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Jun 21. 2020

그리움이 깃든 바닷가

#3 아내를 유혹한 아드리아해의 바닷가

여행이란 세탁기를 돌리는 과정 혹은 돌아가는 과정이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의 주도 바리 항구에서 천천히 북상하면서 만난 풍경 속에는 그리움이 땟자국처럼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그 땟자국을 소환해 보니 어릴 적 추억들.. 볕이 따사로운 유월 어느 날은 동네가 텅 비었다. 바둑이는 자기 집에서 졸고 자빠졌고 닭들은 병아리들과 나무 그늘 밑을 싸돌아 댕겼다. 그런데 동네 아이들이 한 녀석도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을까..



요즘 아이들은 그들만의 공간이 도시 속에 있지만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면 우리들의 공간은 집으로부터 꽤나 멀리 떨어진 계곡이었지. 그곳도 아니면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닷가 근처 갯바위든지. 멱을 감으며 입술이 새파랗게 될 때까지 놀다가 자라처럼 바위 서렁에 누워 몸을 데우곤 했다.



엄마는 제 새끼들이 어디서 놀고 자빠졌는지 너무도 잘 아신다. 산골짜기 계곡에서 철수는 수영복도 없이 고추를 내놓고 순이 앞에서 물장구를 치며 멱을 감았지. 땡볕에 열 받은 순이.. 참다못하고 덩달아 훌러덩훌러덩. 녀석들은 에덴동산의 골짜기에서 해가 떨어지는 저녁답에나 허기긴 배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거야.



해 질 녘..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면 금세 날이 어두워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 멀어 보였다. 고무신을 신은 신발 속은 미끄덩미끄덩 거렸지. 어쩌다 발아래 뭔가 밟히기도 했다. 그것은 물크덩 거렸다. 그리고 이내 깜짝 놀란다. 발 밑을 지나가던 배암을 밞았던 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하고 소름이 돋는 일이었다. 뱀은 정말 싫었지. 어떤 때는 전봇대만 한 구렁이가 보리밭 사이로 숨어드는 것을 목격하기고 했다. 그땐 무슨 배암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그런데 친구들과 순이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그 배암 때문인지, 시간이 얼마간 흐른 후에 우리는 낙원으로부터 쫓겨났었지. 쫓겨난 거나 마찬가지였지, 개발인지 나발인지 때문에 우리의 낙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두 번 다시 그 풍경을 만날 수 없었지. 우리가 놀던 그 자리에 콘크리트 벽이 세워지고 아스팔트가 깔렸지. 쉼 없이 흐르든 개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하수구가 덮였어. 그뿐만 아니야 동네 어귀의 성황당은 점점 더 위기를 더해갔지. 당신들이 믿는 신은 하느님이고 우리 선조님들이 치성을 드린 곳은 미신이라 불렀어. 수입된 외제 귀신들이 어릴 적 추억 전부를 잡아먹다시피 했지. 



나중에 알았다. 그 귀신들이 미신이었다는 것. 토테미즘 혹은 샤머니즘은 안 되고 출처불명의 그리스도는 된다는 모순에 휩싸인 채 머리가 굵은 거야. 이런 모순에 빠져들어 바이블을 통독하는 시간을 낭비하기도 했어. 그래서 무엇을 얻거나 건졌다는 건지 모를 일이야. 신비한 체험도 했었지. 그러나 그딴 건 다 소용없는 일이었어. 아무짝에도..!



내가 유년기에 만난 풍경들이 하늘나라였으며 그때 만난 친구들이 지금도 나와 동행하고 있지. 바람과 볕과 맑은 물과 숲과 풀꽃들과 새들과 숲 속에서 느낀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내 속에 있는 거야. 물질과 비물질의 세계.. 철학과 개똥철학의 세계.. 사람들은 굳이 학교에서 배운 것만 강요하는 세상에 살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곳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스스로 줄을 그어 놓고 구속을 자청하고 있었던 거야.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의 주도 바리 항구로부터 천천히 북상하며 몰페따에 들렀다. 그리고 다시 비쉘리에로 향하는 국도변의 모습은 졸고 자빠졌어. 볕은 쨍쨍 바람은 살랑살랑 하늘은 파랑파랑 풀꽃들은 녹아들고 있었다. 길 옆에 잠시 주차를 해 두고 돌아본 풍경. 아드리아해 옆의 바닷가 풍경 속에 아내와 나 단 둘 뿐이었다. 이곳도 그랬을까.. 바둑이는 자기 집에서 졸고 자빠졌고 닭들은 병아리들과 나무 그늘 밑을 싸돌아 다녔다. 그런데 동네 아이들이 한 녀석도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을까..



Si ferma a Molfetta, lentamente a nord dal porto di Bari, guidato dalla provincia guidato dalla provincia Puglia d'Italia sud, E la vista della strada nazionale verso Bisceglie di nuovo divenne sonno e sonno. Il vento soffiava e il cielo si scioglieva. Un breve parcheggio vicino alla strada e un paesaggio girato. Eravamo solo io e mia moglie, in un paesaggio marino vicino al mare Adriatico. Anche qui. Il goddess si addormentò e si mise a dormire nella sua casa e i polli girarono intorno ai pulcini e sotto l'ombra degli alberi. Ma non riesco a vedere un ragazzo. Dove siamo andati?


La nostalgia della spiaggia_Bisceglie 
il 20 Giugn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에 빠질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