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타 두 오우로의 용

소중한 것을 지키는 행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며…

by 윰다

하늘은 맑고, 수평선 위에 달빛이 환히 빛나고 있습니다. 바닷가 모래는 황금처럼 반짝이고 있습니다. 초기 포르투갈 탐험가들이 황금 언덕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 힘차게 달려갔지만, 모래가 햇빛에 반사하는 모습에 그만 실망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명이 ‘금의 포인트(Point of Gold)’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폰타 두 오우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에메랄드빛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바다, 폰타 두 오우로(Ponta do Ouro)는 아프리카 대륙 모잠비크의 남쪽 끝에 있습니다.

주인공 마톨라(Matola)는 11살 소년으로 폰타 두 오우로를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그는 외로운 바닷가 금빛 모래사장을 걸으며, 바다의 소금 아로마 향이 실린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을 사랑합니다. 그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다양한 바다의 모습을 찬미합니다. 마음은 한없이 평온하고, 바닷물은 따뜻하게 맞아주어 소년은 물속에 몸을 살포시 담가 봅니다. 그 순간 바다에 사는 금빛 용이 나타납니다. 피부는 하트 모양의 비늘이 붙어있는 갑옷 같고, 날개에는 큰 깃털이 달렸고, 머리는 아름다웠으며 입은 독수리 부리와 비슷했습니다. 은빛으로 빛나는 네 개의 뿔과 길고 유연한 꼬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또한 불덩어리를 뿜는 용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이 용감한 소년은 용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의 자유를 희생할 만큼 지켜내야 할 의무가 무엇입니까? 라고 말입니다.

여타 드래곤 이야기와 달리 소년이 용을 무찔러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주인공 마톨라가 11살 같지 않게 매우 성숙한 태도로 자연을 대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을 공격하는 용에게 철학적인 물음까지 던집니다. 소년의 질문에 어느새 나도 모르게 답을 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현재 어떤 것을 지키기 위해 나의 자유를 포기하고 있을까, 자유를 포기하면서까지 내가 인생을 걸고 지키고 싶은 그 무언가는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일까 등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용은 예상치 못한 소년의 물음에 당황했고, 얼떨결에 바닷속 숨겨진 보물을 지키고 있다고 소년에게 말합니다. 수 세기 동안 인간의 악습과 탐욕은 여전히 계속되었고, 그래서 용은 오랫동안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그들을 막아내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또 바다의 모래도 실제로는 금가루가 확실하지만 용의 마법을 통해 환상(illusion)을 만들어 그저 단순한 모래인 것처럼 보이게끔 만들어 버린다고 말해 줍니다. 그저 자연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죠. 앞으로 수천 년이 지나도 용은 다른 먼 곳으로 훨훨 날아가지 못하고 늘 그곳에서 바다를 지키며 살고 있겠지요?

소년에게 마음을 연 용은 그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비밀을 지켜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소년은 단호히 그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합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이 시작될 때마다 만나기로 하였고, 그날부터 그들은 모두 51번 만났습니다. 누군가의 비밀을 지켜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든 소년은 여전히 그 비밀과 약속을 꿋꿋이 지켜나갑니다. 용도 여전히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여 보물과 자연을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간에 계속 그것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웬만한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그것을 지독히 사랑하는 마음이 그 일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내가 지키고 싶은 대상을 더 깊이 사랑하고, 용서도 하고, 이해해 주고, 아껴주며 지켜내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그 대상이 가치가 있든 없든, 나에게 보상을 주든 말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 행위 자체가 곧 내 삶의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켜가다 보면 혹시 누가 압니까, 폰타 두 오우로의 온화한 황금빛용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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