las Manos

La Caverna si trova nella valle del fiume Pinturas, in un luogo isolato della Patagonia a circa 100 chilometri dalla strada principale. Essa è famosa (e infatti a questo deve il suo nome) per le incisioni rupestri rappresentanti mani, che appartenevano al popolo indigeno di questa regione (probabilmente progenitori dei Tehuelche), vissuto fra i 9.300 e i 13.000 anni fa. Gli inchiostri sono di origine minerale, quindi l'età delle pitture rupestri è stata calcolata dai resti degli strumenti (ricavati da ossa) usati per spruzzare la vernice sulla roccia.



같은 들풀이나 꽃이라 해도 사구 평원안에서 펼쳐지는 세상은 남달라 보였다.


이탈리아에 산재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설명하다가 삼천포로 빠진(선사시대의 유적지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아내와 함께 세계여행을 다니는 동안 인류가 남긴 문화유산 중에 고대 로마를 중심으로 현대까지 이어진 유산들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종교와 정치 등등.. 


치열한 삶의 구도 속에서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하거나 위선적이자 가식이 가득한 기록들은 언제부터인가 마음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여행을 떠나는 목적을 굳이 설명하라면 '그런 것들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것'이다. 그런 반면에 평원에 서면 혹은 산중으로 떠나면 가슴에 응어리진 것들이 단박에 눈 녹듯 사라지면서 위안을 받게 된다고나 할까. 



그곳은 태초의 맑고 고운 기운이 그대로 남아 어느 때인가 나에게 환청을 들려준 곳이기도 했다. 파타고니아의 한 평원에서 맞이한 아침의 붉은 기운에 실려온 아버지의 음성은 장차 나의 넋이 어디로 돌아가야 할 것인지 보여준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었다. 누군가에게 침이 마르도록 설명을 해 봤자.. 그 같은 경험은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을 게 틀림없어 보였다. 그러나 오감을 통틀어 대자연에 귀를 기울이면 그곳에서 생명을 일깨우거나 새롭게 만드는 놀라운 에너지가 발현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구 너머에 아드리아해가 오롯이 이 땅을 품고있는 풍경이다.


그 평원에 서면.. 평원에서 서걱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면.. 그곳에 사는 동식물들의 모습과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아무런 방해물도 없는 곳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만 봐도.. 그 위로 쏟아지는 볕을 머리에 인 것만으로도.. 구름 한 점 없이 텅 빈 하늘만으로도.. 또 먹구름이 몰려와도.. 황금빛 노을이 가슴을 방망이질한다고 해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자궁 속에서 느꼈을 편안함 이상의 행복을 만끽하며, 죽음 너머의 세계까지 가슴에 담는 담대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문화 사대주의자도 아니고 문화식민지에서 살아가는 시민도 아니다. 다만 이탈리인들 조차 별로 눈여겨보지 않는 아드리아해 너머 어느 사구에서 만난 풍경 앞에서 그곳을 마냥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100년 넘게 산다고 해도 아니 천년을 살면 무엇이 달라질까.. 




작가노트


나의 존재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으며 장차 어디로 돌아갈지도 모른 채 이리저리 방황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만든 허울 좋은 문화유산은 또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모르겠다. 내가 만난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찾는 문화유산 보다.. 토스카나 주에 바다처럼 펼쳐진 언덕이나, 이탈리아 남부에 펼쳐진 평원이나 바다가 더 좋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피고 지는 꽃들과 이름조차 없는 듯한 생명들이 날마다 우짖는 그곳에서 나의 삶을.. 우리네 삶을 돌아보는 게 더 좋다는 말이다. 이런 감흥을 일깨워 준 곳도 아드리아해 너머 사구에서 만난 평원의 아침이었다. 내가 만난 이탈리아 최고의 명소 중 하나를 꼽으라면 우리 동네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 평원의 아침이다. 




Nota dell'autore


Se la mia presenza è nata e vagare senza sapere da dove sarebbe ritornata in futuro, non so quanto possa essere inutile il patrimonio culturale che la gente ha creato. La bellezza italiana che ho incontrato è più che un patrimonio culturale che la gente trova in massa. Le colline che si estendono come il mare nello stato toscano, le pianure o il mare che si estendono nel sud dell'Italia sono preferibili.


La mia vita lì dove i fiori che si impiantano e le vite che sembrano non avere un nome, piangono ogni giorno. È meglio guardare indietro alla nostra vita. Il luogo che ha risvegliato questa emozione è stato anche la mattina della pianura che si è riunita in dune oltre il mare Adriatico. Per citare una delle migliori attrazioni italiane che ho incontrato, è la mattina nella pianura Margherita di Savoia, che si trova a breve distanza dal nostro quartiere.

la vista delle dune della Margherita di Savoia
il 06 Giugn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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