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별을 기억하던 밤

by 윤지안


나는 한때 나비를 믿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변화를 믿지 않았다.
사람은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온다고,
아무리 날개를 달아도

같은 방향으로만 날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비는 내게 늘 너무 가벼운 상징이었다.

아름답지만 오래 남지 않는 것,
손에 쥐려는 순간, 사라지는 것.

그러던 어느 날 밤, 별이 유난히 많던 날이었다.
하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말하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별들은 각자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서로의 체온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어둠을 견디며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 아래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

눈물은 이상한 것이다.
아무리 삼키려 해도 결국 밖으로 나오고,
나오고 나면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울고 있다는 사실보다,
왜 울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없을 때
눈물은 가장 깊어진다.
그날의 내 눈물도 그랬다.
이유 없는 슬픔은 없지만,
이유를 말로 만들 수 없는 슬픔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그때 알았다.

달은 조용히 그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 달은 개입하지 않는다.
위로하지도 않고, 질문하지도 않고, 그저 있다.
그래서 달은 잔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의 가장 무너진 순간에도

그대로 빛나고 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다.
달은 잔인한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존재라는 것을.

어릴 적 나는 별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그 소원들은 대부분 구체적이지 않았다.
행복해지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별은 그런 애매한 소원을 받아도 아무런 대답을 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것이 거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별은 늘 "지금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람도 그렇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침묵을 거절로 오해한다.
기다림을 외면으로 착각하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답을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단정한다.
그래서 너무 일찍 슬퍼하고, 너무 빨리 포기한다.

나비는 기다리지 못하는 존재다.
수명이 짧다는 이유로,
혹은 날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그래서 나비는 늘 지금의 빛을 따라간다.
그 빛이 불꽃이든, 별이든, 달이든 상관없이.

어쩌면 나비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영원히 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더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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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사람을 사랑한 적이 있다.
그 사랑은 별처럼 멀었고, 달처럼 닿을 수 없었으며,
나비처럼 불안정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웃을 수 있었지만,
혼자가 되면 눈물이 흘렀다.
행복했기 때문에 슬펐고, 슬펐기 때문에 더 집착했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기쁨과 상실을 동시에 예고하는 감정.
붙잡는 순간, 이미 흘러가고 있는 것.

그 사랑이 끝났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내 눈물이 나를 떠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울고 있는데도,

울고 있는 내가 나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
눈물은 내 것이었지만,
감정은 이미 어딘가 멀리 가 있었다.

그 밤에도 달은 떠 있었고, 별은 여전히 많았으며,
나는 나비를 떠올렸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도 날아가야 하는 존재.
도착지가 아니라 과정으로만 존재하는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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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그렇게 의미를 찾으려 할까.
왜 모든 상처에 이름을 붙이고,
모든 눈물에 이유를 달아야만 안심할까.
어쩌면 우리는 의미가 없다는 사실보다,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더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달은 설명하지 않는다.
별은 해명하지 않는다.
나비는 변명하지 않는다.
눈물만이 유일하게 스스로를 증명하려 한다.

흘러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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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덜 울지만, 더 깊이 느낀다.
별을 보면 소원을 빌지 않고,

달을 보면 말을 걸지 않는다.
대신 그 아래서 가만히 숨을 쉰다.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나비는 여전히 짧은 생을 살겠지만,
별은 여전히 멀리서 빛나겠지만,
달은 여전히 혼자 떠 있겠지만,
눈물은 여전히 필요할 때 찾아오겠지만.

그 모든 것 사이에서
나는 이제 조금 덜 두려운 사람이 되었다.

변화가 사라짐이 아니라는 것을,
기다림이 버려짐이 아니라는 것을,
울음이 약함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나비처럼 가볍게 별을 올려다보며,
달 아래서 눈물을 닦을 수 있는 날이 온다는 것을.

나는 이제 믿는다.