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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un 23. 2020

이탈리아 남부 바닷가 엿보기

-나뭇 그늘에서 떠올린 아쭈로의 단상

사보이아의 푸른색 아쭈로..!!



   지난 주말 오후 아내와 함께 찾아간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해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서부터 대략 5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자주 찾는 곳이다.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으로 이동하면 저만치서 아드리아해가 손짓하는 곳으로 매일 바닷빛이 다른 곳이다.  



바다는 바를레타로 터전을 옮긴 이후 단 하루도 똑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 혹은 잠잠한 바다와 구름 낀 바다 등 비슷한 날씨를 보일 망정 바다는 늘 다른 표정으로 나 혹은 아내를 맞이했다. 그런데 아드리아해가 머리 위로 이고 있는 하늘빛은 달랐다. 늘 똑같은 표정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 것. 



이런 색깔을 이탈리아에서는 블루 사보이아(l blu Savoia) 혹은 아쭈로 사보이아(azzurro Savoia)라 부른다. 이 같은 명칭의 어원은 통일 이탈리아 이전이었던 1861년부터 1946년까지 이탈리아를 통치했던 사보이 왕조의 상징적 색깔이었다. 그리고 이탈리아가 통일이 되면서 이 색깔은 국가를 상징하는 색깔이 되었다. 



사보이아 왕국은 이탈리아를 통일시킨 가문으로 이탈리아는 물론 스페인의 군주를 배출한 유명한 가문이었다. 그러나 사보이 정통 왕가(Casa Savoia)는 1831년에 단절되었고, 분가인 사보이아 까리냐뇨(Savoia-Carignano) 가문이 사르데냐의 왕위를 계승하였다고 전한다. 



그리고 이 색깔은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Nazionale di calcio dell'Italia)의 유니폼(Maglia azzurra) 색깔로 지정되면서, 리 아쭈리(Gli Azzurri_아쭈로(Azzurro)의 복수형) 즉, 아주리 군단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에 일격을 당한 이탈리아 대표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은 물론 그들의 표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온통 축구에 미쳐 사는 나라이자 세계 최고의 축구 실력을 뽐내는 그들이 어느 날 대한민국의 안방에서 일격을 당하며 16강전에서 탈락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멕시코와의 최종전에서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의 헤딩 동점골이 뒤늦게 터져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조 2위로 16강에 간신히 진출한 바 있다. 



그리고 공동 개최국 대한민국과의 16강전에서는 전반 초반에 터진 비에리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다가 후반 막판 대한민국의 설기현 선수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연장 후반 안정환 선수에게 골든골을 연이어 허용했다. 결국 1-2의 굴욕적인 역전패를 당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한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 낼 것이다. 



이때 이탈리아에 살고 있던 우리 교민들은 문밖에 나서기도 무서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이 FIFA의 주심을 매수한 부정경기라고 우겨댄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축구 종주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월드컵 성적표는 화려하고, 이탈리아 국민들 또한 축구에 미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대항전이 열리면 경기 시각에 맞추기 위해 학교 조차 일찍 문을 닫는 나라였다. 



그런 사람들이 자존심처럼 여기는 색깔이 사보이 왕조가 사용했던 상징색인 블루 사보이아 혹은 아쭈로였던 것. 지난 6월 20일 오후, 아내와 함께 바닷가에서 만난 하늘이 그런 색깔이었다. 푸른 색깔이 얼마나 선명하고 청아한지 구름이 천천히 몰려다니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사람들은 아예 코로나 비루스를 무시한 나머지 마스크는 던져버렸고, 여자 사람들은 비키니만 남기고 훌러덩 모든 옷을 벗어던지고 바다로 향하는 것. 또 남자 사람들은 땡볕 아래서 족구를 즐기고 해변 곳곳에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풍경을 해변 곁 종려나무 그늘에서 엿보고 있자니 아쭈로에 얽힌 이야기가 스멀스멀 삐져나오는 것. 볕은 따가웠지만 아쭈리표 하늘은 맑고 또 고왔으며, 아드리아 해서 쉼 없이 불어오는 바람은 우리를 집으로 밀쳐낼 정도였다. 시원하다 못해 찬기운이 느껴지는 것이다. 참 아름다운 계절..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빛을 가진 나라가 분명하다.



그런 바다와 하늘이 늘 우리 곁에 있다니..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야..!


Uno sguardo sulla costa meridionale dell'Italia, PUGLIA
il 20 Giugno 2020, La Spiaggia della citta' di Barlett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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